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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Mar 08. 2018

거제의 길목

오량성과 청곡리 지석묘

길목의 사전적인 의미는 넓은 길에서 좁은 길로 들어서는 것을 의미하지만 보통은 어떤 지역에서 다른 지역으로 행정경계가 달라질 때를 칭하기도 한다. 통영에서 거제로 넘어오는 도로에서 가장 먼저 만나는 것은 거제의 방어성인 오량성이다. 

사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는 거제도의 바다는 남해바다의 매력을 가지고 있는 곳이다. 육지에서 거제도로 넘어오는 방법은 가덕도에서 대죽도를 지나 거가대교를 타고 넘어오는 방법과 통영에서 신거제대교나 거제대교를 통해 건너오는 방법이다. 어느 곳을 통해서 넘어와도 멋진 풍광을 만날 수 있다. 

신거가대교를 건너오면 바로 거제도의 관광안내소가 있으니 거제도를 처음 찾는 사람들은 그곳에 들려서 물도 한잔 마시고 거제도의 지도를 받아가는 것도 좋을 듯하다. 관광안내소 옆에는 조선시대에 축조된 성인 오량성이 있다. 사등성과 고현성과 같은 축성법으로 쌓았는데 고려시대에 무인정권에 의해 살해당한 의종이 축조한 것을 조선시대에 와서 다시 수축하였다. 

오량성은 성의 둘레 1,172m, 높이 2.61m, 너비 5m. 경상남도 기념물 제109호로 지정되었다. 예전에 한 번 소개한 적이 있는 둔덕기성은 폐왕성으로 사태가 위급할 때 산으로 올라 피신해 살기 위한 목적으로 추후에 지었지만 이곳 오량성은 거제로 처음 피난 왔을 때 지어진 것으로 보인다. 

지금처럼 도로로 연결되지 않았을 때 거제도로 접근하는 왜적이나 적들을 방어하는 길목 방어성이라고 볼 수 있는 오량성은 《거제군지 巨濟郡誌》에는 “사등면 오량리에 있는데 주위가 2,150척, 높이가 13척의 석축성으로 조선 연산군 6년(1500) 경신(庚申)에 보(堡)를 설치하여 권관(權管)으로 진방(鎭防)케 하였다.”라고 적혀 있다고 한다. 

거제도로 들어오는 입구에는 작은 공원과 조형물이 설치가 되어 있는데 거제의 바다를 상징하는 갈매기와 둥근 원형 안쪽에는 물고기와 아이들이 노는 모습이 형상화되어 있다. 거제도는 즐거운 곳이며 여행의 묘미를 즐길 수 있는 곳이라는 것을 상징하는 것처럼 보였다. 

오량성을 보고 거제의 안쪽으로 조금 더 들어오면 경상남도 문화재자료 제88호의 청곡리 지석묘가 나온다. 지석묘는 청동기시대의 유적으로 이곳에는 3기의 지석묘가 있다. 남부지역에서 많이 분포하는 바둑판식 지석묘인데 이런 형태의 지석묘는 일본 쿠슈 북부에서도 확인되었다고 한다. 지석묘가 있는 것으로 보아 2,000여 년 전에 사람들이 살았던 것으로 보인다. 

지석묘가 있는 곳 앞에는 지석마을과 장좌마을이 있는데 지석묘를 덮어놓은 뚜껑돌의 머리가 향하는 곳의 마을이 망할 것이라고 하여 서로에게 돌려놓다가 지금은 중간에 놓았다고 하는데 마을 어디를 가더라도 참 소소한 이야기들이 많이 있는 것이 재미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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