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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Mar 08. 2018

문화의 거리

문경 점촌 탐방

시단 위의 도시 중에 인구가 어느 정도 이상이 되면 보행자 전용도로를 만드는데 대부분 문화의 거리나 젊음의 거리를 표방한다. 젊은 에너지가 넘쳐나 활기가 넘쳐나고 이는 다른 연령대의 사람들도 끌어들이는 풍선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문경시청이 있는 점촌의 동쪽으로 가면 일부 구간은 차량통행이 가능한 보행자 전용몰이 있다. 


문경 점촌 문화의 거리는 문경의 대표축제인 찻사발축제와 오미자축제, 사과축제를 연상하는 조형물이 설치되어 있다. 그리고 문경새재의 관문도 잘 표현되어 있다. 보통 어떤 거리를 조성할 때 콘셉트를 가지고 조성되지만 그 의미를 알아채리는 사람은 많지 않다. 

사람들은 일상생활의 모든 일이 별 무리 없이 흘러가기를 바라는데 마치 요술 주전자에서 나온 지니라는 요정이 순식간에 소원을 들어주듯이 말이다. 보행자 전용몰로 조성된 문화의 거리는 특색이 있으나 가로변에 있는 상점들이 특색이 없는 것이 조금 아쉬운 부분이었다. 

유명한 다른 성공적인 콘셉트 스토어들처럼 이곳이 잠시 시간 날 때 들러 재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도심의 공간으로 조금 더 조성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플래그십 스토어는 사람들로 하여금 몸소 걸어 들어와 체험하게 만들어주는 효과가 있다. 사람들은 거닐며 체험할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 스토어나 상당히 넓은 매장으로 조성된 메가 스토어에 끌린다. 

전용몰의 곳곳을 걸어 다니면서 이 구경 저구경을 하면서 돌아다녀 본다. 이미지 콘트라스트와 테마화는 체험을 강조하는 곳들에 콘셉트 라인을 부여하는 두 가지 기법으로 미술관 같은 곳에도 적용되지만 가로공간에도 적용이 된다. 

점촌 문화의 거리의 끝은 이곳이다. 이곳에서 저 끝까지 300여 미터가 조금 넘는 것 같다. 여러 곳을 여행 다니다가 보면 와우 이펙트가 상당히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어떤 공간에 들어서는 순간 그냥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것을 말한다. 

찻잔을 보니 문경에서 열리는 찻사발축제가 2달이 안 남았다는 것이 연상된다. 제3의 공간은 막 성숙기에 들어선 체험 사회를 대표하는데 어떤 중추적인 매혹 요소로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데 실제로 이곳을 찾아오는 사람들의 서스펜스를 해소시켜 준다. 

보행자 전용몰의 한쪽에 앉아 있는 이 선비는 과거를 보러 가기 위해 먼길을 움직여 문경새재를 넘어가는 사람을 연상시킨다. 평생을 공부해 입신양명하기 위해 가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았을까. 

어떤 이가 필자에게 밀양의 얼음골 사과도 맛있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문경사과도 그에 못지않은 것 같다. 아직까지 밀양 얼음골 사과를 먹어본 적이 없다. 문경사과를 마치 여인네의 몸처럼 만들어놓은 것은 매력이 있다는 것을 극적으로 표현하기 위해서인가.

점촌 문화의 거리는 도시의 규모보다 더 잘 조성되어 있는 느낌이다. 도시의 이벤트는 그 도시에 산다는 것에 대해 갖는 느낌의 본질적인 구성요소가 되는데 문화의 거리 같은 곳에서 펼쳐지는 도시의 이벤트는 공동체의 체험이다. 익숙한 장소에서 '상상의 옷'을 입히면 새로운 색깔이 만들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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