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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May 07. 2018

자연 속의 미술

천안 리각미술관

태조산 미술관이라도 불리기도 하고 이종각 미술관이라도 불리는 리각미술관은 천안 예술의 전당과 함께 천안의 예술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다. 조각가 이종각을 기념하기 위해 만든 미술관으로 야외 조각 공원과 실내 전시 공간을 활용하여 현대 미술의 실험들을 전시하여 사람들의 정신을 살찌우는 곳이다. 1993년에 개관한 이곳의 규모는 야외 조각 공원 1만 5700㎡[4,750평], 지상 2층의 실내 전시 공간 850㎡[260평]으로 구성이 되어 있다. 

리각 미술관을 처음 찾아왔는데 첫 느낌은 자연 속의 미술을 표방했다는 것이다. 조각가였기 때문에 자연 속에 조각 작품을 전시하는 것이 자연스러워 보이지만 천안의 태조산과 잘 어울리는 것도 또 하나의 강점이다. 이종각 조각가는 색맹이라는 장애를 가지고 있었지만 무려 55년 동안 조각에 심취하여 조각계에 모더니즘의 정신을 불어넣었다. 

하늘이 어둡고 날이 흐렸지만 태조산의 진한 녹색이 어두운 하늘을 밀어내는 느낌이다. 이종각 조각가가 예술을 할 수 있는 데에는 어머니의 묵묵한 지원이 있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예술을 하면 밥을 빌어먹는다라는 사회적 편견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아들의 꿈이 이루어지길 응원하면서 사랑을 베풀었다고 한다. 

이종각 조각가의 작품들을 보면 독특한 느낌이 있는데 이는 유럽 예술의 영향을 받으면서 변화했다고 한다. 유 럽을 갔던 이종각 조각가는 유럽의 한 미술관을 찾았다가 부랑쿠시가 만든 작품을 보게 된다. 


“조각계의 거장 부랑쿠시가 밤나무로 만든 작품을 접했는데 쩍쩍 갈라져 커다란 틈새가 벌어진 그 작품이 전혀 흉하지 않고 아름답게 느껴지는 것에 충격을 받았지요.”


이종각 조각가의 명제는 확산 공간과 응축형의 변주로 축약할 수가 있는데 이는 국내 조각계의 모더니즘의 한 흐름을 만들어낸다. 

위에는 차를 마시면서 담소를 나눌 수 있는 공간과 다양한 예술가들의 작품들을 전시해서 사람들이 감상할 수 있는 전시실이 만들어져 있다. 이 관장이 이 미술관을 만들게 된 데에는 노르웨이 스톡홀름에서 밀레의 정원을 보고 나서부터라고 한다. 

5월 중순까지 2층에서는 조현익 개인전으로 가족사진이 전시되고 있는데 뷰파인더로 보는 조금은 독특한 사진 등을 만날 수 있다. 작가는 작품으로 이야기해야 한다고 한다. 현대미술의 실험무대로 이곳을 조성했듯이 작가는 자신만의 작품을 보여줄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을 꿈으로 생각한다.


천안 리각미술관은 시민들과 소통하기 위한 창의적인 프로그램을 분기별로 운영하고 있고 야외조각공원에서는 여유를 느끼고 실내 전시공간에서는 화가 나 사진가, 작가 등의 작품이 연중 전시되어 사람들과 만나게 해주고 있다. 눈부신 봄의 빛이 내리며 대지를 화사하게 조각하고 있는 공간에 봄의 나른함이 가득하다. 고요의 미덕이 공간을 메우고 굽이치는 야외 조각공원을 걸으며 상념에 빠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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