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연휴 여행지 추천, 삼척해수욕장에서 찾은 삶의 여유
감성이라는 단어에는 측정되지 않은 다양한 표현이 스며들어 있다. 그렇기에 단순히 비교할 수 없는 그런 무게가 있는 것이 감성이다. 삼척은 동해안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로 손꼽히는 새천년 해안도로 일원에 도보 여행객들의 감성을 자극할 새로운 휴식 공간인 '해파랑 감성공원' 조성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해파랑 감성공원'은 삼척의 대표 관광지인 삼척해수욕장에서 시작해 이사부 광장을 거쳐 인근 해상 스카이워크로 이어지는 관광 동선을 하나로 묶는 핵심 거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척의 바다는 늘 같은 자리에 있지만 방문해야 그 가치를 알 수가 있다. 우리가 바다를 찾는 이유는 매번 다르다. 어떤 날은 위로를 받기 위해서이고 여행이나 휴가를 위해 방문하기도 한다. 때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기 위해서다. 삼척해수욕장에 도착했을 때 가장 먼저 느껴진 것은 풍경이 아니라 ‘속도’였다.
모든 것이 느려져 있었다. 넓게 펼쳐진 백사장 위에는 급하게 움직이는 사람이 거의 없었고 바다는 서두르지 않는 파도로 같은 리듬을 반복하고 있었다. 바다에서 보는 파도의 반복은 이상하게도 지루하지 않아서 좋았다. 오히려 그 리듬 속으로 내가 조금씩 맞춰지고 있었다.
기존 차량 중심의 통과형 관광지였던 해안도로가 공원 조성을 통해 걷고 싶은 길로 변모된다면 체류형 관광지로서의 의미가 커질 수가 있다. 데크 위를 걸어 본다. 나무판자 위로 전해지는 발걸음의 감각이 생각보다 또렷하게 느껴졌다.
우리는 평소에 너무 많은 것을 동시에 느끼며 살아간다. 그래서인지, 이렇게 단순한 감각 하나가 오히려 낯설게 다가올 때가 있다. 바다에서 바람이 불고 소나무가 흔들리고 멀리서 파도가 부서지는 소리가 들려온다. 그 사이에 서 있는 나 자신이 갑자기 또렷해지는 순간이 있다.
이곳에는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없어서 좋다. 사진을 찍지 않아도 되고 어디를 꼭 가야 할 이유도 없다. 그저 바다를 바라보고 있어도 충분한 시간이 된다. “I ♥ U”라는 조형물 앞에 섰을 때 그 문장은 누군가를 향한 말이 아니라 어쩌면 나 자신에게 하는 말처럼 느껴졌다. 우리는 종종 자신에게 가장 인색한 사람이 되기 때문이다.
삼척해수욕장은 후진해수욕장이라고 불리기도 하며 오십천이 후진에 이루어놓은 사빈해안에 개발된 해수욕장이며 너비 85m의 백사장이 1㎞에 걸쳐 펼쳐져 있다. 울창한 해송림이 해수욕장을 둘러싸고 있으며, 동해안의 다른 해수욕장에 비해 수심이 얕다.
멀리 보이는 방파제와 그 위를 스치는 바닷바람 그리고 그 사이를 천천히 걷는 사람들 속에서 이 풍경은 특별하게 남아 있다. 그래서 더 오래 남는다.
다가오는 5월의 긴 연휴는 어쩌면 무엇을 더 많이 하기 위한 시간이 아니라 무엇을 덜어내기 위한 시간일지도 모른다. 삼척해수욕장은 그 ‘덜어냄’을 자연스럽게 허락해 주는 공간이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은 곳인 이곳 삼척해수욕장에서 비로소 우리는 조금 더 ‘살아 있는 시간’을 만날 수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