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의 시작과 끝

by 백두산

흔히 소화를 생각할 때 ‘음식을 먹고 소화’시키는 부분 만을 소화의 작용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그 생각은 소화가 별로 잘 되지 않아서 속이 불편할 때만 잠시 꺼내어 생각할 뿐 그 외에는 그것에 대해 따로 시간을 내어 생각해보지 않는다. 그렇다면 ‘소화’는 무엇을 의미할까. 소화는 섭취한 음식물을 분해하여 영양분을 흡수하기 쉬운 형태로 변화시키는 일 또는 그런 작용을 의미한다. 또한 소화에는 음식물을 씹는 작용에 의한 기계적 소화와 소화 효소에 의한 화학적 소화가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아유르베다에서는 소화에 대한 정의가 조금 더 넓다고 볼 수 있다. 섭취한 음식물을 분해하여 흡수할 영양분과 몸 밖으로 내보낼 노폐물로 나누고 영양분의 흡수와 노폐물을 몸 밖으로 배출하는 전 과정을 ‘소화’라는 개념에 포함한다. 이러한 개념에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듯이 우리가 배출에 관련된 문제가 있을 때 먼저 ‘소화’에 대해 생각해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 말은 다시 말하면, 단순이 배변이 시원하지 않거나, 변비가 있거나, 설사를 자주 하는 등의 모든 증상들은 모두 소화의 과정과 밀접한 연관이 있음을 우리는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러한 방식으로 생각해보면 우리는 역으로 무엇을 먹었길래 소화가 잘 되지 않은 것인지, 음식의 양이 어떠했는지, 음식을 먹는 때가 적절하지 않았는지 등의 요소들을 자연스럽게 거슬러 올라가 살펴보게 된다. 그렇기에 어느 하나의 현상은 생각보다 많은 요소들과 전후 관계를 맺고 있고, 원인과 결과의 연속으로 묶이게 된다. 그렇다면 무엇을 이야기하고자 소화의 개념과 그 범위를 살펴보았을까. 바로 배변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다.



아유르베다 경전인 ‘아슈땅가 흐르다얌’에서는 하루의 건강한 습관인 ‘디나차리야(Dinacharya)’를 설명하며 매일 아침 자연스러운 배변 활동을 언급한다. 즉, 내가 먹은 음식이 잘 소화 되었고, 몸의 상태가 균형된 범위에 있음을 알 수 있는 중요한 척도 중 하나가 바로 매일 아침 규칙적이고 건강한 배변이다.



매일 아침 규칙적으로, 너무 무르거나 건조하지 않은, 적절한 색과 모양을 갖춘 배변을 어려움 없이 배출하는 것으로 내가 먹는 음식이 제대로 소화되었는지 가늠해 볼 수 있다. 반대로 규칙적이지 않거나, 너무 무르거나, 혹은 너무 건조한 등의 배변 상태를 관찰함으로 우리 몸의 상태와 소화의 상태에 대해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이에 따른 적절한 대처를 통해 결과적으로 몸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우리 몸에서 배출하는 노폐물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대변, 소변 그리고 땀이다. 이러한 노폐물은 우리가 섭취한 음식물이 소화-흡수되는 과정을 거치고 걸러지며 마지막으로 배출되는 물질인 것이다. 그러므로 몸에서 배출하는 노폐물의 상태는 그 과정들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혹은 문제가 있지는 않았는지 등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그렇기에 매일 규칙적인 배변과 배변의 상태를 관찰하는 것이 그만큼 중요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러니 단순히 더럽다고 생각하고 물을 내리기보다는 상태와 색의 변화 등을 체크해 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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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가볍게 체크할 사항을 기억해 두고, 상태를 체크해 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기준이 될 수 있는 건강한 상태는 이렇다. 규칙적, 잘 형성된, 냄새가 나지 않는, 정상적인 변의 색을 가진 배변을 본다면 긍정적인 신호로 볼 수 있다. 반대로 어떤 부분에서 변화가 있다면, 소화의 과정이 순조롭지 않다는 사인으로 생각할 수 있고, 그러므로 현재 자신이 먹는 음식, 음식을 먹는 패턴, 먹는 양, 소화의 상태 등을 체크해 볼 필요가 있다.



이제부터라도 자신의 배변을 관찰해보는 습관을 들일 수 있기를 바란다. 이것이 더럽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내가 먹은 음식이 소화가 되고 노폐물이 된 물질이 대-소변으로 배출되는 것이다. 조금만 생각해보면 단순히 더럽다고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 몸에서 배출되는 노폐물들 또한 몸에서 중요한 역할과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이점을 상기하며 임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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