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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Apr 26. 2018

위봉산의 풍광

위봉산과 위봉폭포를 찾아 떠나는 길

등산하는 사람들 중 산을 정복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산이 허용했기에 그곳에 오를 수 있었을 뿐이다. 위봉산은 높이 524m에 불과하지만 완주 8경에 들어갈 정도로 빼어난 풍광을 자랑한다. 위봉산과 그 근처에 있는 동상지, 대아저수지를 드라이브하면서 멋진 풍광을 보는 잔재미가 있어서 좋다. 위봉폭포에서 약 500여 미터 거리에 있는 위봉사는 서동요로 유명한 백제 무왕 5년 (604년)에 서암 대사가 창건한 곳이다. 역사적으로 상당히 오래된 곳이어서 한 번쯤 가봐야 할 듯하다. 


문경의 고모산성도 멋진 산세에 산성이 잘 어울리지만 위봉산성 역시 위봉산에 잘 어울리는 풍광을 만들어낸다. 완주 위봉산성은 2006년에 국가지정문화재인 사적 제471호로 지정한 곳이다. 조선 후기 숙종 대에 변란을 대비하고 주민들을 대피시킬 목적으로 쌓은 성이다. 현재는 성벽과 성문 4개소, 포루지(砲樓址) 13개소 등이 잘 보존되어 있다. 

성벽 둘레는 약 8천500여 m, 높이는 1.8-2.6m이며, 성 안 면적은 1백66만여㎡에 이른다. 전형적인 포곡식 산성의 형태를 띠는 위봉산성은 계곡을 긴 몇 개 봉우리를 둘러싸고 있다. 변란이 있을 때 태조 이성계의 영정과 전주사고에 보관한 왕조실록을 옮겨놓기 위한 목적이기도 하다. 

특튼하게 쌓인 성벽이 저 밑으로 이어지고 위에 녹색의 푸르름이 함께 한다. 완주에서 드라이브할만한 도로를 꼽으라면 이곳은 세 번째 손가락 안에 들어간다고 단언할 수 있다. 

이제 위봉폭포를 보러 고개를 넘어 내려왔다. 이곳에는 구석구석에 나름 마음에 와 닿는 문구들이 있다. 


"길 위를 걷는다는 동행은 인연이니 내 평생 동무되어 같은 곳 바라보네 전과 답  문서 쌓이듯 우정 쌓여 가누다"

-  시인 이선녀

남쪽 사면에 있는 높이 60m의 위봉폭포는 깎아지른 듯한 절벽에서 쏟아지는 2단 폭포로 기암괴석이 한눈에 들어온다. 낮고 경사가 비교적 완만한 폭포는 케스케이드라고 부르는데 보통은 작은 폭포가 이에 해당한다. 위봉폭포는 국내의 폭포 중에 낙차가 있는 편에 속한다. 어떤 경우에는 물웅덩이의 깊이가 폭포를 형성시킨 절벽의 높이와 거의 같기도 한데 이는 결국 절벽은 붕괴되고 폭포는 후퇴하게 만든다. 

이곳은 조금 더 먼저 와서 찍은 사진이라서 그런지 아직은 황량해 보이는 모습이다. 지금은 짙은  녹색이 우거져있을 듯하다. 국지적으로 수로의 경사가 커져 격렬한 흐름과 물보라가 발생하는 것은 여울이라 하는데 영화에서 보면 물에 빠졌을 때 위와 아래를 구분하지 못하게 만들기도 한다. 

최대한 가까이까지 다가가서 물이 흘러내리며 시원하게 물소리를 내는 소리에 귀를 기울여본다. 이곳에서 떨어지는 물은 언젠가는 바다에 이르게 될 날이 올 것이다. 그렇게 흘러가는 물을 보고 있으니 필자가 흘러들어가게 될 미지의 그곳을 상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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