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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을 종용하는 교회는 교회가 아니다.

by His table

구약 성경은 선악과 사건을 기록하고 있다.

이 사건이 역사적 사실이든 그렇지 않든 중요한 것은 아니다. 그보다 성경이 제시하는 신학적 논지는 인류의 타락이 초래한 결과가 무엇이고, 이 세상을 향한 신의 본질적 계획이 무엇이냐는 것이다.


성경은 선악과를 먹은 인류의 타락과 함께 갈등과 반목이 시작되었다고 증언한다. 선과 악을 판단하기 전의 미분화된 인간에게는 없었던 갈등과 반목은 결국 형제의 피를 흘리게 만드는 사건으로까지 이어진다.


[창 4:8, 새번역] 가인이 아우 아벨에게 말하였다. "우리, 들로 나가자." 그들이 들에 있을 때에, 가인이 그의 아우 아벨을 쳐 죽였다.


결국 이로부터 인류 역사는 폭력의 역사라 보아도 무방할 만큼 참혹한 일들이 지금까지 이어져왔다. 힘이 강한 자가 약한 자를 짓밟고, 사냥하는 일이 스스럼없이 일어났다. 과연 이것이 신이 원하는 세상의 모습이었을까?


그러나 오늘 일부 극단주의-근본주의적인 기독교인들은 성경이 이러한 폭력을 정당화하고 있다고 믿는다. 그들은 그렇게 말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 그렇게 믿고, 행동하기도 한다. 역사 속에서 기독교가 자행한 폭력은 모두 이러한 이해에서 기인한 것이다.



종교가 사악해질 때 얼마나 파괴적인 영향을 양상하는지 우리는 역사를 통해 배웠다. 그렇기에 오늘 그러한 현상을 또다시 목격하고 있는 것은 한 사람의 기독교인으로서 매우 참담하다. 신의 이름으로, 신의 뜻이라 믿는 그들의 행동은 온통 폭력으로 물들어 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모든 물리적 폭력은 제한된다. 오롯이 대화와 토론, 선거와 투표를 통한 전쟁만이 허락된다. 그러나 오늘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겠다는 저들은 민주주의를 완전히 해체시키려 한다. 법도, 미덕도, 종교적 윤리도 잃어버린 저들에겐 성경은 무슨 의미일까? 아니 그들에게 성경의 하나님은 어떤 신이란 말인가?


우리 사회가 내리막길로 향하게 만드는 추동력을 불어넣는 집단이 한국 개신교라는 사실이 참담하다. 그들은 성경과 하나님도, 자유주의와 민주주의도 모르는 사람들이다. 그들에게 남은 것은 망상에 의한 광기와 탐욕스러운 지도자들에 대한 맹신 뿐이다.


우리 사회가 정상궤도로 진입하기 위해 가장 시급한 것 중 하나는 종교가 본래의 자리를 되찾는 것이다.

그 어떤 폭력을 정당화하는 가르침이나 설교도 교회에 존재하지 않아야 한다. 만약 그런 설교나 가르침을 주는 교회에 다닌다면 망설이지 말고 먼지를 털고 그곳을 떠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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