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지만 솔직한 우리들 이야기
사람은 너무나 나약한 존재다. 그렇기에 자신을 포장하려고 거짓말을 하고 허세를 떤다. 마치 약한 동물이 자신에게 오지 못하게 하기 위해 몸을 부풀리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정면으로 말할 용기가 있을 때 사람은 비로소 강해진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단편 소설 '거짓말, 딱 한 개만 더'는 첫 번째 단편소설의 그대로 차용하여 책 표지에 인쇄했다. 총 다섯 개의 작품이 이 책에 있다.
거짓말, 딱 한 개만 더
차가운 작열
제2지망
어그러진 계산
친구의 조언
가가 형사가 비교적 처음에 등장하는 작품이라 그의 캐릭터를 형성하는데 많은 신경을 쓰고 있었다.
당신의 범행은 완벽했어요.
공연한 말을 지어내지도 않았고,
오히려 최대한 거짓말을 줄이려고 했지요.
당신을 궁지에 몰아넣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거짓말을 딱 한 개만 더 하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거짓말, 딱 한 개만 더'는 옛날에 잘 나가던 발레리나의 꿈에서 비롯된 거짓말과 '차가운 작열'은 독박 육아에 시달리다가 비극적인 선택을 한 아내, '제2지망'은 자식을 엘리트로 만들기 위해 무리한 선택을 한 엄마 '어그러진 계산'은 가부장적인 남편에 눌려서 사는 아내, 마지막인 '친구의 조언'은 몸을 사리지 않고 벌어들인 돈을 통해 금전적 자유를 향유하는 아내와 허탈감과 배신감을 느끼는 남편의 이야기다.
사회성 짙은 소재들을 끌어들여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하는 사람들의 심리와 이를 냉정한 관점으로 접근해가는 가가 형사를 통해 독자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이다. 이 소설들은 짧아서 군더더기가 없이 진행되는 짧은 교향곡을 보는 느낌이다.
마음속으로 내내 중얼거렸다. 이런 놈은 죽어야 해.
빨리 죽어주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그런 행운은 아마도 찾아오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면서
절망적인 기분에 빠졌다.
진심을 다해 누군가를 대한다는 것인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진심을 다했는데 그것을 이용한다면 혹은 배신한다면 어떻게 하나... 차라리 가까이 다가가지 않는 편이 낫지 않을까. 예전에 그런 경험이 있다면 더 힘들 것이고 앞으로도 그런 리스크를 안을 수 없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
"거짓말을 감추려고 하면 좀 더 큰 거짓말을 하게 되지요."
세상을 살면서 무엇이 옳은지 그른 것인지 명확하게 선을 긋기가 힘들 때가 있다. 사람 관계에 있어서도 그렇고 삶을 유지하기 위해 돈을 벌 때도 그렇다. 거짓말을 하다 보면 자신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깨닫지 못할 때가 있다. 그때가 되면 그 사람을 진심으로 이해해주는 사람은 세상에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