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자의 욕심
한국에서 대중에게 알려지게 된 것은 미션 임파서블 : 로그 네이션에서였지만 레베카 퍼거슨이라는 배우는 2013년 화이트 퀸이라는 역사극의 연기를 통해 골든 글로브상 후보에 오른 적이 있었다. 뮤직스쿨을 졸업한 덕분인지 몰라도 그녀의 몸매에는 남다른 강점이 있다. 그리고 카메라를 바라보는 눈빛에서 강한 호기심을 넘어선 깊이 있는 감성이 느껴진다.
어떻게 보면 차가워 보이는 눈빛에서 그녀가 추구하고자 하는 연기자의 길이 보인다.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욕심은 있다. 그 욕심이 남을 해하던가 다른 사람의 권리를 해하는 것이 아니라면 큰 문제는 없다. 연기자의 욕심이란 캐릭터에 녹아들어 감을 얼마나 잘 해내는 것에 달려 있다. 목적 자체가 돈을 벌고 싶다는 것은 성취보다 문제를 만들 여지가 더 크다. 자신이 하고 싶은 분야에서 얼마나 열심히 해서 인정받느냐에 따라 돈은 부수적으로 따라오게 되어 있다.
세상은 불공평한 측면이 생각보다 많지만 그 또한 이 세상사의 하나의 단면이다. 미투 열풍은 비단 여성의 문제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사회적 강자에게 자신의 기본적인 권리를 행사하지 못하는 모든 사람에게 해당이 된다. 자신의 신체자유를 억압받는 성적인 부분이 가장 부각되기 쉬워서 회자가 될 뿐이다. 비교적 늦은 나이에 연기자로서 주목받는 레베카 퍼거슨을 보면 연기자로서의 욕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눈에 보인다. 그리고 그 길이 돈보다는 자신이 보여주고 싶은 연기를 통해 인정받고 싶다는 욕심이 있다.
필자는 레베카 퍼거슨이 영화의 꽃이 되기보다는 오래 살아 있는 연기자가 되길 바란다. 개념 있지만 육감적인 배우 앤젤리나 졸리조차 성적인 매력이 주요한 자신의 강점이었다. 여성의 매력을 보여주는 것도 좋지만 그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샤를리즈 테론이나 케이트 블란쳇, 로잘먼드 파이크 같은 자신만의 색깔을 확실하게 가진 배우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자신이 가고 싶은 길을 가기 위해서 자신을 돌아보고 채찍질하는 욕심은 얼마든지 부려도 좋다. 미션 임파서블 6 폴 아웃에서 어떤 연기를 보여줄지 모르지만 이제 노인 나이 한계선에 다다른 톰 크루즈와 어떤 궁합을 보여줄지 궁금하다. 그리고 한 번 아니 그 이상 자신의 소신을 위해 영화를 찍는 레이철 와이즈 같은 길은 걷는 것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