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조각가
지금은 중년의 나이를 훌쩍 넘긴 이자벨 아자니는 1988년에 프랑스의 조각가인 까미유 클로델을 연기한 적이 있다. 당대 조각가의 큰 획을 그었으며 주류였던 오귀스트 로댕의 제자였으며 연인이기도 했던 그녀는 로댕의 영향을 많이 받기도 했지만 그의 그늘에서 벗어나기 힘들었던 예술가이기도 했다.
재능 있는 조각가였던 까미유 클로델은 오귀스트 로댕의 제자로 입문해 그의 작품세계를 탐닉하며 그에게 빠져든다. 그러나 로댕은 연인 로즈가 있었고 단순히 애인관계에 머무를 수밖에 없었던 것에 괴로워하며 그에게 저항하면서도 집착하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녀의 그런 갈등을 스스로를 무너트리면서 사회로부터 고립된다.
까미유 클로델은 로댕의 제자이기도 했지만 그의 모델이기도 했다. 이후 로댕의 작품 '칼레의 시민'제작에도 참여했으며 그녀의 재능은 인체의 관능성과 인물상에서 발휘되기 시작했다. 까미유 클로델의 철학적인 사유와 관점이 작품에 반영되면서 그녀만의 작품세계를 완성해 갔으나 로댕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며 그녀는 정신적인 불안이 가중되었다고 한다.
그녀는 1896년 시편, 1885년 지강티, 클로토의 토르소, 어린 성주의 부인, 내면성, 중년 등의 조각 같은 작품을 남겼다. 18세기 후반부터 등장한 낭만주의는 이상적인 것보다 진실이나 아름다움을 절대시 하게 만들었다. 젊은 여성 예술가였던 까미유 클로델은 열정과 사랑을 가지고 있었지만 시대가 그녀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그 화살은 자기 내부에게로 향하게 된다. 하늘이 빛나는 별과 같은 재능을 가졌지만 그것이 오히려 그녀를 고립시키며 무너져간다.
까미유 클로델의 작품 중 중년 (L'Age Mur)은 독특한 영감을 준다. 중심에 있는 남자는 전형적인 콘트라 포스트 (한쪽 발로 몸을 지탱하고 다른 쪽 발은 편하게 두는 포즈)의 자세를 취하고 있다. 콘트라 포스트는 까미유 클로델이 활동하던 시기은 19세기에 전 세계 관공서에서 국가적 영웅의 동상에 널리 쓰이는 공식 포즈가 되었으며 그녀가 영향을 받은 오귀스트 로뎅의 작품 '청동시대(1876)'에서 쓰였는데 원시적인 날 것의 느낌과 시적인 관능성으로 가득 차 있었다.
열정과 재능이 발휘되지 못할 때 사람은 스스로를 무너트리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