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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an 14. 2018

나침판

가상화폐 욕망의 광풍이 불다. 

본질적으로 황금은 유일하면서 고도로 민감하며 역사적으로 계승되는 수천 년 동안의 정치 금속이었다. 그러나 미국은 달러를 기축통화로 만들기 위해 금과의 연계를 끊어 버렸다. 그리고 수십 년 동안 인플레이션을 통해 화폐의 가치는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그리고 한국은 어떻게 보면 가치가 없는 가상화폐를 통해 욕망의 늪으로 빠져들어가고 있다. 가상화폐에 돈을 넣는 사람들은 투자라고 말하지만 투자라는 것은 그냥 희소성만 있는 것에 돈을 쓰는 것이 아니다. 그것이 언젠가는 스스로의 가치를 만들어야 하는데 블록체인의 기술을 증명했을 뿐 통화로서의 기능이나 투자가치로서의 어떠한 것도 증명되지 않았다.


그냥 누군가가 끊임없이 돈을 넣기를 바라면서 계속 이슈화만 시키고 있다. 비트코인 등이 가격이 올라가는 이유는 단 하나뿐이다. 그냥 총량이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화폐로서의 가치를 가지기 위해서는 환금성도 필요하지만 화폐가 가져야 하는 안전성 같은 것은 찾아보려야 찾아볼 수가 없다. 그냥 근거 없는 믿음을 통해 누군가가 계속 돈을 넣어야 가치가 올라간다. 국민의 가장 기본적인 경제 자유는 바로 금에 있었다. 화폐를 자유롭게 금과 바꾸어서 역사적으로 경제가 불안할 때마다 마치 주연처럼 등장했다. 


한국사회의 가상화폐 열풍은 이 나라가 가진 근본적인 문제에 기인한다. 은행에서 부동산을 대출받는 것은 국민의 향후 30년 수입을 한 번에 저당 잡고 미리 가불해 쓰는 것과 같다. 즉 미래 30년 동안 벌 수 있는 돈을 시중에 풀어버렸으니 주택 가격이 오르지 않을 수가 없다. 이런 상태에서 서민들은 주택을 구매하는 것은 감히 쳐다보지 못할 수준에 이르렀다. 이는 결혼과 출산을 하지 않는 사회 분위기로 이어졌다. 그리고 유일하게 이 현실에서 탈출할 수 있는 수단으로 가상화폐를 주목한 것이다. 은행에서 대출받은 사람은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채무의 속박에서 벗어나기가 힘들다. 


그러나 은행에서 대출받지 않는 사람들은 더욱더 그 미래가 비참해져서 은행에 내미는 채무 사슬에 얽어매지 않으면 아무것도 얻을 수 없이 가난해진다. 분명히 안정적인 도량형 화폐가 없이는 경제의 균형적 발전을 이룰 수 없으며 시장의 자원을 합리적으로 분배하기란 더욱 힘들다. 그렇다면 가상화폐가 그런 역할을 할 수 있겠는가? 절대 그렇지 않다. 누군가 만들어놓고 흥행하게 만든 기득권 일부를 제외하고 빈곤한 2030 세대의 돈이 그냥 그들끼리 모아주기 하는 것외에 유의미한 가치가 없다. 


지금도 여전히 언론은 사람들을 속이고 있다. GDP가 증가하게 되면 마치 그나라 가 건강하게 성장하는 것처럼 쓰지만 국민의 생활수준 향상과는 사실 거리가 멀다. 마치 운동을 하는 사람이 더 힘을 내기 위해 약물을 처방하는 것과 유사하다. 지난 10년 동안 한국 정부는 채무 화폐를 늘려 경제 고혈당을 만들어 냈다. 좋은 채무가 있을 수도 있지만 보통 채무는 그 자체로 경제 혈관을 취약하게 만들고 시간이 지날수록 증권이나 부동산 시장에 가라앉아 경제 혈관을 막히게 만든다. 


가상화폐 문제의 본질을 제대로 이야기하는 언론은 거의 없다. 그냥 화폐의 가격만을 두고 말하는 언론과 그것이 거품이라고 대응하는 일부 언론만 있을 뿐이다. 가상화폐가 이렇게 한국사회의 중요 이슈로 등극하게 된 데에는 이 사회가 오랜 시간 경제적인 고질병을 앓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가슴속의 나침판이 원하는 대로 가는 것이 아니라 그냥 다른 사람들이 좋다고 생각하는 방향으로 가는 사람들만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돈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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