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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May 19. 2018

하동마을

노량마을과 아름마을

전국에는 셀 수 없이 수많은 마을들이 있다. 그러나 서울과 입구 밀집지역을 제외하고 점점 마을이 사라져 가고 있다. 그래서 이제는 전국에 있는 사라져 가 버린 마을 이야기와 아직은 사라지지 않았지만 점차 없어져가는 마을 이야기를 담아보려고 한다. 지리산, 섬진강, 화개장터, 한국의 알프스 등으로 불리는 하동은 여행지로 좋은 곳이지만 사람들이 주목하지 않은 마을에 대한 이야기들도 많은 곳이기도 하다. 


하동역시 바다와 면해 있는 지형을 가지고 있지만 보통 하동 하면 지리산을 먼저 생각한다. 하동의 남쪽에는 금성면, 금남면, 진교면은 남해의 바다와 면해 있다. 그중에서 좁은 해역을 끼고 있는 노량리는 노량해전이 일어났던 역사적인 장소이기도 하다. 바다의 해류가 급변하는 노량은 이순신 장군이 노량해전을 통해 왜군을 크게 격퇴하였다. 남해군을 돌아가는 길은 너무 멀었기에 가깝게 통과할 수 있는 노량의 좁은 해변을 통과하던 왜군을 예측하였다. 

저 앞에 남해군을 마주 보고 있는 곳이 노량리의 노량마을이다. 노량마을에는 해안길을 따라 벽화마을처럼 조성이 되어 있다. 마을의 동쪽에서 서쪽으로 걸으면 이순신 장군의 어린 시절부터 노량해전에서 전사하기까지의 이야기가 그려져 있다. 그 유명한 나의 죽음을 적에게 알리지 말라는 말을 했던 곳이기도 하다. 

노량해협은 폭이 600미터에 불과하지만 수심이 깊고 조류가 빠르다. 남해도와 육지를 연결해주는 가장 짧은 수로이기도 하다. 하동에는 이순신 장군의 흔적을 따라 걸어보는 백의종군로가 있는데 노량해협이 자리한 것과 무관하지가 않다. 

한적한 시간 이곳에서 낚시를 즐기는 사람도 있고 어구를 손질하는 어촌 사람들도 눈에 뜨인다. 노량해전에서 전사한 이순신 장군을 기리는 충렬사가 만들어졌는데 충렬사는 1973년에 사적 제233호로 지정되어 있다. 

노량마을회관이 있는 이곳을 여행하는 것은 5월이나 여름보다 벚꽃이 만개하는 4월 초에서 중순까지가 가장 좋은데 이때 벚꽃과 함께 푸른 바다를 보는 남해만의 색다른 풍광을 만나볼 수 있다. 노량마을 선착장에서 출발해서 관광유람선으로 다도해의 비경을 만나볼 수 있다. 

얼마 전 일본을 갔다 와서 그런지 일본과 한국이라는 양국의 애증의 역사를 다시금 생각나게 만든다. 육지에 붙어 있는 중요한 요충지이며 대륙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한반도는 섬나라 일본이 오래전부터 탐내던 곳이었다. 국가의 틀을 가지기 시작하기 시작한 일본은 도요토미 히데요시뿐만이 아니라 에도 막부 시절을 지나 메이지 유신으로 열강의 틀을 잡았던 그때도 정한론이 부각되었다. 이순신 장군의 혼이 마지막 잠들은 노량마을이다. 

노량마을에서 조금 더 동남쪽의 해안으로 오면 웅장하면서도 산세가 넉넉한 금오산이라는 곳을 만날 수 있다. 이 산에 올라가면 남해 바다 전체를 조망할 수 있다고 한다. 매년 신년에 해돋이 구경을 하러 오는 사람들이 오는 산으로 연대봉은 연꽃 열매처럼 생겼다가 하여 이름이 붙여졌다. 

조금 더 이동을 하면 경상남도 하동군 진교면 진교리 302-4에 있는 진교 공설시장이 나온다. 평소에는 상설시장으로 이용되지 않다가 민다리장으로 3일과 8일에 장이 열리는데 경남 사천시와 남해시에 인접해 있어서 해산물의 유통이 많은 곳이기도 하다. 

하동에서 생산되는 자기가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 많지 않지만 이곳에서는 취화선이 촬영되기도 했던 사기장이 있는 사기 아름마을이 있다. 사기 아름마을에는 새미골요, 하동요, 현암 요등이 있는데 자기는 많이 생산되고 있지 않지만 여름에 연꽃이 아름답게 피는 곳이 있어서 둘러보는 여행지로 의미가 있다. 

문경의 찻사발이 가장 활발하게 그릇을 생산하지만 자연에 순응하면서도 자연스러운 멋이 두드러지는 찻사발은 서민의 그릇이다. 이곳은 연꽃이 많기에 백련리로 불리는데 옛 이름은 샘 문골로 백련리의 옛 가마터에서 일본의 국보로 칭송받는 ‘이도다완’과 같은 파편이 대량으로 출토되기도 했다. 

꽃이 아름답게 피어 있는 장면도 볼 수 있고  진흙탕에서 나와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맑은 향기를 내뿜는 연꽃을 비롯하여  양팔을 펼쳐 껴안은 둘레를 뜻하는 ‘아름’이라는 순우리말처럼 풍요와 공동체 정신이 살아 있는 것처럼 청정함과 순결함을 느낄 수 있다. 


하동의 조그마한 마을이지만 이순신의 마지막을 지켜보았던 노량마을과 일본의 국보로 칭송받는 이도다완과 같은 파편이 나온 아름마을은 나름의 이야기를 간직하고 그곳에서 머문 채 사람들의 발길을 기다리고 있다. 오늘의 마을 이야기는 하동의 남해에 자리한 노량과 아름이라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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