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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Feb 19. 2018

대청호 탐방

대덕구의 보물 같은 공간

대청호를 정말로 오래간만에 가본 것 같은데 상당히 많이 바뀐 모습에 내심 깜짝 놀랐다. 설이 지나고 나서 고향으로 돌아온 많은 사람들이 대청호를 찾아와 연휴를 만끽하기도 했다. 대전과 충청도에 사는 일부 가구에 식수를 공급하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대청댐으로 인해 만들어진 대청호와 그 물줄기는 대덕구에 새로운 관광자원을 만들어주었다. 

대청호를 여행하는 방법은 자가용이나 자전거 혹은 도보로 트래킹을 할 수 있다. 대덕구에 숨겨진 천혜의 자연경관을 만나기 위해서는 천천히 가는 방법을 추천한다. 굽이굽이 휘감아 도는 대청호에서 나오는 물줄기를 따라 전망 좋은 곳에서 사진도 찍어보고 돌아보면 좋다. 

대청댐은 물을 담아놓는 본댐과 보조댐으로 구성이 되어 있는데 음악의 도입부와 클라이맥스로 흘러가는 것처럼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공간이다. 밋밋했던 도로가 자전거 전용도로와 보행공간으로 구분되어 구불구불한 공간이 재미있게 만들어졌다. 

사진 찍기 좋은 곳이라고 표시된 곳에서 생각난 영화는 반지의 제왕이다. 반지 원정대가 해체가 되면서 프로도 베긴스 와 골룸, 샘 겐지가 따로 가던 여정의 중간에 있었던 모르도르 산맥 서북쪽 라우로스 폭포 아래 안두인 강 슾지와 다고를라드 전투 평원 사이의 죽음 늪이라고 불리는 그곳이 연상되었다. 물론 영화에서처럼 을씨년스러운 느낌은 아니지만 마치 영화의 한 장면이 연상되었다고 할까. 설마 물속에서 전투에서 죽은 사람들의 안광이 빛나지는 않겠지만 걸으면서 만나는 풍경이 좋다. 

예전에는 이런 데크길이 만들어지지 않았는데 너무 오래간만에 이곳을 찾은 듯하다. 금강의 물길이 시작되는 곳에서 대청댐의 공원까지 데크길이 만들어져 있는데 일명 로하스 길의 일부 구간이다. 

대청호로 가는 길 중간에는 취백정이라는 그리 크지 않은 정자가 하나 있다. 송시열, 송준길과 함께 삼송으로 일컬어졌다는 송규렴이 제자를 모아 학문을 가르치던 터에 지어진 건물로 숙종 27년 (1701)에 지어지고 그의 아들 송상기가 다시 지었다고 한다. 아쉽게도 정조대왕의 어필 사호각은 현재 볼 수는 없다. 송규렴은 은진 송씨이며 사미시와 문과에 급제하여 충청도 관찰사와 예조판서를 지냈다. 

겨울은 춥기는 하지만 걷기에는 좋은 계절이다. 우선 미세먼지가 다른 계절보다는 조금 적은 편이다. 충청권에 건설된 인공댐으로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대청호로 인해 많은 것이 바뀌기도 했지만 삶에도 많은 변화가 생긴 것 같다. 

물은 우리에게 소중한 자원이며 살아갈 수 있는 기본 원동력을 제공한다. 글을 쓸 때도 옆에는 항상 생수가 함께 한다. 마실 가듯이 나온 대청호지만 많이 바뀐 모습에 놀라고 대전의 가까운 곳에서 이렇게 놀러 가기 좋은 곳이 있다는 사실에 새롭다. 

대청댐의 위쪽에 오면 이렇게 공원같이 조성된 공간이 있다. 물에 대해서 접해보고 물을 이야기할 수 있는 곳으로 물 문화관도 있는데 시간이 있으면 들려봐도 좋다. 대청호의 관광자원은 대덕구의 가장 소중한 보물이자 환경을 보전할 수 있는 미래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대청호의 물에 비추어진 산의 흐릿한 실루엣의 풍광이 괜찮다. 무언가를 원하는 능력을 가진다면 자유를 얻고 다른 사람들도 이끌 수 있다고 하는데 이 것은 누구나 원하지만 누구나 가질 수는 없다. 걷는 것은 건강에 기본이 된다고 하니 열심히 걸어서 돌아본다. 걷는 것은 2일에 하루는 꼭 해야 하는 건강지킴이다. 백문이 불여일견이 아니라 백견이 불여일행이다. 


또다시 한 주가 시작되었다. 대청호가 이렇게 많이 바뀐 것을 알았다면 진작에 와보았을 텐데라는 생각도 해보지만 문득 생각나서 찾아온 대청호의 길에서 새로운 풍광을 만나게 된다. 이날 가장 좋은 풍광은 가장 좋아했으며 즐겨보았던 영화 반지의 제왕의 한 장면을 마치 눈앞에서 보는 것처럼 느낀 그 장면이었던 것 같다. 사진 찍기 좋은 곳이라기보다는 반지의 제왕의 그 이야기를 써놓으면 더 인기가 있을 듯하다. 


마음은 미래에 살고 현재는 언제나 슬픈 것

모든 것이 순식간에 지나가고 지나간 것은 또다시 그리움 되리니

푸시킨 -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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