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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Mar 08. 2018

의료와 생명

음성 한독 박물관

의료에 대한 것이 담겨 있는 음성 한독 박물관은 의학과 관련된 다양한 물건들이 전시되어 있고 현재 사람을 살리기 위한 의학의 발달사의 축약을 만나볼 수 있는 곳이다. 원시시대의 원시 의술의 경우 질병을 정령이나 악마로 인해 비롯된 곳이라고 보고 무주가 행하는 마술 방법에 의해 제거하거나 치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 왔다. 


한독의약박물관은 월요일에 휴관하니 가실 분들은 월요일을 피해 가면 좋다. 근대까지 우리 몸을 치료하는 방법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방법은 바로 약을 이용한 것이었다.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오나라의 의술을 기반으로 발달하기 시작한 고구려, 남조시대의 의학지식을 기반으로 발달한 백제, 중국의 한의방을 다른 국가들을 통해 간접적으로 접한 신라시대부터 다양한 의방들이 발달해 온다. 

인체의 내면을 중시한 의학기술을 발달한 동양과 달리 서양은 인체를 구조적으로 살펴보았기 때문에 외과 수술이 발달을 하게 된다. 오래전부터 서양에서는 외과 수술이 행해지는데 하나의 유기체로 동작하며 정신과 육체가 연결되어 있다는 관점과 인체 역시 신체의 도구적 관점으로 본 서양의 관점은 차이가 있다. 

위 세척기나 두개골 수술도구, 후두경, 관찰기를 비롯하여 검진에 필요한 도구들과 이를 토대로 실제 수술을 해야 하는 도구들이 전시되어 있다. 서양의학이 전 세계에서 주류 의학으로 자리 잡은 것을 불과 백여 년에 불과하다. 서양의학에서 외과학이 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오래전부터 발전해온 해부학에 기반하였는데 근대에 서양의학은 생물학 분야 등의 성과를 수용하면서 의료 수준이 상당히 향상되었다. 

서양의학의 정수는 바로 외과학에 기반한다. 지금 한국도 한의학도 있지만 주류는 서양의학의 외과학이라고 볼 수 있다. 제한적인 치료를 할 수 있는 한의학에 비해 인체를 세부적으로 바라보고 접근할 수 있는 외과학이 의료기술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하였다. 


이 공간에는 다소 낯선 도구들도 적지 않게 볼 수 있다. 의대를 다녀본 사람이 아니고는 이곳에 있는 오래된 의료기기를 만날 일이 대부분 없기 때문이다. 인체의 구석구석을 치료할 수 있는 도구들은 오랫동안 발전해왔고 지금은 시스템에 적응되어 진화하고 있다. 

환자의 내부를 엑스레이나  MRI 등을 통하지 않고 확인하기 위해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의료기구는 청진기다. 최초로 발명한 것은 1819년 프랑스 의사인  R.T.H. 라엔 네크로 초기에는 단이청진기의 형태로 발명되어 진화했지만 예전이나 지금이나 공통적인 것은  심음을 들을 때는 가슴 부분의 저음을 잘 들을 수 있도록 끝이 열린 종모양의 부분과, 고주파의 음을 감지해내는 납작한 반강체의 부분이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약이 획기적으로 발전하게 된 것은 1928년 페니실린을 발견하여 감영성 질병에 대한 항생제 치료법이 실행될 수 있게 만들었던 플레밍(Sir Alexander Fleming)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독의약은 제약회사이기에 플레밍에 대한 다양한 정보와 자료가 있었다. 포도상구균을 대상으로 연구하던 1928년에 세균의 배지에 오염으로 증식한 페니실리움 노타툼의 포자 주위의 무균의 환이 형성되는 것에서 시작해 세균 증식을 억제하는 기능을 가진 곰팡이를 발견해 낸다. 

우리 민족의 한약방의 약을 파는 곳과 서양의 약을 파는 곳은 조금 달랐던 것 같다. 서양에서는 액체 약물인 기름이나 시럽을 보관하기 위해 다양한 형태의 약병과 약단지가 만들어졌는데 한독 의약박물관에 있는 독일약국의 경우 전형적인 유리 약병을 사용해 실용성이 강조되어 있다. 그러나 유럽의 다른 나라들은 알로에 저장 용기로 추측되는 쀨릴레오 약병, 히포크라테스의 얼굴을 약병 등이 있었다. 

한독의약박물관 1층에는 서양을 비롯하여 중국이나 일본의 의약을 볼 수 있었다면 2층에는 우리 민족의 의약을 접할 수 있게 되어 있는데 약재를 갈 때 사용하던 17세기의 왕실용 놋쇠 약연부터 조선 성종 20년에 만들어진 구급간이방과 약을 빻는 도구들인 다양한 약연 기류가 전시되어 있었다. 약연은 가운데에 홈이 패어져 마치 배 같은 모양을 하고 있으며, 주판알 같이 생긴 연알의 가운데에 긴 막대를 끼워 앞뒤로 굴리면서 약재를 빻도록 만들어진다. 

이곳에 있는 오래된 우리 민족의 약과 관련한 도구들은 한의학의 기본 원리인 음양설에 입각하여 제작되었는데 약연, 약 맷돌, 약절구, 유발의 아랫부분은 음에 해당하고 연알이나 공이, 유봉 등의 윗부분은 양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한다. 

특히나 이곳에서 중요하게 등장하는 인물은 허준이다. 약을 다루고 있는 곳이어서 그런지 동의보감을 저술하고 조선 전기 의학을 집대성한 허준은 다양한 의학서적을 집필하였다. 내의로서 선조대에 왕실 진료에 종사하였으며 동의보감뿐만이 아니라 언해 구급방, 언해두창집요, 언해 태산 집요, 신찬벽온방, 벽역신방, 찬도방론맥결집성등을 완성하였다. 

이곳에서 재현된 것은 의원이 어린 환자를 진맥 하고 있고 어머니가 그것을 조심스럽게 바라보는 장면을 연출하였는데 옛날의 한의원은 환자를 치료하는 의원임과 동시에 약방 역할을 했다. 그리고 한의원의 대문에는 신농 유업이라고 써서 붙여놓았는데 한의학은 황제 씨와 신농씨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한독의약박물관은 소장 유물 1만여 점에 전시 유물은 4천여 점으로 이 중 600여 점은 상설 전시하고 있다. 1층에는 외국의 의약 자료를 전시해 놓은 국제관 및 (주)한독약품의 역사를 보여주는 한독 사료실(韓獨史料室)이 있으며 2층에는 우리나라 의약의 발자취를 보여주는 한국관(韓國館)이 있다. 이외에 면적 330㎡의 수장고, 300석 규모의 강당, 3300㎡ 규모의 약포, 330㎡ 규모의 온실로 조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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