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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곽작가 역사트레킹 Feb 16. 2021

이게 다 직업병이야! 석탑을 보며 희열을 느끼다

진전사지 탐방






* 진전사지 3층 석탑







*** 지난 1월 31일부터 2월 5일까지, 6일간 강원도 일대를 탐방했다. 잘 간직하기 위해 기록한다. 디테일한 것보다는 스케치 정도 수준이다. 탐방 순서는 이렇다.



인제 ☞ 속초 ☞ 양양 ☞ 강릉 ☞ 평창 ☞ 원주





2021년 2월 2일 화요일 .


화요일에는 일정을 두 개를 소화했다. 첫번째는 이전 포스팅에 언급한 속초 해수욕장과 외옹치 탐방이었다. 두번째는 양양군에 있는 진전사지와 둔전 계곡 탐방이다. 오전과 오후로 나눠서 일정을 소화했는데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건 속초와 양양이 서로 인접해있기 때문이다.


양양군 강현면 둔전리에 진전사지(陳田寺址)에는 국보 122호인 진전사지 3층 석탑이 자리잡고 있다. 진전사는 신라 현덕왕 13년(821)에 도의선에 의해서 창건됐는데 우리나라 불교사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던 곳이다. 교종에서 선종으로 바뀌는 시기에 토대를 마련했던 것이다.


- 경전이나 해석하고 염불을 외우는 일보다 본연의 마음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도의선사의 주장이었는데 지금이야 별다를 게 없는 말이다. 하지만 저 당시에는 혁명적인 발상이라고 할 수 있다. 당시 교종 중심의 불교는 신분 질서와도 일치했다. 왕이 부처, 귀족은 보살, 일반 백성은 중생으로 여겨졌다. 도의선사의 주장대로 하면 실제적으로 경전에 접근할 수 없었던 일반 백성들도 자신의 본연의 마음을 알면 득도를 할 수 있다는 뜻이 된다. 부처가 될 수 있다는 뜻이 된다.


당시 경주에 있던 승려들과 귀족들은 난리가 났다. 자신들이 누리는 안락함과 권위를 송두리째 뺏겨버릴 수 있을 테니까. 그들은 도의선사를 마귀라고 몰아붙였고, 이에 도의선사는 경주에서 멀리 떨어진 설악산 자락에 둥지를 틀게 된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기득권 세력들은 자신의 이익과 배치된다면 악착같이 달라든다. 그게 인간의 속성인지...






* 진전사지 3층 석탑






* 진전사지 3층 석탑: 상층부 기단에 8부중상, 1층 탑신에 여래좌상이 새겨져 있다.







진전사지로 가기 위해 물치해수욕장 앞에 있는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렸다. 정류장 바로 앞에 송이버섯 등대로 유명한 물치 해수욕장이 있어 잠시 탐방했다. 물치 해변은 서핑으로 유명한 곳이라 그런지 그 추운날에도 서핑을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어휴~ 보기만 해도 춥더라. 그런데 나도 한 번 해보고 싶더라.ㅋ


양양읍에서 진전사지가 있는 강현면 둔전리까지 가는 버스는 하루에 4편 뿐이다. 그나마도 둔전리까지 안 가고 바로 아랫 동네인 석교리까지만 가는 버스도 있다. 필자가 그 버스를 탔다.^^ 석교리 정류장에서 둔전리까지는 약 30분 정도 걸어갔다. 그렇게 먼 거리도 아니고 주위 풍광도 수려해서 씩씩하게 걸어갈 수 있었다.


진전사지가 설악산 자락에 있어서 그렇다. 실제로 화채능선을 따라가면 설악산 대청봉에 닿을 수 있다. 기회가 닿는다면 그 루트로 설악산을 가보고 싶다. 물론 무자게 빡세겠지...ㅋ 둔전리 버스 종점에서 진전사지까지는 약 10분 정도 걸어간다.


진전사지 3층 석탑을 친견했을 때의 느낌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다. 이런 석탑을 내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다니! 둔전계곡의 자연적 아름다움과 3층 석탑의 인공미가 너무나도 잘 어우러졌다. 정교하게 표현된 3층 석탑을 보고 있자니 피로감이 싹 다 날라갔다. 문화재를 보면서 큰 희열을 느끼게 되다니! 역사트레킹을 행하다보니 직업병이 생긴거야~^^


진전사지 3층 석탑은 2단 기단으로 이루어졌는데 상층 기단부에는 8부중상이 새겨져 있고, 탑신 1층에는 여래좌상이 조각되어 있다. 고부조, 즉 양각으로 새겨져 있는데 그 솜씨가 무척이나 빼어나다. 사진으로 봐도 좋지만 직접 바라보면 그 느낌이 완전히 다를 것이다. 참고로 8부중상은 불교를 수호하는 8종류의 신을 말한다.


진전사지 3층 석탑에서 500미터 정도 올라가면 새로 지은 진전사가 있고, 그 옆에 진전사지 부도가 있다. 도의선사의 부도인데 제작시기는 9세기 중반으로 보고 있다고 한다. 진전사지 부도는 얼핏보면 석탑처럼 보인다. 석탑 형식으로 제작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른 부도들 하고는 차이가 있는 것이다.


부도의 탑신은 8각형으로 조각되어 있는데 한쪽면에는 길쭉하게 네모 문양을 새겼다. 감실 역할을 하는 네모인 거 같다.


둔전 계곡을 왔으니 당연히 계곡 탐방을 해야지. 새로 지은 진전사 앞에는 설악저수지가 있는데 물길을 따라 상류로 올라갔다. 산 중턱에 큰 저수지가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는데 1980년에 준공됐다고 한다. 하지만 그 전에도 저수지가 있었다고 한다.


둔전 계곡은 장엄하지는 않았지만 상당히 매력적인 곳이었다. 단풍으로 유명한 설악산의 한 자락에 위치해 있으니 가을 때오면 눈이 아주 호강할 거 같다.


이렇게하여 진전사지 탐방을 무사히 마무리했다. 멋진 문화재와 멋진 풍광 때문에 눈이 호강한 날이었다.






* 진전사지 부도: 석탑 형식으로 만들어졌다.







*진전사지 부도: 탑신 한 쪽면에 길쭉한 네모를 새겼다. 감실로 여겨진다.







* 둔전계곡






*둔전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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