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합천을 여행하는 방법, 합천의 왕후시장과 소고기탕면
합천 하면 생각나는 곳이 어디일까. 가장 먼저 생각나는 곳은 합천 해인사다. 해인사라는 사찰을 넘어서 합천을 알아보기 위해 합천을 여행하는 일은 새로운 매력을 발견하는 일이기도 하다. 합천의 주변을 둘러싼 산과 강이 만들어내는 풍경이 아름다운 합천을 이야기할 때 많은 사람들이 떠올리는 곳은 해인사와 합천댐이지만, 이 도시의 진짜 얼굴은 골목과 시장, 그리고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상 속에서 더 잘 드러난다.
합천을 여행할 때 가장 먼저 들러볼 만한 곳 중 하나가 합천 왕후시장이라는 곳이다. 이름부터 인상적인 이 시장은 오랜 시간 지역 주민들의 삶과 함께해 온 전통시장이다. 왕후를 테마로 조성된 합천 왕후시장의 시장 골목을 천천히 걸어 보면 대형마트에서는 느낄 수 없는 정겨운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느껴볼 수가 있다.
상인들의 손길이 닿은 채소와 과일, 소박한 반찬 가게, 그리고 오래된 간판들이 이어지는 풍경 속에서 이 도시의 시간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왕후시장은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공간을 넘어 합천이라는 도시의 생활을 엿볼 수 있는 장소다. 이른 아침이면 장을 보러 나온 주민들이 시장을 채우고, 낮이 되면 천천히 장을 보며 이야기를 나누는 풍경이 이어진다. 시장을 한 바퀴 돌아보는 것만으로도 합천이라는 도시의 모습을 조금은 이해하게 된다.
시장을 둘러보고 나면 자연스럽게 합천의 맛집을 찾게 된다. 어느 지역을 여행할 때 가장 좋은 것은 바로 맛집을 방문하는 일이다. 합천에서 현지 로컬중국집이면서 깔끔한 국물이 유명한 음식점을 방문해 보았다. 이곳에서 먹는 쇠고기탕면은 여행 중 허기를 채우기에 더없이 좋은 메뉴 중 하나다.
적사부의 쇠고기탕면은 국물이 무엇보다 인상적이다. 맑고 시원한 국물에 담백한 쇠고기 맛이 어우러져 부담 없이 숟가락이 계속 간다. 면과 국물이 조화를 이루면서도 과하게 자극적이지 않아 여행 중에도 편안하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이다. 면발의 쫀득함은 이곳에서 면을 빚어내는 주방장의 섬세한 손길을 알 수가 있다. 면과 야채 그리고 국물이 어우러지는 그런 맛이다.
이날 합천군을 방문하고 왕후시장을 걸으며 쌓인 피로가 따뜻한 국물 한 그릇으로 자연스럽게 풀리는 느낌이 든다. 한 그릇의 식사를 마치고 나면 합천 여행은 다시 이어진다. 왕후시장의 소박한 풍경과 로컬 중국집의 따뜻한 국물은 여행의 속도를 조금 느리게 만들어 준다. 그렇게 마음이 정리되면 다시 길을 나서기 좋다.
합천은 급하게 둘러보기보다는 천천히 걸으며 도시의 결을 느끼기에 좋은 곳이다. 시장을 돌며 사람들의 일상을 보고, 한 그릇의 따뜻한 음식을 먹고 나면 비로소 여행자의 발걸음이 가벼워진다. 그리고 그 순간부터 합천이라는 도시는 다시 새로운 여행지로 펼쳐지기 시작한다.
전국에 왕건과 관련된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지;만 합천군은 고려 태조왕건의 5번째 부인인 신성왕후의 고향이라고 한다. 신성왕후의 손자인 대량원군은 이후에 고려 8대 왕인 현종으로 즉위하여 마지막 공양왕까지 고려 왕계를 잇게 된다.
고려의 왕 현종은 몇 년 전에 인기를 끌었던 고려거란전쟁의 주인공이기도 했다. 역사와 먹거리, 볼거리가 있는 합천의 매력은 화려한 여행지가 아니라 이런 작은 순간들 속에 숨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