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조각을 맞춰야 하는가.
퍼즐이라고 하면 보통은 어려운 문제나 깊게 생각하게 만드는 문제를 의미한다. 대표적인 퍼즐로는 지그소 퍼즐을 들 수 있는데 잘라낸 조각의 수나 조각 모양의 다양성에 따라 그 난해도의 차이가 매우 큰 것이 특징이다. 겉으로는 성공한 인생을 살고 있는 도준은 사실은 기러기 아빠로 지내면서 점점 더 심해지는 의처증에 시달리며 살아가고 있다. 우연하게 와이프와 닮은 세련을 만나 부적절한 관계를 맺게 된다. 이후부터 그의 인생은 점점 꼬이기 시작한다.
단순한 실수로 치부하려고 했으나 그의 인생은 자신이 의도한 방향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한다. 겉으로는 미스터리 스릴러를 지향했지만 남성 주인공의 분노와 복수 감정만 부각되었을 뿐이다. 아내와 가족을 기만했던 과거는 잊은 채 자신이 협박당하는 것에만 몰두하며 퍼즐 맞추기를 시도한다. 도준이 사람을 찾는 과정은 무언가 설득력이 떨어진다. 그냥 폭력성만 난무하며 영화는 예기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간다.
퍼즐은 과연 맞추어질 수 있을까. 영화의 폭력성은 시간이 갈수록 커지고 무엇을 위한 폭력인지 그리고 퍼즐의 조각을 찾기 위한 실마리는 억지스럽기까지 하면서 영화는 산으로 가다 못해 가장 높다는 에베스트산을 등반하기 시작한다.
나름의 반전도 있기는 했지만 남자 주인공과 여자 주인공의 길 찾기는 여전히 요원하다. 1978년에 처음 시판되기 시작한 시머즐(shmuzzles)은 레이저 광선으로 잘라놓은 똑같은 모양의 168개의 조각을 끼어 맞추어 단 하나의 완성된 조합을 만들어내야 하는데 잘 못 끼운 경우에도 각 조각들은 서로 끼워지게 만들어졌다. 퍼즐이라는 영화는 잘못 끼운 남자의 인생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