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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Oct 22. 2017

한고은의 소신

무지가 낳은 파장

최근 최시원의 프렌치 불독이 한일관 대표를 물어서 패혈증으로 죽게 되면서 반려견에 대한 문제가 다시 수면으로 떠올랐다. 문제는 애견가인 한고은이 자신이 인스타그램에 표현한 것이 문제를 더 커지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한고은 소신을 가지고 썼다는 글의 요지는 이렇다. 안락사를 요구하는 의견에 대해서는 사람 탓의 문제로 돌리고 한 생명(반려견)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고 인정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비록 다음날 자신의 글을 삭제하고 사과글을 게시하기는 했으나 무지가 낳은 사회적 파장은 생각보다 컸다. 


몸매와 자기관리를 하면서 꾸준하게 자신을 관리하는 것으로 알려진 연예인이지만 생각을 관리하는 데에는 소홀히 했던 것처럼 보이는 부분이다. 죄라고까지 언급하기는 힘들겠지만 무지가 낳은 죄는 알고 지은 죄보다 가벼울까? 


한고은의 논리대로라면 다른 사람을 죽인 살인자나 심지어 사이코패스 역시 존중받고 인정받아야 된다는 것으로 비약이 될 수 있다. 본능이 사람을 죽이는 데 있었고 자신의 본능대로 했는데 왜 처벌을 받아야 되는가라고 말이다. 개는 본능대로 밖에 살 수 없는 동물이라면 예방을 철저하게 하던지 반려견을 키우는 데 있어서 더 큰 제약이 필요하다.


책 읽어주는 남자에서 무지했기에 유대인 여성들을 가둔 교회가 폭격으로 불이 났지만 명령에 의해 그들을 고스란히 불에 타 죽게 한 한나 슈미츠가 등장한다. 그것 말고도 적지 않게 무시무시한 반인류적 범죄를 저질렀다. 폭격 당시의 보고서를 쓰지 않았지만 그녀는 자신이 썼다고 법정에서 말한다. 소설 속의 그녀는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고 먹고살아야 했기에 나치 친위대의 앞잡이 노릇을 하면서 산다. 그리고 감옥에서 책 읽어주는 남자 미하엘의 카세트를 들으며 책을 읽을 수 있게 된다. 그녀는 전범재판과 관련한 제법 묵직한 내용의 책을 읽었다. 


추후 가석방의 신분이 되었지만 그녀는 새벽에 목을 매고 자살한다. 그저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고 아무것도 몰랐고 자신의 행동이 경솔함을 넘어섰다고 항변할 수 있는 없지만 그 행위의 무게는 가벼워지지 않는다.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는 그 시대의 무게를 똑같이 나누고 살아가는 존재들이다. 특히 자신의 발언이 누구보다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공인이라면 말 한마디를 함에 있어서 다른 사람보다 더 신중해야 한다. 자신의 입장에서만 말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의 파장을 생각해야 한다. 소설 속의 주인공보다 훨씬 좋은 환경에서 자라난 한고은은 누구도 물려 죽을 이유가 없고 그것이 동물인 개라고 하더라도 납득될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했다. 


알고 말하는 것이나 모르고 말하는 것이냐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그것이 잘못된 생각이라는 것을 아느냐 모르느냐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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