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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May 24. 2018

토끼와 거북이

사천의 아름다운 비토섬

사천에 있는 비토섬을 몰라도 토끼와 자라 이야기는 대부분 안다.  그 내용은 별주부전으로 꾀쟁이 토끼와 충성스러운 자라의 만남을 그린『별주부전』. 바다 용왕은 줄곧 놀이와 술을 즐기며 지내다가 그만 다시는 일어나지 못할 병에 걸리고 마는데 병을 낫기 위해서는 토끼의 간을 먹어야 한다는 내용이다. 


사천에 있는 비토섬은 실제 별주부전의 배경이 되는 곳이라고 한다. ‘토끼전’ 외에 별주부전(鼈主簿傳)·토별가(兎鼈歌)·수궁가(水宮歌)·토공전(兎公傳)·토별산수록(兎鼈山水錄)·토생전(兎生傳)·수궁전·퇴별전·토처사전(兎處士傳)·토공사(兎公辭)·별토전(鱉兎傳)·토(兎)의 간(肝)·불로초(不老草)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고 있는 고전 중에 고전이다. 

비토섬에는 비토 국민여가 캠핑장을 비롯하여 주변을 한 바퀴 가볍게 돌아볼 수 있는 길로 조성이 되어 있다. 비토섬에는 토끼섬, 거북섬, 목섬, 월등도가 있고 토끼와 거북이에서 용왕이 등장하는 배경으로 육지와 바다 사이에 두 번식 나타났다 사라지는 갯벌이 있어 자연 생태 체험관광지로 주목을 받고 있다. 

캠핑장이 상당히 잘 조성되어 있는 곳인데 이곳까지 차를 가지고 오지는 못하고 입구에서 전화를 하면 캠핑장에서 운영하는 카트로 사람을 태우러 온다. 녹색의 자연향기가 넘치는 곳으로 걸어 들어간다. 우선 자라 캠핑 자이 먼저 눈에 뜨이는데 여름에는 자라 캠핑장 주변에 물놀이 시설이 있어서 인기가 많은 사이트다. 

사천시에는 이 정도 뷰를 볼 수 있는 곳은 많다. 비토섬에서는 매년 별주부전 축제도 열리는데 올해로 5회를 맞이한 별주부전 축제는 테마파크 일원에서 지난 4월에 열렸다. 

여름에는 물이 채워지고 아이들을 위한 공간이자 가족들을 위한 공간으로 변신한다. 한 여름의 휴가철에 이곳을 방문하면 열도 식힐 수 있고 캠핑장의 아래쪽에 내려가면 해수욕도 즐길 수 있다. 

사천의 아름다운 해안선을 따라 데크길이 조성된 것은 2010년이지만 놀이공원과 캠핑장들이 조성된 것은 2012년이라고 한다. 아직까지 비토섬에 별주부전 테마파크가 있는지 모르는 사람들도 많지만 점차 사천의 명품 관광지로 자리매김해나가고 있다. 

항공의 도시로 많이 알려진 사천시지만 남해의 유명한 시장인 삼천포를 비롯하여 적지 않은 비경을 자랑하는 섬들도 주변에 즐비하다. 별주부전의 스토리텔링과 함께 지역의 랜드마트로서의 의미와 사천의 비경이 어우러진 공간이다. 

스토리텔링도 좋고 아름다운 비경도 좋지만 캠핑을 가려면 우선 놀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감성을 주제로 한 감성 캠핑도 좋지만 감성에는 음악이 함께하면 더 좋다. 그리고 럽(문지르다는 뜻)으로 허브와 향신료 등을 잘 섞어서 혼합한 뒤에 바비큐 할 고기나 마리네이드(고기나 생선에 향미를 넣는 것)한 생선등을 가져가면 더없이 좋다. 

별주부전 테마파크에는 캠핑 데크뿐만이 아니라 글램핑 시설과 많지는 않지만 펜션도 있다. 

별주부전의 캐릭터들을 닮은 작은 캠핑카도 있다. 저속에 들어가면 별주부전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까. 집에서 보내는 시간은 온전히 자신만의 시간을 가지는 곳이지만 야외에서의 생활은 다른 환경을 받아들이는 일이다. 

역시 남해의 풍광은 동남에서 보는 풍광과 맞닿아 있다. 즐거운 삶이라는 것은 넘쳐서 감당 못하거나 모자라서 아쉬운 것이 없는 그런 삶이 아닐까. 모두에게 각자만의 경험은 존재한다. 자신을 위해 떠난 여행에서 마주한 사소한 것들과 풍경에 대한 경외감이 새록새록 가슴에 새겨진다. 

차는 쏜살같이 이 순간을 지나가지만 사진을 이 순간을 기억한다. 별주부전의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의 배경이 되었던 비토섬의 하루는 이렇게 지나가지만 남해의 바람에 흔들려보기도 하고 햇볕을 내려쬐면서 깊이 나를 받아들이고 평소 만나보지 못한 풍경 속에 스며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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