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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May 19. 2018

대전 십무

봄날 춤 나들이 공연

인류에 있어서 춤의 역사는 오래되었다. 춤은 단순히 무언가를 상징하는 것을 떠나 그 민족의 삶과 애환을 승화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지역마다 아리랑도 의미도 다르고 리듬도 다르다. 대전을 상징하면서 브랜드화한 춤에는 대전 십무가 있다. 대전 십무는 성격이 다른 10개의 작품이 옴니버스식으로 엮었는데 그 속에는 대전의 설화와 풍습, 인물, 환경, 종교 등이 담겨 있다. 춤에 대전을 오롯이 담아놓은 것이다. 


대덕구에서 가장 잘 조성된 공원인 동춘당공원은 은진 송씨인 효종 때 병조판서를 지낸 송준길(宋浚吉)이 자신의 호[同春堂]를 따서 건축한 별당이 있는 곳이다. 동춘당을 중심으로 종택이 있는데 그 후손들이 사는 건물과 보물 제 209호로 지정된 건물 등 조선 중기의 양식을 보여주는 건축물이 있다. 

동춘당 고택을 중심으로 인근 아파트 주민의 휴식 공간이자 대전의 명품 공원으로 자리 잡게 된 것은 2009년과 2010년 동춘당 명품공원화 사업을 진행하여 재정비된 결과 오늘날의 이 모습으로 변모했다. 이 부근의 면적은 1만 7천여 평에 달하는데 오래된 고택뿐만이 아니라 휴식을 할 수 있는 산림 등이 잘 조성되어 있는 곳이다. 

공원이 꽤나 잘 조성되어 있는데 사계절마다 이곳에서는 공연을 비롯하여 작은 연주회와 대덕구만의 축제가 열리는 곳이기도 하다. 사각형의 정자 주변에는 작은 연못이 조성되어 있고 아치형의 다리가 만들어져 있다. 

회덕 동춘선생 고택에서 이날의 공연이 열린다. 비교적 옛사람들의 흔적이 없는 대전에서 송준길 선생은 어려서부터 이이(李珥)를 사숙(私淑)했고, 20세 때 김장생(金長生)의 문하생이 된 사람이다.  

동춘당 공원에서 선보이는 정은혜 예술감독이 기획한 봄날 춤 나들이 공연 대전 십무는 5월 19일 오후 7시 30분, 5월 20일 오후 5시에 동춘당 종택 뜰에서 무료로 감상할 수 있다. 이 공연은 정은혜 민속무용단이 주최 및 주관하였고 대전 평생학습관 협력, 대전광역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대전광역시 교육청의 후원으로 진행된다. 

본 공연이 있기 전 리허설 하는 공연장을 찾았는데 대전 십무는 대전의 명소 뿌리공원과 연관 있는 본향, 사육신의 박팽년의 지조와 절개를 담은 취금헌무, 갑천의 전설을 그린 갑천, 그리움, 유성온천의 기원과 설화가 녹아  잇는 유성학춤등으로 구성이 되어 있다. 

대전 십무가 창단된 것은 벌서 30년이 넘은 1986년으로 창단된 이래 대한민국 무용대상 수상을 비롯하여 대전에서 대전십무공연을 상설 공연으로 올해에만 12월까지 20회의 공연을 할 것이라고 한다. 공연에는 40여 명의 출연자가 참여해 1시간 10분 정도 공연을 하게 된다. 

대전에서 그렇게 오래 살면서도 대전 십무라는 대전을 상징하는 공연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은 처음 접하게 된다. 동춘당공원의 고택에서 열리는 공연은 대전의 전통을 상징하기에 그 의미가 더 크게 다가온다. 대전 십무는 동춘당 종택 뜰에서 선보이는 공연을 비롯하여 이달 23일, 25일, 28일, 30일 오후 2시에 대전 평생학습관에서 접해볼 수 있으며 6월 7일 오후 2시, 6월 8일 오전 10시 30분, 12월 10일 ~ 14일 오전 10시 30분, 12월 17일 ~ 18일 오전 10시 30분에 만나볼 수 있다.  

일제 강점기 때 조선의 주세를 걷기 위해 집에서 빚던 술을 금지하면서 우리네 전통술 명맥이 끊겼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그 술빚기가 전해져 내려오고 있다. 동춘당에서도 가양주-국화주를 이어가는 기능보유자 김정순 씨가 대전광역시 무형문화재 제9-나호로 지정되어 동춘당 송준길 조가의 궁중의 술 비법을 이어오고 있다고 한다. 

보통 고택에 종가 분들이 거주하는 곳이 많지 않은데 이곳은 종가 분들이 거주하고 있어서 사람 냄새가 난다. 공원 한가운데에 거주하고 있다는 것도 참 의미가 있다. 불천위 제사뿐만이 아니라 제례가 전승되고 있다. 동춘이란 "살아 움직이는 봄과 같아라"라는 선생의 호를 따라 지은 것으로 이곳에서 독서와 교육을 하면서 인재를 양성하던 곳이었다. 

매년 4월에는 이곳에서 동춘당 문화축제가 열리는데 대전 대덕구의 대표축제로 자리매김한 지가 벌써 22회째를 맞이했다. 동춘이라는 호에서 비롯된 것처럼 살아 움직이는 봄이 느껴지는 공간이다. 대전 십무가 아름답게 운무를 보이면서 봄을 말하듯이 동춘당 공원의 운무도 화려하게 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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