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부터 먹고 합시다.
추리물은 유독 일본에서 인기가 많다. 명탐정 코난부터 소년탐정 김전일이나 히가시네 게이고 등의 소설은 대부분 추리를 기반으로 시작한다. 한국에서 추리물이 특정 마니아층에 국한된다면 일본은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는 장르다. 일본 추리물 콘텐츠의 흐름을 보면 만화 > 애니 > TV > 영화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은데 수수께끼는 저녁식사 후에라는 콘텐츠 역시 그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천방지축 재벌가 아가씨와 까칠한 집사가 펼치는 본격 추리극으로 추리만을 놓고 본다면 그렇게 짜임새가 높지는 않다. 그러나 유머 코드를 넣으면서 조금 독특한 드라마로 자리매김했다. 재벌가의 외동딸이라는 신분을 숨긴 채 범죄 현장에서는 진지하게 일하고 있는 형사 호쇼 레이코는 조금 덜떨어진 형사 카자마츠리 쿄이치로와 함께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동분서주하지만 이들 두 명의 머리 가지고 해결되는 것은 거의 없다.
호우쇼 레이코와 카자마츠리 쿄이치로가 동분서주하면서 다양한 자료를 수집하면 이 정보를 기반으로 까다로운 트릭도 척척 풀어내는 든든한 집사 가게야마가 해결하는 방식이다. 가게야마는 집에만 돌아오면 철부지 아가씨로 변하는 레이코에게 독한 말을 서슴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그녀는 논리적인 가게야마에게 은근히 끌리는지 기대게 된다.
그녀가 집사와 이야기를 하면서 대화를 풀어나갈 때는 항상 음식이 등장한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은 일본에도 있는 모양인지 수수께끼를 푸는 일도 저녁식사 이후에 해결한다. 그리고 집사는 그녀에게 부족한 부분을 직설하듯이 쏟아내기 시작한다. 그리고 집사는 매번 해고를 당하게 된다.
플롯은 전형적이고 너무 뻔하지만 그냥 추리물에 유머 코드가 있어서 보는 재미가 있다. 여자는 아무리 생각해도 다양한 실마리가 있지만 전혀 연결을 하지 못하고 결국 집사의 도움을 구한다. 모든 것은 풀기 쉽다고 말하는 집사는 그녀가 부탁을 하고서야 자세하면서 알아듣게 설명을 해준다.
얄밉게도 그녀를 잔뜩 궁금하게 해놓고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식사 후에 해준다고 말한다. 그러면 집사는 음식을 건네주면서 아직 메인디쉬가 있다고 말해준다. 여자는 먼저 듣고 싶지만 수수께끼는 저녁식사 후에나 들을 수가 있다. 추리물은 작가와 독자의 머리싸움이다. 독자가 나름 가설을 세우고 풀어나가고 작가가 생각했던 구조를 맞춰가면서 그 플롯을 읽는 재미다. 이 일드는 그렇게 머리를 쓰지 않아도 해석이 가능하다. 그렇지만 단서를 놓치지 말고 쫒아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