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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Dec 14. 2017

유기농

동물과 사람

사람이 먹는 것 중에 가장 많이 소비하는 것은 무엇일까. 주식인 쌀도 있고 한국인의 맛이라는 김치도 있다. 산업화된 농업과 축산업은 우리의 식탁을 독차지해 왔다. 대량으로 사육하고 재배하면서 생기지도 않았던 병들이 동물에게 생겨나기 시작했다. 광우병이나 구제역, 조류독감은 모두 인간의 필요에 의해 대량 사육하고 동물들의 공간을 제약하면서 생긴 질병이다. 그리고 더욱더 취약해져가고 있다. 만약 질병에 걸리지 않았더라도 그렇게 키운 동물로 만든 음식이 인간의 몸에 유익할까.  

보령에 있는 농업회사법인 보령 우유는 자부담금에 보령시와 농림축산 식품부, 충청남도의 지원을 받아 설립된 회사로 건강한 우유를 만들고 우유로 만든 다양한 식품을 유기농을 고집하여 만든다. 자연과 인간이 함께 건강해진다는 것은 순환체계가 갖추어졌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젖소의 분뇨가 초지의 거름으로 사용되고 활동공간이 보장되는 곳에서 젖소는 관리된다. 그리고 유기농 목초를 먹고 사람 몸에 좋은 우유를 생산한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축산업에 종사한 적이 없던 터라 TV 속에서 보는 것처럼 많은 젖소를 본 기억이 별로 없다. 성체가 된 젖소들은 웬만한 한우 못지않은 덩치로 자라난다. 보령 우유는 단일 목장에서 나온 원유로 생산되는데 단순히 자동설비를 통해 유통을 하는 것을 넘어 유기농 유제품을 먹고, 마시고, 즐기는 복합 체험공간을 지향하고 있는 곳이다. 

이곳은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송아지들이 관리를 받는 곳이다. 아직 어미 젖소의 젖을 먹고 자라나야 하기 때문인지 몰라도 눈망울이 유독 맑고 순수해 보인다. ‘유기농 재배’가 되기 위해서는 최소 3년 이상 자연적인 방법으로 키워야 진정한 유기농이라 할 수 있다. 우리 선조들이 항상 말했던 몸과 토양이 하나라는 신토불이(身土不二) 사상은 인간(人)과 땅(土)을 정화한다는 의미의 유기농과 맥락을 같이 한다. 

이제 조금 더 커진 소들은 젖을 짜기 위한 공간으로 이동하여 생활한다. 현재의 산업농은 지렁이나 꽃가루 매개자들과 익충을 죽이고 있는데 아인슈타인은 이렇게 경고한 바 있다. "마지막 벌이 사라질 때 인류도 사라질 것이다." 푸드의 맥도널드화는 세계 구석구석에 산업화되어 가공된 정크 푸드를 대량으로 공급하고 있는데 자신도 모르게 망가져가는 것에서 벗어나기 위해 유기농에 대해 관심이 높아진 것도 오염된 우리 몸을 바로 잡고자 하는 본능일 것이다. 

이제 날이 좀 풀리면 이 목초지로 나와 젖소들이 자유롭게 생활할 것이라고 한다. 최근에 불고 있는 지역 중심적이고 탈중심화된 시스템들을 통한 생태적 축산업이 식량 안보와 식량 주권이라는 면에서 훨씬 이롭다는 연구결과는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보령에서 유기농 제품을 생산하는 보령 우유는 생태계들과 마을 공동체들에게 이로움을 가져다주는 것과 동시에 소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1982년 젖소 두 마리로 시작했다는 보령은 초심을 지키며 건강한 소에서 정직한 자연에서 바르고 건강한 우유를 생산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제품 포장을 보더라도 프리미엄과 대중성의 중간에 적당하게 얹어 있으며 일반 소비자들도 접근하기 쉽게 하기 위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우유를 한잔 마셔본다. 우유를 자주 마시는 것은 아니지만 유기농 우유라고 생각하고 마셔서 그런지 몰라도 건강해지는 느낌이다. 이곳에서는 우유와 요거트 1일 최대 생산량은 25톤으로 우유는 연간 최대 6250톤, 요거트는 500톤이며, 모두 자동화 설비를 갖춰서 생산이 된다.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진 유기농 우유(Organic milk)는 유기농 의해 만들어진 우유다. 먹이로 유기농법에 의해 재배된 풀사료나 채소, 곡식을 급여한 소에서 만들어진다. 유기농법으로 재배된 것이라는 의미가 유기농이라고 하지만 결국 동물도 인간도 자연도 함께 상생한다는 것이 유기농의 본질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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