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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 데스 데이

죽음과 삶의 경계선 생일

무척이나 자기중심적이고 다른 사람을 배려 안 하는 대학교 퀸카가 있다.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것은 생각도 할 수 없었던 그녀는 어느 생일날 반복되는 죽음이라는 특별한 선물을 받게 된다. 우스꽝스러운 가면을 쓴 살인마가 매일 반복되는 생일날 주인공인 트리를 노리게 되는 것이다. 보통 이런 시간이 반복되는 콘셉트의 영화는 운명의 굴레에서 크게 무언가 잘못되었을 때 일어난다. 운명은 그 사람에게 친절하게 무엇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려주지 않고 끊임없이 반복만 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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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드 X파일에서도 에피소드로 등장한 적이 있고 1993년에 개봉한 사랑의 블랙홀에서도 그려진 바 있다. 자고 일어나면 매일 똑같은 날 똑같은 장소가 반복된다면 자살하고 싶어 질까. 이걸 긍정의 마인드로 푼다는 것이 익숙한 결말이지만 해피 데스 데이는 어떤 결말로 나아갈까. 평소라면 관심도 없어할 착한 남자와 소박한 생일잔치를 하면 이 저주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아니면 좀 착하게 살면 괜찮아질지 알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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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소원은 그냥 내일만 오면 된다는 것이다. 내일만 온다면 모든 일이 해결되고 자신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다. 가끔 그런 생각을 해본다. 인생에서 안 좋은 기억만 편집하면 행복해질 수 있을까. 적은 가장 가까운 곳에 있었다. 질투를 하는 여자의 생활양식은 어떨까. 개인의 구체적인 심리적 삶에 주의를 기울일 때 개개인이 사회적 요소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개인은 오직 사회적 맥락 안에서만 개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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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소문 없이 개봉했다가 IPTV와 극장에서 생각 외로 재미있다는 소문을 듣고 역주행하고 있는 영화 해피 데스 데이는 가볍게 시간의 반복 이야기를 지켜볼 수 있는 영화다. 한 사람의 생일은 여러 가지 의미가 있다. 그 사람을 낳아준 누군가는 자신의 분신을 세상에 내놓는 기념비적인 날이기도 하지만 본인은 뱃속에 있다가 세상에 나올 수 있는 생명을 얻는 날이기도 하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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