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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May 14. 2018

도쿄에서의 인연

도쿄의 뒷골목을 돌아다니는 재미

ほんとうに

신주쿠 역 뒤로 조금 더 가면 야키도리 거리가 있다. 365일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많은 사람들이 그곳에서 음식을 즐긴다. 그곳에는 젊은 사람부터 시작해서 나이 든 사람과 국적을 가리지 않고 많은 사람들이 찾는데 처음 찾는 사람들은 찾기 힘들지만 도쿄에 대해서 아는 사람들은 쉽게 그곳을 데려간다. 


비가 무척이나 많이 떨어지는 날 이곳은 혼잡할 수밖에 없다. 캐노피가 설치가 되어 있지 않아서 우산을 들고 왕래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사쿠라가 위에 꽂혀 있고 야끼도리의 맛을 보기 위에 찾아오는 사람들로 인해 이곳은 매우 분주하다. 딱 일본스러운 공간이며 일본 맛의 서민적인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곳이다. 

그곳 중 한 곳을 들어가 본다. 이곳에서 먹는 음식들은 대부분 평타 이상을 할 정도로 맛이 괜찮다. 특히 야채볶음이나 마늘을 간단히 구워내어 주는 맛도 참 좋다. 옆에 있던 남자 두명과 이야기하다가 한국의 어디에 사냐고 물어서 대답해주었더니 서울근처에 사는것이 아니냐고 되묻는다. 물론 도쿄야 크니까 2시간 거리가 다 영향권이지만 한국은 그렇게 크지 않아서 차로 두시간 거리면 다른 도시라는 말로 대답해준다. 

이날 이곳에 온 사람들은 일본인이 대부분이었고 일본계 미국인도 있었다. 20대 초중반의 이들은 매우 즐거워 보였다. 이런저런 이야기와 이날 갔다 온 야스쿠니 신사 이야기를 했더니 일본 도쿄에 살면서도 한 번도 안 가본 사람도 있다면서 놀랍다는 반응까지 보였다. 생각해보니 한국 서울에 살면서도 경복궁을 한 번도 안 가본 사람이 있는 것도 이상할 일은 아니다. 어떻게 하다가 나이 이야기가 나왔는데 필자의 나이를 듣고 모두들 놀라는 눈치다. 30대 초반에서 중반으로 생각했다는데... 무척 감사하다. 

생선을 100% 넣어서 만든 어묵과 통마늘을 구운 요리를 주문했다. 역시 일부 음식점만을 제외하고 일본은 먹다가 다 털릴 정도로 먹을 것이 너무 많은 나라다. 어묵의 쫀득함과 마늘의 고소함이 잘 어울린다. 이참에 시원하게 만든 사케도 하나 주문해본다. 

좁지만 1층과 2층에 있는 요리를 모두 담당하고 있는 요리사 겸 사장이다. 영어도 상당히 유창해서 대화가 잘 이어지는 사람이다. 

이제 1870년에 창업해서 지금까지 운영을 하고 있다는 아사쿠사의 한 음식점을 찾았다. 오코노미야키인데 맛이 고소하면서도 진득한 느낌이 좋다. 일본에서는 1800년대에 창업한 집이 적지 않기 때문에 영업한 지 150년 정도 되는 집들 가지고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일본인은 많지 않다. 

미소가 이뻤던 여성분은 이날 소원을 빌기 위해 이곳에 친구와 같이 왔다. 전통적인 일본형이 아닌 서양인과 피가 섞인듯한 사람으로 도쿄의 시부야 근처에 거주하고 있다고 한다. 

웃으면서 할 말은 다하지만 영어는 잘 못해서 친구의 입을 빌어서 대화를 했다. 적당하게 먹고 일어나면서 전철의 라인의 이름으로 사용할 정도로 잘 알려진 아사쿠사를 잘 둘러보라는 말을 하고 떠나본다. 

도쿄항이 인접해 있기 때문에 생으로 먹을 수 있는 것들이 백화점과 지하상가 주변에 무척이나 많이 있다. 마치 독도 새우와 비슷한 것과 한국의 새뱅이와 비슷한 것을 구매해보았다. 생새우는 내장까지 먹을 수 있는데 처음 먹는 사람들은 잘 먹지 못할 수도 있지만 워낙 독도 새우를 좋아하는지라 어렵지 않게 먹어볼 수 있었다. 

숙소로 돌아와서 생새우를 먹다가 한 외국인 남자를 보게 된다. 키가... 상당히 커서 눈에 뜨였다. 2미터가 넘어 보여서 물어보았더니 210cm라고 한다. 혹시 운동선수냐고 물었더니 운동을 할 수는 있었지만 지금은 커피 기계를 파는 곳에서 일하고 있다고... 체코 사람으로 체코가 생각보다 경기가 좋지는 않지만 나쁘지 않다고 했다. 27살로 25살의 여성분과 결혼했는데 여성분이 마른 체형인데 배가 살짝 나와 있는 것으로 봐서 혹시 임신했냐고 물었더니 3개월째라고 해서 신의 축복을 빌어준다는 말로 인사말을 대신했다. 여성분은 말이 별로 없이 눈인사만 주로 했는데 남성분은 상당히 시원시원하게 대화를 나누는 편이라서 즐거운 캐릭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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