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램 페이지

못 믿을 사람과 믿을만한 동물

사람답다는 것이 무엇일까. 사람답지 않은 사람들이 생각보다 상당히 많다. 자신의 이득에 의해서 정보를 악용하고 다른 사람에게 피해가 가는 것을 개의치 않는 사람답지 않은 사람들이 있다. 램 페이지는 그런 사람들에 의해 일어난 재난을 그리고 있는 영화다. 재벌기업은 큰돈을 벌기 위해 DNA를 조작하는 시험을 한다. 동물들과 곤충들의 유전자를 우주에서 조합하는 데까지는 성공하지만 우주에서 실험을 하다가 결국 큰 사건이 발생하게 되고 배합된 유전자는 지구로 추락하게 된다. 그중 세 개의 유전자가 고릴라, 늑대, 악어에게 들어가게 되고 이들은 초거대 괴수로 변하게 된다.


영화를 보고 나서 든 생각은 이 영화는 고릴라에 의한 고릴라를 위한 영화라는 점이다. 유인원 전문가인 데이비스는 어릴 때 구조해 보살펴온 고릴라 조지와의 특별한 유대감을 가지고 있다. 사람에 실망해서 동물들에게 애정을 가지게 된 데이비스는 갑작스러운 조지의 변화에 당혹해하면서 구하려고 하지만 조작 유전자에는 폭력성이 있어서 제어가 되지 않고 그는 모든 것을 원점으로 돌리기 위해 좌충우돌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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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조작은 아직까지 식량 등에 머물러 있지만 생체학적인 유전자 연구도 상당 부분 진행된 것으로 알고 있다. 생체학적 유전자 연구는 미래에 인간의 질병을 고칠 수도 있겠지만 혹성탈출처럼 인간이라는 종족을 멸종으로 몰아갈 수도 있다. 전 지구적인 재앙 앞에서 혼자 고군분투하며 인류를 구하기 위해 뛰어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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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장류는 인간을 포함하는데 물건을 잡을 수 있는 손과 발이 있는 척추동물을 통칭하며 원원아목과 유인원이 있는데 보통은 유인원을 의미한다. 원시 조상은 7,500만 년 전으로 올라가는데 가장 먼저 오랑우탄이 갈라져 나오고 그다음에 고릴라, 침팬지 순으로 갈라졌다. 그 후에는 알다시피 오스트랄로 피테쿠스나 네안데르탈인 등으로 갈라졌다가 현생 인류인 호모 사피엔스가 지구에 정착하게 된다. 인간이 저지른 문제를 고릴라인 조지가 해결사로 등장한다는 것도 재미있는 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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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에 대한 복수는 영장류가 가진 속성인 듯하다. 삶에 내재되어 있다가 자신도 모르게 튀어나오기도 하는데 이는 자신의 문제를 밖으로 돌리는 인간의 약한 내면에서 비롯되기도 한다. 인간의 끈질기고 강력한 욕구에 의해 유전자가 조작되었는데 이런 큰 문제는 그 문제와 상관없는 사람들이 피해를 입기도 한다. 우리 사회는 그런 수많은 일들을 보아왔다. 램페이지는 딱 볼만한 오락영화의 수준을 가지고 있다. 적어도 돈이 아깝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 수준의 영화지만 철학적인 성찰이 없는 것이 조금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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