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을 넘어선 가치
인간을 가장 인간답게 하는 것이 어떤 순간인가. 바로 자신이 가진 힘을 알고 그것을 좋은 곳에 쓸 때 가치가 있다. 제대로 배우지 못한 자나 인성이 덜 될수록 자신의 힘을 마음껏 사용한다. 인간의 역사가 그러했고 그것으로 인해 무고한 사람들이 죽기도 했다. 권력을 가진 자가 국정농단을 아무렇지 않게 하고 자신의 이득을 위해 권력을 사유화하면서 얼마나 많은 문제가 생겨났는지를 알지만 그 속에 들어가는 순간 같이 썩는지 몰라도 깨닫지 못한다.
저스티스 리그가 개봉되고 나서 적지 않은 주목을 받으면 관객몰이를 하고 있다고 한다. 저스티스 리그에서는 배트맨을 제외하고 메타 휴먼들이 등장한다. 인간처럼 생겼지만 인간과 전혀 다른 능력을 가진 이들을 메타 휴먼이라고 부른다. 대표적인 캐릭터로 슈퍼맨이 있다. 그리스 철학자 안드로니 코프가 정리하면서 만든 메타의 의미에는 위에 있는 초월한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메타 휴먼들은 충분히 그런 능력을 가지고 있고 그렇게도 할 수 있는 존재들이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다.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존재 그렇기에 그들이 가진 한계를 넘어선 존재가 메타 휴먼들이 아닐까.
메타 휴먼들은 자연(물리계)을 초월하는 그 무엇을 의미하는 존재들이다. 어떻게 보면 메타 휴먼보다 형이상학을 의미하는 metaphysics에 가깝다. 마블사에서 나오는 X맨들은 메타 휴먼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돌연변이를 의미하는 뮤턴트라고 부른다. X맨의 캐릭터들의 정신 수준은 메타 휴먼보다 인간에 가깝다. 그렇기에 많은 문제도 일으키고 자신을 조절 못해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입히기도 한다. 인간적이지만 인간적이기에 한계를 가지고 있다.
가장 강한 힘을 가진 메타 휴먼 슈퍼맨은 수많은 유혹도 있을 텐데 불구하고 그냥 평범한 생활을 유지하며 인간 편에 서있다. 가장 강한 힘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충분히 지켜야 하고 보호해주어야 할 가치가 있는 졵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가장 강한 힘을 가졌기에 모든 것에서 초월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닐까. 부족하기에 가진 것이 없기에 더욱더 타락해지기 쉬운 것이 인간일까.
많은 평행우주들 사이에 놓여있는 시공간의 장벽을 빛보다 빠른 속도로 뚫고 달리는 플래시는 DC 유니버스에서 가장 중요한 캐릭터로 탄생기에서부터 제이 게릭과 평행세계의 인물임을 천명하고 나섰던 배리 앨런은 지구-1과 지구-2의 히어로들이 서로 왕래하며 돕기 시작하더니 어느 순간 DC의 세계는 수많은 평행우주가 존재하는 ‘멀티버스’의 세계로 팽창하게 만든 중심에 있다. 인간적이지만 너무나 빨라서 다른 사람과 어울리지 못한다. 메타 휴먼으로 변신을 했지만 인간의 그리움을 간직하고 사는 존재이기도 하다.
메타 휴먼 중 아쿠아맨은 가장 인간과 만나기 싫어하는 캐릭터일 것이다. 사람들과 어울리기 싫어하지만 일부 마을에서 물로 인해 일어나는 고통은 외면하지 못한다. 누군가의 고통과 공감하지 못한다는 것은 힘을 가졌을 때 가장 문제가 된다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메타 휴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그 정신력만큼은 메타 휴먼을 넘어설 정도로 굳건한 배트맨이 이들을 이끄는 리더가 되는 것을 보면 힘보다 더 큰 가치가 있다는 것을 다시금 보게 된다.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혹은 지키기 위한 굳건한 의지와 그리고 그 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힘은 어떠한 물리적인 힘이나 경제적인 능력보다 더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