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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May 17. 2018

역사속의 건축물

도쿄역은 전통적인 건축양식으로 지어졌다. 

도쿄도 지요다 구에 있는 도카이 여객철도, 동일본 여객철도, 도쿄 지하철의 역인 도쿄역은 일본의 대표적인 아름다운 건축물이다. 서울역과 같이 도쿄를 상징하는 곳이지만 교통의 중심인 신주쿠 등에 비하면 규모가 작다. 대신 앞에 조성된 공간은 어떤 역사보다 깔끔하고 심플하다. 북쪽은 일본 다리가 있는 입구라는 뜻의  니혼바시구치(日本橋口), 역 서쪽은 마루노우치구치(丸の内口), 동쪽을 야에스구치(八重洲口)와 연결된다. 

1908년부터 건설이 시작되어 1914년 12월 18일 완성된 도쿄역은 1943년 태평양 전쟁 당시 미군의 도쿄 대공습으로 소실되었다가 1947년 응급 복구가 되었다. 도쿄를 대표하는 도쿄역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했는데 직접 가서 보니 와볼 만한 가치가 있었다. 

도쿄역을 처음 보는 순간 도쿄역의 건축적인 상징은 벽돌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인류는 기원전 8,300여 년 전에 진흙 벽돌로 집을 지었는데 인공 내화벽돌이 나온 것은 기원전 3,000여 년경 메소포타미아에서 처음 생산이 된다. 이후 근대적인 형태의 벽돌은 12세기 중반에 독일에서 발명되었는데 지금까지도 벽돌이 건축물에 쓰이는 이유는 풍화작용에 강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건축가들은 벽돌은 '오래된' 건축을 표현하기도 하지만 상징적인 건축물에 사용되면 유용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역전이라기보다는 정원에 가까운 곳이 도쿄역이다. 멈추어 서서 가만히 보면 일본의 건물, 공간, 공원은 모두 디테일이 살아 있다. 멀리서 보면 멀리서 보는 대로 가까이서 보면 가까이서 보는 대로 모두 그만의 특색이 살아 있다. 거대한 마천루와 수많은 상품이 진열되어 있는 상점가는 무언가 사람을 지치게 하는 측면이 있지만 도쿄역이 있는 마루노우치 지구는 가슴을 뻥 뚫리게 하는 안정 효과가 있다. 

도쿄역을 가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건축양식이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느낌을 받게 될 것이다. 서울역을 지은 것도 일본이고 건축양식은 동일하다. 그러나 도쿄역이 더 멋스럽고 관리가 잘 되어 있다. 서울역 앞에는 노숙자들과 오가는 사람들이 교차하는 번잡한 느낌이지만 도쿄역은 한적하면서도 쾌적하다. 

도쿄역사같이 시간을 뛰어넘어 존재하는 내적 형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공간의 핵심인 재료의 본성을 활용하여 축조적 표현을 적재적소에 담아내야 한다. 서울 역사는 오래된 건물은 지금은 보존의 공간으로만 남겨져 있지만 도쿄역사는 오래된 역사를 그대로 활용하고 안으로 들어가면 현대적인 공간으로 재창조되어 있었다. 

신주쿠 만 여러 번 봐서 그런지 몰라도 도쿄역사는 신주쿠에 비해 상당히 한가해 보인다. 그리고 이곳은 도쿄 지하철 24시간, 48시간, 72시간권을 사용해서 들어가지 못한다. 물론 JR 이용권이 있다면 들어갈 수 있다. JR과 도쿄 지하철 이용권을 사용하기가 번잡하다고 생각하는 분이라면 충전카드를 이용하면 된다. 

도쿄역 재료의 본성을 단적으로 이야기하라면 말하기 쉽지 않다. 재료의 본성에 맞도록 건축을 하는 것은 특이한 조건의 범위 내에서 그것에 맞는 형태를 발전시켜 축조해야 된다는 의미다. 100년도 훨씬 이전에 도쿄역은 도쿄를 상징하는 건축물이 되기 위한 방법을 고안했을 것이다. 그리고 주변에 마천루가 빼곡히 들어선 가운데에서도 자신만의 색깔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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