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패턴을 읽는 사람

디즈니+ ‘하이 포텐셜’이 말하는 능력의 본질을 그리다.

미국의 대형 IT 플랫폼 기업들은 학벌을 보지 않고 사람들을 뽑고 있다. 물론 일부분야는 좋은 학벌을 가진 사람을 뽑기도 하지만 학벌이라는 자체가 능력의 차이를 만들어내고 있지 않음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바둑으로 잘 알려진 이세돌 9단의 경우 AI를 잘 이해하고 활용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차이는 어마어마하게 벌어지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AI 시대가 되면서 '서사'가 더욱 중요해졌으며 이제 한 분야만 잘하던 시대는 지나갔다. 다양한 분야에 대한 지식을 알아야 AI를 통해 질문하고, 명령을 내릴 수 있고 그걸 통해서 선택의 폭이 넓어진 것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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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천재나 머리가 좋은 사람들은 단순 암기나 몇 가지 언어를 잘하거나 수학을 잘하는 것으로 착각하는데 그런 능력이 차별성을 가진 시대는 지나갔다. 천재는 기억력이 아니라 ‘연결력’에 있다. 정말 너무나 방대한 분야에 대한 이해를 가진 사람에게 AI시대는 엄청난 경쟁력을 부여하게 될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같은 풍경을 바라보는 것 같지만, 사실은 전혀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해석한다. 디즈니+ 드라마 *하이 포텐셜(High Potential)*은 그 차이를 가장 극적으로 보여주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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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포텐셜의 주인공은 청소 직원으로 일하던 중 우연히 사건 현장에서 단서를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그 작은 발견은 경찰들이 놓치고 있던 사건의 흐름을 단번에 바꾸어 놓는다. 그녀는 정식 수사관도 아니고, 체계적인 훈련을 받은 사람도 아니다. 하지만 누구보다 빠르게 정보를 조합하고, 복잡한 사건 속에서 핵심을 끌어낸다. 이후 경찰과 협력하게 되면서 그녀의 능력은 점점 더 드러난다. 단순한 추리가 아니라, 정보 사이의 보이지 않는 연결을 읽어내는 능력이 이야기의 중심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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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눈치채지 못하는 점과 점을 연결하는 것은 통찰력이 있어야 가능하다. 그냥 정성을 다하던가 노력을 다하는 것만으로는 아무것도 이룰 수가 없다. 이 캐릭터의 가장 큰 특징은 ‘틀에 갇히지 않는 사고’다.

규칙보다 직관을 믿고

과정보다 결과를 빠르게 읽으며

남들이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디테일에 집착한다

겉으로 보면 산만해 보일 수도 있지만, 사실은 누구보다 집중력이 높다. 단지 그 집중의 방식이 다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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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드라마가 말하는 능력은 단순한 IQ나 기억력이 아니다. 핵심은 이것이다. “연결하는 힘”이다.

사건과 사건을 연결하고

사람의 행동과 심리를 연결하고

시간과 흐름을 하나의 구조로 묶어낸다

결국 능력이라는 것은 정보를 많이 아는 것이 아니라 정보를 어떻게 묶느냐의 문제다. 이 지점에서 이 이야기는 단순한 드라마를 넘어선다. 나는 글을 쓰면서 늘 비슷한 감각을 느낀다. 하나의 장소를 바라볼 때 그곳의 풍경만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있는 시간과 역사, 사람의 흔적을 함께 읽으려 한다. 예를 들어 골목 하나를 걸을 때도 단순히 길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곳이 어떻게 만들어졌고 왜 이런 구조를 가지게 되었는지를 생각한다. 어쩌면 이것은 드라마 속 주인공과 크게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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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는 특별한 사람의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능력은 이미 정해진 것이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 세상을 바라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누군가는 숫자를 통해 세상을 읽고 누군가는 사람을 통해 이해하며 누군가는 공간과 시간을 통해 해석한다 그리고 나는 ‘이야기로 연결하는 방식’을 선택한 사람이다. 하이 포텐셜은 천재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오히려 이렇게 묻고 있는 작품이다. “당신은 세상을 어떻게 읽고 있는가” 우리는 모두 같은 시대를 살아가지만 같은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지는 않다. 그리고 그 차이가 결국 한 사람의 ‘능력’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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