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바라보기

아침에 눈을 떠서 가장 먼저 하는 것

by 백두산


아침에 눈을 뜬다. 가장 먼저 하는 행동은 무엇인가? 화장실을 가는가, 핸드폰을 들고 SNS를 확인하는가, 음악을 틀어 놓을 수도, 창문을 열고 상쾌한 공기를 들이마실 수도 있고, 멍하니 앉아 한 점을 응시하는 연습을 할지도 모른다. 아직 잠이 깨지 않아 한참을 뒹굴며 애쓰고 있을 수도 있고, 바로 일어나 양치를 하고 나갈 준비를 할지도 모른다. 전날 먹은 술과 야식으로 속이 불편함을 느낄 수도, 반대로 가볍고 상쾌한 느낌을 느낄 수 있다.



몸의 균형이 깨어지고, 병이 드는 근본적인 원인 중 하나는 감각기관과 대상의 접촉에 관련되어 있다. 우리는 매일 매 순간 감각기관과 대상의 접촉에 의해 정보를 얻는다. 눈(감각기관)으로 어떤 물체(대상)를 보고(접촉) 그것에 대한 여러 가지 정보를 얻게 된다. 귀(감각기관)를 통해 들려오는 소리(대상)를 듣고(접촉), 그것이 무슨 소리인지 또 어느 방향에서 들려오는지 그 의미는 무엇인지 등을 이해한다. 우리가 깨어 있는 모든 시간은 사실 이러한 감각기관과 대상들에 접촉의 연속이다. 우리는 계속해서 무언가를 보고, 듣고, 느끼고, (냄새) 맡고, 맛보며 살아간다. 이런 일련의 행위는 자연스러운 것이고 그 누구도 이러한 행위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무엇을 얼마나 어떻게 보고, 듣고, 느끼고, (냄새) 맡고, 맛보는지는 중요하다. 단순히 기분이 좋고 나쁜 감정을 느끼는 차원이 아니라, 궁극적으로 우리가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을지를 결정하는 근본적인 요인이기 때문에 그렇다.



감각기관과 대상의 접촉이 너무 적거나/없거나, 지나치거나 혹은 잘못되었을 때, 그 영향은 우리 몸의 생리작용을 하는 세 도샤(Doṣa), 와따(Vāta), 삐따(Pitta), 까파(Kapha)에 영향을 미치고 그것의 양과 질에 변화를 일으키게 된다. 간단히 이야기하면, 몸의 생리적 균형이 깨어지게 된다. 이러한 흔적들이 쌓이고 쌓여서 하나의 ‘질병’이라는 형태로 그 모습을 드러낸다. 질병이 자리 잡을 수 있는 자리는 두 곳으로 본다. 바로 몸(Śarīra)과 마음(Manas)이다. 적절치 않은 감각기관과 대상의 접촉은 몸과 마음에 지속적인 영향을 주고, 그 결과로 우리는 건강하지 않은 육체-심리적 상태를 경험하게 된다. 그런 이유로 우리가 매일 무엇을 보고, 무엇을 듣고, 어떤 냄새를 맡으며, 어떤 맛의 음식을 먹는지, 또한 피부를 통해 무엇을 느끼는지는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중요한 일이다.


“शरीरचिन्तां निर्वर्त्य”
"Śarīracintām nirvartya"
“몸(과 마음)의 편안하지 않은 느낌을 알아차리고 바라본다.”

이 간단한 한 문장이 의미하는 것은 굉장히 많다. 그것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감각과 대상의 접촉에 대한 그리고 그러한 영향에 대한 부분을 좀 더 깊게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러한 몸과 마음의 상태를 인지하는 것 그리고 그것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 만으로 그러한 상태를 우리 몸 스스로가 대처해 나가는데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



우리가 무엇을 보고, 듣고, 냄새를 맡고, 맛보고, 느끼는 것을 가능하게 하는 데는 마음의 역할이 필수적이다. 다른 생각을 하느라 누군가 내 이름을 부르는 것을 듣지 못하거나, 책을 읽는데 너무 집중한 나머지 다른 감각이 희미해지는 경험을 누구나 한 번씩은 해보았을 것이다. 어떤 감각을 인지하기 위해서는 감각기관과 대상의 접촉이 필요하고, 무엇보다 마음이 그 자리에서 함께 역할을 해줘야만 한다. 수업 시간, 잠시 딴생각을 하는 바람에 수업 내용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처럼 말이다. 마음이 그 감각과 대상에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것을 ‘주의를 기울이다’, ‘집중하다’ 등과 같이 표현한다.



하루 종일 우리는 끊임없이 연속되는 감각과 대상의 접촉의 결과로 아주 사소한 일부터 중요한 일까지 수행할 수 있었다. 심지어 눈을 감고 잠에 들기 직전까지 스마트폰 화면과 마주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잠에서 막 일어났을 때 정신없이 무수히 많은 접촉에 어떠한 자각도 없이 노출되는 것은 나에게 어떠한 영향을 주게 될까. 한 번쯤 생각해 보아야 할 만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적어도 하루의 시작에는 나의 감각 기관에게 그리고 몸과 마음에게 또다시 다가올 수많은 노출에 준비할 시간을 주는 것이 좋다. 아니, 적어도 어제의 영향이 아직 내 몸과 마음에 남아 고여 있지는 않은 지, 몸에 마음에 불편함이 남아있지는 않은 지 주의를 기울여 살펴보아야 한다. 그 작은 아침의 시간이 나를 돌보고 살피는데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그것이 건강한 하루의 시작이자, 질병을 예방하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