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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Mar 17. 2018

천안 제4경

아라리오 조각광장

천안역보다 더 화려한 아경을 가진 곳은 천안터미널이 위치한 곳이다. 신세계 백화점과 함께 곳곳에 만들어진 조각들이 천안의 제4경이라고 불릴 만큼 멋진 야경을 만들기 때문이다. 아라리오 조각광장 혹은 조각공원이라고 불리는 이곳은 천안시 안의 또 다른 도시라고 불릴 정도로 문화와 예술이 공존하는 곳이기도 하다. 도심 속의 문화가 잘 녹아 있어서 그런지 처음 가본 사람들에게는 조금 독특한 느낌을 부여해준다. 


 세계적인 조각가인 아르망 페르난데스(Armand Fernandes)가 999개의 차축으로 만든 「수백만 마일」, 데이미언 허스트(Damien Hirst)의 「찬가」, 「채러티(Charity)」 등의 유명한 작가들의 야외 작품을 만날 수 있는데 독일의 저명한 미술 잡지 『아르트(Art)』는 아라리오 조각 공원을 꼭 가 봐야 하는 세계 미술 지도 속 한 곳으로 소개하기도 했었다. 

예전에 그냥 천안 터미널을 가끔 이용할 때는 그냥 작품 몇 개가 있는 공간이려니 하고 지나갔는데 우연하게 이곳에서 1박을 하다 보니 이런 작품이 눈에 들어왔다. 작품이 그렇게 난해하거나 추상적이 아니어서 일반인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대중문화는 도시적이고 민주적인데 앤디 워홀이 다양한 분야의 예술을 예술가들에게 설득하면서 대중문화에도 민주적인 요소들이 스며들어 갔다. 

해학적으로 보이는 코뿔소 상은 마치 쿵푸팬더에서의 코뿔소 스승을 그대로 복사해둔 느낌이 든다.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데 있어서 조명은 필수적이다. 미술 이론에서 빛은 일반적으로 햇빛을 의미하지만 인공조명이 만들어지면서 햇빛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예술의 관행에서 영원히 해방시켰다. 천안 4경 아라리오 조각공원에는 인공조명이 설치되어 있어서 언제라도 감상할 수 있다. 

어느 곳을 가던지 간에 터미널은 지나가는 사람들의 공간으로 무언가 시끄럽고 어지럽고 분주하기만 했는데 천안의 아라리오 조각공원은 이곳을 지나가는 사람들뿐만이 아니라 천안 시민들의 수준을 높여주는 문화공간으로서 그 역할을 충분히 해내고 있었다. 일명 이곳은 입장료가 없는 거리의 갤러리라고도 불린다. 

예술작품들을 보면 진정성이 무엇인가를 다시금 돌아보게 만든다. 착시와 환상을 다루는 것이 예술작품이지만 아이디어에 관한 믿음은 예술품을 만드는 예술가들뿐만이 아니라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반응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멀리서도 눈에 뜨일 만큼 아라리오 조각공원의 작품들은 상당히 그 크기가 크다. 굳이 설명을 보지 않아도 이 작품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수 있어서 좋다. 

엄청난 크기와 위용을 자랑하는 이 작품에서는 현대적이면서도 그로데스크 한 느낌이 묻어난다. 보통 괴이한 양식을 그로테스키라고 부르는데 이상미가 규칙과 질서를 구현하지만 그로데스크는 경계를 부수면서 그 차이를 모호하게 만든다. 

이제는 천안의 관광명소를 넘어서 충청남도의 명소로 자리 잡은 아라리오 갤러리, 아라리오 조각공원, 아라리오 조각 광장이라고 불리는 이곳에서는 예술과 문화뿐만이 아니라 삶의 철학까지 부여된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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