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가로의 결혼

쇼생크 탈출의 슬기로운 감빵생활

영화는 상당히 많이 보는 편이지만 TV 드라마나 연예프로는 거의 보지 않는다. 그런데 얼마 전 슬기로운 감빵생활이라는 드라마 한 편을 구해야 하는 일이 있었다. 슬기로운 감빵생활이라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우선 감방이라는 사회로 들어가게 되는 사람들은 우선 슬기롭지 못한 대처 덕분에 자유를 박탈당한 사람들이다. 감옥에 간 사람들의 대부분은 결정적인 순간에 최악의 선택을 한다. 그리고 감옥 안에 들어가서 슬기로운 사회생활을 하기 위한 준비를 하는 것이 아니라 최악의 선택을 할 때 빠져나갈 방법을 배운다.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생각 외로 인간미가 있는 드라마였던 것 같다. 감옥이라는 갇힌 세상에서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그들만의 살아가는 세상을 담은 에피소드로 교도관과 수형자들의 삶이 그려진다. 단 한 편이지만 이준호와 그 친구 김제혁의 우정을 통해 서로가 추구하는 바를 찾아가는 과정이 보였다. 교도관이라는 일에 대해 그다지 직업의식을 가지지 못했던 이준호는 김제혁을 통해 수감자들과의 관계를 맺어가게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끓는 온도인 100도에 채 도달하지 못한 채 살아간다. 99.9도에서 멈추는 사람, 채 50도도 못 넘기는 사람, 시작도 안 해본 사람 등 다양하다. 그러나 그중에서 소수만 끓는점을 지나친다. 그리고 다시는 끓는점 이전으로 돌아가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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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감빵생활의 대표 인물은 아마도 쇼생크 탈출에서의 앤디일 것이다. 개봉당시 한국에서 그다지 성과를 내지 못했지만 비평가들에게 좋은 점수를 받은 작품이다. 그리고 역주행하듯이 지금도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을 정도로 웰메이드 한 영화다.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가게 된 앤디는 처음에는 감빵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슬기롭지 못하게 살아간다. 그러나 머리가 좋은 앤디는 자신의 능력을 십분 발휘해서 교도관 및 교도소장의 일을 도우며 편안한 감빵생활을 해나간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의 백미는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게 탈출을 준비해서 성공하는 장면이 아니라 음악이라고는 제대로 듣지 못했던 감방 사람들에게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 중 3막 백작 부인과 수잔나의 편지의 이중창, ‘부드러운 산들바람이 불어와(Sull'aria)’을 틀어줄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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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곡은 ‘부드러운 산들바람이 불어와’는 백작을 유혹하는 편지를 쓰는 장면에 등장하는 백작 부인과 수잔나의 2 중창으로 백작 부인이 내용을 부르면 수잔나가 받아 적는 방식으로 편지를 쓰고, 그 장면은 백작 부인의 선율을 시간차를 두고 수잔나가 따라가는 형태의 음악으로 표현된다.


앤디는 포기하지 않았다. 평범한 사람들이라면 포기했을 일을 끝까지 밀고 나가면서 마지막 반전도 준비한다. 사람들은 익숙해지면 더 이상 어떠한 노력도 하려고 하지 않는다. 쇼생크 탈출에서 장기간 감옥에 있던 사람들은 바깥세상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심지어 자살까지 한다. 자유, 그 위대한 단어의 의미를 찾기 위해 앤디는 끓는점을 찾아서 넘어섰다.


피가로의 결혼을 작곡한 모차르트는 평생 남이 부러워할 정도로 경제적 여유를 누리며 살 가능성이 충분히 있었지만 집을 옮겨 다녔다. 모차르트는 도박에 빠져 돈에 쪼들리다가 병이 들어 1791년 12월 5일 35세의 나이에 세상을 떠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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