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과 나이듬 사이에 머무른 세 명의 여자들의 입담, 술꾼도시여자들
술의 소비량이 줄어들고 있다는 요즘 그만큼 미래를 낙천적으로 바라보기 힘들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사람이 살면서 스트레스를 전혀 받지 않는다면 술의 소비가 줄어들까. 아무튼 술은 주로 남자들의 전유물처럼 그려지기도 했었다. 이혼과 관련된 방송에서 술은 부부간의 갈등을 만드는 단골 문제아처럼 등장했다. 술이 그렇게 문제가 많다면 국가에서 술에 세금을 부과할 것이 아니라 금지해야 하는 것이 마땅할 것이지만 사실 술은 아주 든든한 세금의 원천이 되기도 한다.
여성이 술과 관련해서 나오는 대표적인 드라마로 일본드라마인 와카코와 술이 있지만 드라마 속 주인공 와카코는 애주가의 반열보다는 음식과 술을 즐기는 사람이다. 드라마 속에서 만취하지도 않고 그냥 홀로 잘 살고 있는 일본인의 모습을 잘 보여주고 있다. 한국도 이미 홀로 술을 마시는 문화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으며 누군가와 같이 술 마시는 것은 이제 점점 사라져 가고 있다. 직장에서 40대 이상과 술 마시는 20~30대는 점차로 거북함을 느끼고 있다.
술꾼도시여자들은 괜찮은 스타일의 여자 세 명이 기승전 술로 살아가는 모습을 잘 그리고 있다. 나이가 들면 알겠지만 이런 친구들은 한 명씩 사라진다. 몸매관리는 되지만 요가는 썩 잘 가르치는 것 같지 않은 한지연, 시크하게 아무 말도 잘하는 유튜버 강지구, 글을 잘 쓸까 의심스러운 예능 작가 안소희는 각자 캐릭터를 사실적으로 잘 묘사하고 있다. 이들의 술사랑은 각종 에피소드와 어우러져 보는 재미가 있다. 사실 술이 문제가 되는 경우는 없다. 술을 마시는 사람이 문제가 될 뿐이다.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술의 양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물론 스스로가 감당이 안될 주량을 계속 유지하기도 하지만 그렇게 되면 결국 스스로를 궁지로 몰아넣게 된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은 술은 안주가 훌륭할 때라는 생각이 든다. 새우깡에 소주를 마시던 시절은 20대로 충분하다. 나이가 들어서도 보잘것없는 안주에 술을 마시는 것만큼 궁색한 것도 없다. 술꾼도시여자들처럼 새벽까지 술을 마시고 멀쩡하게 돌아다닐 수 있는 것도 30대 초반까지나 가능할까. 30대 후반에도 그러했나라는 생각을 해본다.
이 드라마에 등장하는 배우들의 나이가 30대 중반을 넘어가고 있다. 살아가다 보면 술을 그렇게 마시고 그녀들의 입담처럼 깔끔하게 고민이 해결되는 경우도 별로 많지 않다. 술을 마시던 술을 마시지 않든 간에 그 결과에 대해서 책임져야 하는 것이 성인이니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술에 빠져서 살아가는 세 친구의 이야기는 유쾌한 것도 사실이다. 술은 과연 무엇일까. 문제가 발생했을 때 술 탓은 그만했으면 좋겠다. 술은 죄가 없다.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고삐 풀리기 위해 술을 이용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