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기록

섬진강이 흐르는 하동

새해를 맞이했지만 아직 설이 지나지 않았기에 기분상으로는 아직 작년에 머물러 있는 느낌이다. 매년 새해를 맞이하면 기분이 설레기는 하지만 무언가 획기적으로 바뀔 것이라는 기대는 하지 않는다. 시간적인 기준으로 그냥 또 다른 365일의 시작이며 이 것은 인간이 편리하게 살기 위해 만들어놓은 기준일 뿐이다. 하동으로 쉽게 가는 길은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것이지만 그러면 하동으로 가는 길의 여정이 기억에 잘 남지 않는다.


MG0A8565_resize.JPG

보통은 위에서 내려오면서 하동의 섬진강의 줄기를 먼저 만나면서 지리산의 골짜기를 돌아 돌아 내려가는 것이 더 재미있다. 가끔 TV 같은 곳에서 보면 겨울철에 바다수영을 하고 개천에서 몸을 담그는 것을 새해의 결심처럼 하는 것을 보는데 내가 생각하기에는 그런 경험은 군대에서 한 것으로 충분한 것 같다.

MG0A8570_resize.JPG

아래쪽이 따뜻하다고는 하나 강에는 살얼음이 얼어 있다. 돈이 중요하기는 하지만 전부가 될 수 없는 게 제대로 된 인간관계없이 만들어진 돈은 사람을 못 믿게 하고 자신을 고립시킬 뿐이다. 무엇보다도 그 자산은 인간관계에 기반한 행복한 삶이다. 올해는 그런 새해를 다른 사람들도 느끼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MG0A8572_resize.JPG

여름에는 중간중간에 뷰가 좋은 곳에 만들어져 있는 평상과 휴게 카페 같은 곳이 운영되겠지만 한 겨울에는 지나다니는 사람이 많이 없어서 그런지 개점휴업 상태였다. 지리산과 하동의 멋진 자연을 볼 수 있는 구간이라면 어김없이 이런 휴게공간이 만들어져 있고 각종 음료를 팔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MG0A8588_resize.JPG

지리산의 시원에서 내려오는 물이 상당히 맑다. 한국의 3대 명산 중 하나인 지리산은 그 산세가 남다르다. 이 안에 적당하게 터 잡고 산다면 찾기가 쉽지 않을 듯하다. 모 개그프로에서 우스갯소리고 산속에서 사는 여자의 삶을 표현하기도 하는데 그만큼 도심에서 벗어나 은거하는 삶은 독특함 이상의 가치가 있지만 쉽지 않다는 것의 반증일 것이다.

MG0A8711_resize.JPG

하동은 야생녹차를 비롯하여 잘 만들어진 녹차가 많이 생산되는 곳으로 유명하다. 지리산 기슭을 보면 온통 녹차밭이다. 녹차는 하동의 대표한다. 하동읍내로 가기 전에 친환경 정금 마을을 한 번 둘러본다. 이렇게 공기 좋고 물 맑은 곳에 살면 저절로 몸이 치유되고 정신도 맑아질 것 같은 느낌이 든다.

MG0A8712_resize.JPG

차 재배 지역은 섬진강과 이의 지류인 화개천에 연접해 있어 안개가 많고 다습하며, 차 생산 시기에 밤낮의 기온차가 커 차나무 재배에 최적의 환경을 갖추고 있어서 하동의 차를 왕의 차라고 부르기도 한다. 역사의 기록을 살펴보면 『삼국사기(三國史記)』의 기록에 의하면 “신라 흥덕왕 3년(828) 당나라에 사신으로 갔다가 돌아온 대렴(大廉)이 차 종자를 가지고 오자, 왕이 지리산에 심게 하였다. 차는 선덕여왕 때부터 있었지만 이때에 이르러 성하였다.”라고 하였다.

MG0A8717_resize.JPG

이번에 하동 야생녹차를 조금 구입해서 왔는데 하동 야생차는 찻잎을 따고 덖은 다음 비비기, 건조, 끝 덖기를 거쳐 만들어지는데 맛이 다른 곳과 조금 다르다. 끝 맛이 조금 달다고 해야 하나. 특히 마지막 끝덖기에 따라 차 맛에 큰 영향을 미치는데 덖기가 잘 이루어지면 차의 빛깔과 향기가 아름답고, 보이지 않는 미묘함과 차의 신비와 싱그러운 맛이 담긴다.

MG0A8718_resize.JPG

마을을 구경하려고 올라갔을 뿐인데 통통해 보이는 강아지들이 격하게 반겨준다. 강아지들이 옆에서 떠나지 않는 바람에 한참을 이곳에서 머물러야 했다. 사람 구경을 자주 하지 못해서 그런 건지 아니면 개에게 끌리는 매력이 나에게 있는 건지 모르겠지만 어딜 가더라도 개들이 반겨준다.

MG0A8727_resize.JPG

돌담으로 둘러싸인 곳에서 차가 재배되고 있고 그 위에 지리산이 내려다보듯이 지켜주고 있다. 이 부근의 토양은 약산성으로 수분이 충분하고 자갈이 많은 사력질 토양으로 차나무 재배에 알맞다.


“화개동의 차밭은 골짜기와 난석을 모두 갖추고 있어 여기에서 생산되는 화개 차의 품질은 당연히 좋은 것이다.”

MG0A8752_resize.JPG

모든 일이 그런 것 같다. 옛것과 새로운 것의 조화가 제대로 되지 않을 때 충돌이 일어난다. 오래된 자연과의 조화는 인간이 꼭 해야 하는 일 중에 하나다. 모든 것들은 어떻게 조화를 만들어내느냐에 따라 삶이 더 윤택해질 수도 있고 행복을 찾을 수도 있다.

이전 04화하동의 패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