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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Nov 24. 2017

낚시

가치를 낚다. 

낚시가 많은 사람들의 대중적인 취미생활로 자리 잡았다고 하나 상시 낚시를 하는 사람들은 특정 사람이나 마니아에게 국한되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특히 최근 낚시 인구가 늘어나면서 쓰레기 처리 등의 매너가 도마 위에 오른 적도 있다. 낚시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낚시가 잘되는 포인트를 찾기 위해 서로 정보를 공유하는데 서해안에도 낚시가 잘되는 포인트들이 적지 않다. 보령의 죽도도 그렇지만 당진 동고리와 장고항리를 잇는 석문방조제와 장고항은 낚시꾼들이 좋아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당진 장고항은 국가어항으로 지정되어 대규모 항만시설 공사가 진행 중에 있었는데 지난 2015년부터 공사를 시작해 2021년에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곳이 완공되면 아산만권 중추 어항으로 역할을 수행하고 수산부문의 경쟁력 강화 및 관광까지 포함된 다목적 어항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인다. 장고항은 형국이 장고를 닮았다고 하어 북고자를 쓰는데 조선군대가 파수를 보던 곳으로 조선초에는 수군만호가 박지포에 주둔하여 목마장을 두고 막을 사육하기도 했다. 약 50여 년 전부터 실치가 생산되면서 매년 이곳에서는 실치축제를 연다. 

갯바위 낚시가 밀물 때 자칫 고립될 수 있는 위협이 있다면 이렇게 방파제가 만들어진 곳은 태풍 같은 것이 오지만 않는다면 안정적으로 낚시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낚시는 조류의 일부가 가장자리를 타고 안으로 나오다 또다시 바깥쪽에서 흐르던 조류와 합수가 되는데 이것을 '합수머리' 또는 '델타 지역'등에서 잘 잡힌다. 

낚시찌를 먹이라고 생각했던 게 한 마리가 잡혀서 들어가 있다. 힘이 꽤나 있어 보이는 바닷게다. 보통 낚시꾼이라고 하면 바다에서 무언가를 낚던가 민물낚시를 하는 사람들을 의미하지만 사람들은 모두 낚시를 하면서 산다. 필자도 낚시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돌아다니다 보면 낚시를 해야 할 때가 있다. 사람인지라 큰 물고기를 낚고 싶은 마음이 당연히 있다. 큰 물고기를 잡기 위해서는 낚싯대에 투자도 해야 할뿐더러 오랜 시간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많다. 

인생 낚시는 진실로 자신에게 귀한 것을 찾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럭 한 마리가 낚여 올라왔는데 마침 갑오징어를 먹고 있다가 걸린 것이다. 갑오징어를 먹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앞에 아른거리는 먹이를 차마 지나칠 수 없었던 모양이다. 진실로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사람을 얻는 것이 그렇고 사랑을 얻는 것 역시 그러하다. 

낚시를 잘하지는 않지만 다른 사람들이 낚시를 하는 것은 많이 보고 그 장면을 남기기도 한다. 이곳저곳을 다니면서 새로운 것을 배우고 사람들을 만나는 것은 폭넓게 배우고 자세하게 설명하기 위해서다. 그러다 보면 장차 핵심적인 요점을 발견하는데 도움이 된다. 무언가를 배우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맹자가 말한 것처럼 스스로 체득하는 것이 결국 자신의 가까운 곳에서 이치를 탐구하면서도 그 근본적인 이치를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누군가 가르쳐줄 수가 없다. 스스로 체득하고 깨닫는 것이 유일한 길이다. 

이제 조금 더 시간이 지나서 2018년의 봄이 오면 장고항 어부들의 몸짓이 부산 해지며 실치잡이를 하러 나갈 것이다. 실치는 수시로 바다에 나가 작업을 해야 하는데 보이지도 않을 만큼 작은 실치가 장고항 앞바다를 회유한다. 겨울이 이제 막 시작되었는데 장고항의 봄의 전령사인 실치가 기다려진다. 올망졸망 배가 매어 있는 선착장에는 어선들이 있다. 지금은 실치회를 먹을 수는 없지만 봄에 잡아서 만든 실치로 만든 실치포는 사서 먹어볼 수 있다. 

아까 바닷게가 있는 곳에 우럭을 넣었더니 우럭이 먹은 갑오징어를 서로 먹겠다고 난리다. 낚시를 하는 사람들의 고장 장고항에는 일출 비경이 으뜸이라는 노적봉 촛대바위가 있는데 당진 8경 중 으뜸으로 꼽히며 한국의 명승으로 자리 잡았다. 촛대바위에서 바다 쪽으로 더 내려가면 석굴이 있는데 위가 뻥 뚫려 있다. 그곳에서는 용이 승천했다는 전설이 있어 용천굴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사람들이 말을 함부로 하는 것은 책임을 지지 않기 때문이다." - 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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