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생각한 뒤에 쓰지만, 또한 쓰기 때문에 생각한다. 초고를 완성하는 것은 미처 하지 못했던 생각이 떠오를 기회를 마련하는 것이다.“ <이렇게 작가가 되었습니다> p.24
그렇다. 생각한 것을 글에 옮겨 담는다기 보다는 최초의 생각을 가지고 글을 쓰는 행위로 하여금 이어지는 생각들이 떠오르게된다. 그리고 그 생각들이 글에 담긴다. 머릿속에 마구잡이로 떠도는 생각들은 글을 씀으로 그물에 낚여 올라온다. 어부가 그물을 던지지 않으면 바닷속에 수많은 물고기를 낚을 수 없다. 그물을 던져야 물고기를 낚아올릴 수 있듯 글을 써야 생각들을 붙잡아 낚아올릴 수 있다.
글을 쓰면서, 아니 쓰다보니 최초에 쓰려고 했던 내용보다 더 많은 내용이 흘러나오고 미처 연관지어 생각지 못한 생각의 단편들이 연결된다. 그래서 계속 쓰다보면, 신기하게도 쓸 수 있게된다. 가끔은 내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구나 싶은 글들이 나오기도 한다. 그러니 글을 쓴다는건 생각을 끝내고 난 후의 단순한 기록이라기 보다는 생각의 촉매이면서 연장인 셈이다.
글을 써보기 시작한 건 얼마 되지 않았다. 이제 막 자전거를 배우며 페달에 발을 올리고 한 두 번 굴러 비틀거리며 1-2미터 전진했다 지면에 발을 디뎌 멈추는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도 쓰는 그 자체에서 느껴지는 뿌듯함, 후련함, 성취감 같은 감정들이 잔잔하게 일어나고, 생각과 감정이 정리되고 해소되는 측면이 있어 즐기며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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