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이상향

by 동쌤의 역사이야기

교사는 수업을 통해 가르치는 사람이다.

수업이란, 업을 전수한다는 의미를 가진다.

업이란 학생일 때뿐만 아니라, 평생을 '해 나가야 하는' 것이다.

옛날 사람들은 스승으로부터 전수받은 업을 통해 자신의 한평생을 살아갈 지혜와 힘을 얻었던 것 같다.

어쩌면 그래서 '군사부일체'라는 말이 나왔는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21세기 교사는 수년의 짧은 시간 동안 수 십 년을 살아갈 학생들에게 어떤 '업'을 전수해주어야 할까?

배움의 시선이라는 책에서 나는 어렴풋이 그 해답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다.

책 제목에서부터 알 수 있듯 이 책은 혁신교육에 헌신했던 교사들의 진심 어린 경험담이요, 목격담이요, 치열한 고민과 노력의 흔적이 베인 책이다. 교육청의 정책으로서가 아닌, 학생들이 평생을 살아갈 동력을 어떻게 줄 것인가에 대한 교육자로서의 고민과 철학이 담겨있는 책이다.

책에서 소개되는 수많은 교육 장면들과 아이들과의 에피소드들을 통해 교사 각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바를 읽고 나서 내가 느낀 것은 '저자들이 모두 공통적인 이데아를 위해 노력하고 있구나.'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공통적인 이데아의 모습은 '학생이 학생답게 되는 교육'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진도를 헉헉거리며 따라오고, 수많은 학원을 뺑뺑이 돌며 자신이 바라는 행복이 뭔지에 대한 고민도, 성찰도 없이 학교의 성적에 맞는 삶을 살고, 성적에 묻혀서 학생들 개개인이 다른 재능과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사실도 망각한 채 그저 정답을 추구하려 하고, 수업에서 배운 바를 자신의 삶에 적용하려는 생각은 사치라고 생각하는 학생들의 모습과 그들 앞에서 하나의 정해진 로봇처럼 같은 말만 반복하는 우리의 모습에 대해 나의 선배교사이자 동료교사인 그들은 각자의 과목에서, 자신의 수업을 통해 하지만 공통된 이데아, '학생이 학생다운' 상태를 추구하며 각자의 성찰과 노력을 책을 통해 밝히고 있었다.

학생이 학교에서 배우는 수업을 통해 지적인 능력의 향상과 계발을 넘어서 자신에 대해 이해하고 자신의 잠재력을 알아차리고 수업에서 밝게 웃고 친구들과 떠들며 협력하는 모습. 이 과정에서 자신이 평생을 살아가면서 익히고 사용해야 할 누군가와 협력하는 역량, 문제를 해결하는 역량, 하기 싫은 것을 하기 위해 인내하는 역량, 선생님 또는 친구들과 의견을 조율하는 역량 등을 자연스럽게 체득하게 하는 것. 이것이 내가 느낀, 이 책의 저자들이 추구하고자 하는 이데아의 공통점이었다.

단순히 공부를 잘하고, 선생님 말씀을 잘 듣는 학생이 아니라

밝고 긍정적이며 삶의 여러 분야에 대해 수업시간에 배운 것을 바탕으로 고민하기를 주저하지 않는 학생. 시험 때문이 아니라 자신의 가능성과 능력을 발견하는 것이 재미있어서 스스로 학습하는 학생. 그러면서 '진짜로 자신이 평생 살아갈 때 필요한 것들을 배우는 사람'이 되는, 그런 학생을 키워내기 위한 노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것을 읽은 나 역시 왜인지 모를 동질감이 느껴졌다. 어쩌면 그들이 추구했던 이데아는 과거 수많은 이름 없는 스승들부터, 오늘날 나까지, 더 나아가 우리 모든 교사들의 마음을 관통하는 교사로서의 궁극적인 목표, '업'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의 선생님들이 추구했던 바를 향해 나 역시도 지금 달려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힘들고, 어깨가 무겁고, 심리적 스트레스가 심한데도 내가 선택한 길에 대한 후회가 없는 이유.

다시 시간을 돌려도 나는 IB라는 길을 선택할 것이라고 당연하게 말이 나오는 이유를 이 책을 통해 좀 더 명확하게 정리하게 되었다.

나는 현재 학교에서 IB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수많은 선생님들과 지인들로부터 정말 많은 말을 들었고, 지금도 듣고 있다. 그런데 그중 내 마음을 아프게 했던 말이 있었다.

"스불재"

"스스로 불러들인 재앙"이라는 신세대 신조어이다. '왜 이런 힘든 일을 시작했느냐, 네 팔자다.'라는 뉘앙스였을까? 정확한 이유는 모르지만 결과적으로 내게는 정말 중요한 단어이다. 학생이 학생다운 교육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 왜 스불재일까? 교사는 가르치는 것이 업인 사람인데, 무엇을 가르칠지, 어떻게 가르칠지, 왜 가르치는 것인지, 더 잘 가르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하고 연구하는 학교를 만드는 것. 그것이 재앙이라면 나는 기꺼이 재앙을 맞이할 것이다.

나는 우리 학생들이 수업에서 배우는 것들이 학생의 삶으로 스며들어가 '평생학습자'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단순히 좋은 대학, 안 좋은 대학을 가는 것을 넘어서 배움의 경험이, 배움의 기억이 학생의 삶에 녹아들어 가서 세상이라는 큰 바다에서 자유롭게 자신을 실현하며 살기를 원한다. 그리고 이 책에서 저자 개개인이 했던, 혹은 저 학교에서 했던 수많은 노력들을 보면서 이러한 나의 생각에 많은 격려를 이 책을 읽으며 느꼈다.

교사 개인으로서의 안위를 넘어, 학생들이 수업을 통해 배우고 배운 것을 삶으로 녹여낼 수 있도록 하는 것. 그래서 스스로 학습하는'평생학습자'가 되도록 도와주는 것. 그것이 내가 이 책을 읽으며 깨달은 나의 '업'이고, 나의 이데아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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