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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an 23. 2018

사과

미안함의 크기는 얼마만큼일까. 

사람의 일생은 과거에 어떤 길을 걸어왔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미래를 위래 어떤 발걸음을 걸어가고 있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그렇지만 과거는 때론 중요한 의미가 담겨 있다. 과거를 지나오다 보면 사람은 의도치 않은 실수도 생기고 그 결과 누군가에게 상처를 입히기도 한다. 본인이 생각했을 때 그것이 강점이라고 생각해서 말하지만 일반적으로 생각할 때 허물이라고 보일 수도 있다. 누군가의 간사함에 속아 말하는 것 역시 그 사람의 잘못이다. 무지하다고 해서 모든 것을 용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니 말이다. 


사과는 정중하게 정성을 다해서 할 때 상대방에게 진심이 전달된다. 잘하는 것보다 못하는 것에서 발견되는 허물이 더 크고 못하는 것보다 잘하는 것의 장점은 금방 잊힌다. 얼마 전의 모텔 화재사고나 가족 간의 갈등 모두 관용이 사라진 시대의 끔찍한 사회 문제라고 볼 수 있다. 어떤 이는 대화에서 상대방의 약점을 캐치하고 어떤 이는 대화에서 상대방의 가능성을 눈여겨본다. 그 차이는 생각하기 힘들 만큼 간극이 크다. 


그리고 때론 단순하면서 무지한 사람이 있다. 세상이 순수하다고 착각하는 것이다. 편협한 사람이 많다는 것을 잊은 채 불만, 질투, 증오로 가득 찬 누군가가 있다는 것을 잠시 잊고 살아간다. 세상이 살기 각박해서 살기 위해 누군가를 왜곡하고 선의로 한 말조차 악용할 수 있다는 것을 망각한 바보로 말이다. 무언가 하나만을 생각하기에 세상을 살아가는 수십 가지 감정 기술을 눈치채지 못한다. 만약 그 대상에게 관심이 있었다면 악의가 있었음을 눈치챌 수 있었을 텐데 그냥 외면만 보고 순진해진다. 


그 크기를 예측할 수 없는 것은 사랑이라는 감정이지만 그와 비슷하게 커져버린 감정은 미안함이다. 미안함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 채 살아가기에 가장 가까운 사람의 마음조차 토닥이지 못한다. 아주 많은 미안함 뒤에 무척 깊은 행복감과 고마움이 있다. 


필자는 오늘도 누군가에게 침묵이라는 가치에 대해 배워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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