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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의 밤

인간 심연의 악한 면

인간은 자신도 알지 못하는 내면의 다양한 색깔을 가지고 있다. 가장 많은 대화를 나누고 내면과 대면하게 한 사람이 했던 말은 자기 자신도 알지 못하는데 남을 아는 것이 쉽겠냐는 것이었다. 아직은 다른 사람들의 깊이 있는 곳의 내면을 잘 읽는다고 말할 수가 없다. 그리고 나 자신을 아는 것도 극히 일부라는 생각이 든다. 사람은 단순한 것 같지만 매우 복잡하고 복잡한 것 같으면서도 욕망 앞에서는 무척이나 단순하면서 욕구 지향적이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지만 실수를 하고 나서 하는 행동에는 큰 차이가 있다. 실수를 인정하고 다시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이 있는가 반면에 실수를 외면하고 돌아가는 사람이 있다. 한 남자가 돌이키지 못할 실수를 했다. 그로 인해 더 악한 남자의 복수를 이끌어내게 된다. 자신이 저지른 일에 대해서는 관대한 남자는 자신으 악한 본성을 다른 대상을 찾아 폭발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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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계속 생각하게 되는 것은 육체도 그렇듯이 정신은 겉으로 드러나는 바가 꼭 진실은 아니라는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말이다. 원래 아기와 어머니는 서로에게 애착을 형성하도록 생물학적으로 설정되어 있지만 아기의 인생에서 매우 결정적인 시기인 생후 24개월 동안 애착이 깨지면 아기의 발달에 심각하고 영구적인 손상을 가하게 된다. 물론 아버지로서 자녀를 돌보는 남성들 역시 관찰한 결과 여성 못지않게 따뜻하고 민감할 수 있기에 보완이 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영구적인 손상이 새겨지고 그걸 극복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애착 행동은 인간을 요람에서 무덤까지 결정짓는다고 알려져 있다. - 존 보울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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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건이 연기한 오영제라는 캐릭터는 모든 인성이 사라진 존재다. 발달된 뇌만을 가진 캐릭터로 어릴 적의 결핍이 극대화된 폭력성으로 드러났고 우발적인 살인을 하게 된 최현수 역시 정상적이지 못한 가정에서 자라난 남자로 이성적인 판단을 할 수가 없었다. 부모가 낳고 사회가 책임지지 않은 괴물들은 자신만을 생각하게 되며 다른 사람에게 치명적인 파괴력을 가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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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성이라는 것이 무엇일까. 사람에게는 누구나 폭력성이 잠재되어 있지만 그걸 잘 컨트롤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폭력을 통해 자신이 잘못되지 않았음을 증명하려고 했던 사례는 굳이 찾아보지 않아도 주변에 많다. 사회가 개개인이 가진 폭력성과 가정에서의 문제를 개인의 영역에만 둔다면 영화 속 사례가 현실이 되는 것은 막기 힘들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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