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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Dec 01. 2017

패러 글라이딩 vs 짚트랙

보령의 레포츠를 즐기는 법

 레저와 스포츠를 합쳐서 만든 단어 레포츠는 현대인들에게는 이제 익숙한 단어가 되었다. 일반인이 경험하기 쉽지 않은 스카이 다이빙이나 윙슈트 체험은 우선 리스크가 따르는 것은 사실이다. 그런 극한의 스포츠 말고도 레포츠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은 많다. 정상적이라면 레포츠를 즐기면서 사고를 당하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대부분의 레포츠는 안전을 담보로 해볼 수 있다. 고소공포증이 있던 없든 간에 약간(?)의 용기만 있다면 무엇이든지 해볼 수 있다. 그리고 여전히 일상을 이어나갈 수 있다. 


여름에는 해양에서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보령이지만 겨울이 되면 차가운 바닷바람을 맞으면서 해양스포츠를 즐기기보다는 짧은 시간에 짜릿하면서도 상쾌한 경험을 해볼 수 있는 하늘 날기에 도전해보는 것이 어떨까. 보령 옥마산은 산에서 패러글라이딩을 해볼 수 있는 전국의 몇 안 되는 활강장 중 가장 지형적인 여건이 좋은 곳이다. 그냥 뛰어내리면 날 수 있을  것 같은 착각마저 일으키는 곳이기도 하다. 

특히 맑은 날 오면 이곳에서 보령의 앞바다가 훤히 다 내려다 보인다. 그것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옥마산은 충분히 올라올만한 가치가 있다. 얼마 올라가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산에서 내려다보이는 풍광이 그만이다. 

패러글라이딩이나 짚트랙 모두 하강 레포츠의 일종이지만 무언가에 걸려서 일정한 방향으로 내려가야 하는 짚트랙과 달리 패러 글라이딩은 비교적 자유롭다. 뒤에서 대부분 조종해주기 때문에 뒷사람의 의지에 따라 5분 이내에 내려갈 수도 있고 10분 이상을 하늘에서 머물러 볼 수도 있다. 

충북 단양이 유명하다고 하지만 그곳보다도 보령이 지형적인 여건이나 보이는 시야의 시원함은 더 좋다. 패러글라이딩이 1986년부터 보급되기 시작하였으니 이제 30년이 된 레포츠다. 옥마산 같이 맞바람이 부는 곳으로 이륙 장소에 갈대나 나무, 바위 등의 장애물이 없어야 뛰어내릴 수 있다. 

위를 바라보면 마치 날개처럼 펴지는  패러글라이더는 주머니 형에 가까운 낙하산 형태의 캐노피와 캐노피에 연결되어 글라이더의 조정성을 유지하는 산 줄들, 또한 이를 연결한 라이저로 구성되어 있다. 뒤 좌석에 앉듯이 조종사를 잡아주는 하네스는 패러글라이더와 비행사를 연결하여주며, 파일럿이 조종을 용이하게 할 수 있도록 하는 조종석의 역할을 하고 있다. 

위치에너지를 운동에너지로 바꾸기 위해서는 우선 엘리베이터를 나고 수직으로 올라가야 한다. 전국에 있는 짚트랙 혹은 짚라인을 적지 않게 타봤지만 바다를 보면서 탈 수 있는 곳은 보령과 고군산군도, 강진 정도가 손꼽히는 것 같다. 우선 보령은 살고 있는 곳에서 비교적 가깝기 때문에 잠깐의 짜릿함을 느끼기 위해서는 이곳만큼 괜찮은 곳이 없는 듯하다. 

처음 짚트랙을 타는 사람은 느껴보겠지만 이곳에 오면 앞에 열린 광경이 또 불안감과 함께 짜릿함을 준다. 국내에서는 이와 유사한 형태의 레포츠를 '하강 레포츠'로 칭하고 있으며, 세계적으로는 지역에 따라 플라잉 폭스(Flying Fox), 짚와이어(zip-wire), 에어리얼 런웨이(Aerial Runway)라고도 불리는 것이 짚트랙이다. 

짚트랙을 타기 위해서는 앞에서 먼저 내려가는 사람을 바라보게 되는데 그때의 와이어를 타고 내려가는 소리가 귀를 울린다. 내가 저렇게 타고 내려가겠구나라는 상상을 하면 조금씩 달아오르게 된다. 많이 타보아도 이때의 감각만큼은 여전히 살아 있다. 

위험하거나 사고가 날 것이라는 생각은 접어두어도 좋다. 몸을 안전하게 이동시키기 위해 전용 하네스, 2중 캐러 비너 체결 시스템, 브레이크 시스템 등이 설치가 되어 있다. 

한겨울의 낭만을 즐기기 위해 유람선을 타고 바다 위의 낭만을 즐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냥 푹신한 의자에 몸을 파묻은 채 먼 바다를 보며 여유를 즐기면서 밤바다도 보고 생각에 잠기는 시간도 충분히 매력 있다. 그렇지만 이런 짜릿함도 겨울 여행으로 괜찮지 않은가. 

순식간에 내려왔지만 살짝 아쉬움이 남는다. 언제나 그렇듯이 떠날 때가 되면 아쉬움이 남는 법이다. 하늘을 나는 자유를 만끽하는 옥마산의 패러글라이딩이나 짧은 시간 동안 바다를 보며 내려온 짚트랙은 보령을 생각나게 만드는 그림으로 자리할 것이다.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조만간 다시 이곳을 찾아와서 겨울의 레포츠를 즐겨볼 생각이다. 


백야보다 더 매력적인 보령의 겨울은 이렇게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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