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란 그런 걸까.
정의의 저울이 세상에 존재했다면 이렇게 답답하고 감당하지 못할 사건들이 사회에서 터지지 않았을 것이다. 힘의 균형은 항상 한쪽으로 치우쳐왔다. 가족단위, 마을단위, 지역단위, 전국단위에서 무언가 감투를 쓴 사람이 있고 힘은 그들의 손에 쥐어지며 특정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폐쇄적인 그런 특성 때문에 더욱더 그런 성향이 강하다. 이는 연극, 영화, 학교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특히 모임에서의 이런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날 때가 있는데 모임을 주도하던가 어떤 접근권한을 가지고 있다는 사소한 힘을 가지고도 그걸 휘두르려고 한다. 그런 사람들의 특징은 균형적인 시각이 많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똑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을 수는 없다. 서로 사람을 알아가면서 연애를 시작하는 단계에서도 상대방을 제대로 아는 것은 불구하고 자기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모른다.
사람인 이상 상대적으로 우위에 서서 이기는 싸움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세상은 공평하지 않고 불균형하기에 때론 그것을 감내해야 한다. 그러나 끝나지 않는 그런 불균형을 계속 용납한다면 약자들은 끊임없이 누군가에게 소모되는 대상으로 전락하게 될 것이다.
오리엔트 특급 살인의 백미는 추리를 통해 사건을 밝혀낸 것보다 마지막 에르큘 포와로의 대사였다.
암스트롱 대령께
이제야 답장을 보냅니다.
머릿속 생각으로나마
가슴속 생각으로나 마
어딘가에서 들으시리라 믿습니다.
이 사건의 진실을 밝혀냈지만
마음이 불편합니다.
인간의 영혼에 난 균열을 봤습니다
많은 이들의 무너진 삶 고통과 분노
이겨내지 못한 깊은 슬픔이
하나의 범죄를 여럿으로 불렸죠
인간은 이성적인 존재라고 믿어왔기에
저는 그 믿음을 바탕으로 질서와 체계, 지식에 의존해 왔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 대신에 가슴의 말을 따르려 합니다.
이번 사건으로 정의의 저울이
기울 어질 때도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저도 생애 처음으로 불균형을 감당하는 방법을 배워야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