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는 누군가 Mar 08. 2018

하동의 맛

맑은 공기와 산나물

가장 좋은 보약은 건강한 한 끼 식사라고 했던가. 고기도 좋고 회도 좋지만 가끔 먹는 산나물에 먹는 밥 한 그릇이 더 좋을 때가 있다. 육류라고는 볼 수 없는 밥상이지만 산에서 나는 나물로만 밥을 먹는 것은 즐거운 낙중 하나다. 공기 좋은 하동에 가면 각종 산나물을 요리하는 식당들이 있는데 드라이브도 즐기고 맛있는 한 끼도 먹어보려고 움직였다. 


하동으로 가는 길은 고속도로 IC에서 바로 나오는 것보다 국도변을 통해 산천을 감상하면서 여행하는 것을 권해 본다. 빠른 것보다 느림의 미학이 있고 느림의 미학 속에 자신이 지금까지 놓치던 것을 발견해볼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드라이브 길이기도 하지만 이곳은 남도 이순신 길이라고 불리는 백의종군로가 이어지는 길로 1구간부터 7구간까지 조성되어 있다. 

지리산의 수원지에서 나온 물이 굽이굽이 흘러 이곳까지 흘러내린다. 아직 겨울이 완전히 가지 않았는지 군데군데 살얼음이 눈에 뜨인다. 구경할 만큼 했으면 이제 먹으러 가봐야겠다. 음식점들은 주로 쌍계사로 들어가는 입구 쪽에 모여 있다. 그곳의 하동군 모범음식점 중 한 곳을 택해서 들어가 본다. 

음식점 입구에 있는 것을 빙어다. 빙어라 말 그대로 몸이 투명해서 깨끗하고 맑게 보이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몸은 뒤로 매우 가늘고 6~10도의 맑고 차가운 물에만 서식한다는 은빛의 빙어는 겨울에는 먹이를 잘 먹지 않는다. 기수와 담수 수역에 모두 서식하며 여름에는 수온이 낮은 깊은 물에 살고 있다가 봄철 번식기가 되면 얕은 물로 거슬러 올라가 산란 후 일 년의 생을 마감한다. 

하동에 가면 평사리 들판도 생각나고 야생녹차밭의 이국적인 풍경도 생각나지만 우선 먹고 생각해봐야겠다. 쌍계사 사하촌의 청운 식당의 산채 식단을 주문했다. 지리산은 무척 큰 산으로 해발 1915m에 달한다. 지리산 자락에만 무려 7개 시군이 얹어져 있다. 

눈으로 머리로 생각할 수 있는 대부분의 색깔이 산채 식단에서 만날 수 있다. 몸이 건강해지는 한 상으로 우선 젓갈이 가는 대로 나물을 집어서 먹어본다. 청운 식당은 군더더기 없이 실내에 들어서면 한쪽은 입식, 한쪽은 좌식으로 꾸며져 있으며 이 집의 대표 메뉴는 산채 더덕구이정식과 산채비빔밥, 재첩국이다. 

산채정식에는 죽순, 취나물, 고사리, 표고버섯, 달래 순, 도라지, 콩나물, 시금치 등 10여 가지 나물이 들어간다. 지리산에서 채취한 나물을 이용한다고 한다. 비벼먹어도 좋고 그냥 하나씩 집어서 먹어도 좋다. 이제 떠날 이유가 많이 생긴 봄이 오면 다시 하동으로 발길을 해서 먹고 보고 즐겨보아야겠다. 다음에는 이곳의 재첩국을 먹어보지 않았으니 그걸로 식사를 해볼 생각이다. 


이곳에서 식사를 하고 나니 건강한 간식 엿 한봉지를 그냥 주었다. 이 엿을 먹이고 싶은 사람이 있으니 챙겨본다. "엿 먹어" 

매거진의 이전글 선진리성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