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네이버의 철수
글을 쓰는 사람이기에 네이버 모바일의 뉴스 글과 관련된 이야기를 그 회사에서 일하는 지인과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다. 필자가 이런 이슈의 글을 쓰기를 바랐기에 보내준 링크로 들어가서 글을 읽어보았다. 글의 요지는 네이버는 뉴스라는 공간의 섹션을 비우고 새로운 것을 채운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지금 사회가 바라보는 것처럼 네이버가 뉴스를 편향적으로 노출하지는 않았다. 온갖 게 모여서 어쩔 수 없이 바다처럼 짜질 수밖에 없는데 왜 바다가 짜냐고 되묻는다. 그리고 바다를 없애고 1 급수를 만들겠다는 대표의 소신을 대변하는 느낌의 글이었다.
자연생태계가 그렇듯이 경제 생태계 역시 다양성이 있어야 문제가 덜 발생한다. 점유율이 내려가기는 했지만 현대기아차는 국내에서 상당한 점유율을 가진 자동차 회사다. 문제는 제대로 된 경쟁이 이루어지지 않다 보니 가격 결정권이 현대기아차에 있다는 부분이다. 꼼수 옵션질도 그렇지만 최근에는 자동차 품질에도 적지 않은 문제가 나오고 있다. 품질, 가격, 옵션 등 수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이것이 두 번째 점유율을 가진 기업과의 적정한 경쟁이 필요한 이유다.
포탈로 비슷한 검색 정보를 가지고 있지만 점유율에서는 현격한 차이가 나는 Daum 역시 포털이다. 그러나 플랫폼 Naver가 가진 트래픽이 훨씬 크고 영향력이 넓다. Daum은 Naver의 정보도 검색해서 뿌려주지만 Naver는 검색을 하더라도 거의 노출을 해주지 않는다. 이것은 더욱더 Naver쏠림현상을 가속화하고 있다. 우리 플랫폼에서 다른 플랫폼의 정보를 노출하지 않겠다는데 무슨 문제냐고 말할 수 있지만 공공의 정보를 노출해주는 플랫폼은 사회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트래픽을 더욱더 집중하게 만드는 데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시각과의 균형을 맞추야 했다.
신문을 집에서 배달해서 보는 사람이 소수에 속하지만 사람들은 뉴스를 안 보지는 않는다. 스마트폰과 PC 등으로 뉴스를 소비한다. 그런데 뉴스를 생산하는 신문사들은 트래픽을 바탕으로 광고를 가져오고 그걸로 다시 콘텐츠를 생산한다. 돈을 벌기 위해 제대로 된 기사를 양산하기보다는 사람들이 혹할만한 정보만 넣으려고 한다. 그렇게 생산된 낚시글들은 트래픽이 일어날 것을 알기에 네이버의 첫 화면에 집중 배치가 되고 트래픽이 일어난다. 하루에 쏟아지는 크고 작은 뉴스가 3만여 개가 된다고 한다. 이 수많은 뉴스 중에 어떤 것을 선별하여 메인에 노출할지는 편집자가 결정한다. 편집자가 어떻게 보면 막강한 권한을 가진 셈이다. 그렇다면 편집자는 어떤 기준으로 선별할까. 그 해답은 모호하다.
사람들에게 읽히는 뉴스가 상당히 중요한 이유는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조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중심이 흔들리지 않을 만큼 상당한 지식과 판단력을 가진 사람은 소수지만 뉴스에서 말하는 정보와 댓글을 보고 흔들리는 사람들은 다수다. 모든 뉴스에는 그 신문사의 색깔과 이해관계에 따라 팩트를 모호하게 사용한다. 예를 들어 라돈 침대의 문제처럼 방사능을 말할 때 아주 조그마한 단위를 그대로 표현한 것과 그것보다 더 작은 단위로 표현한 것은 받아들이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 보수신문이라고 자칭하는 이들은 사회의 불안을 야기시켜 어떤 사건에 집중을 분산시킬 때 이런 것을 잘 활용한다.
댓글이 가장 큰 파장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사람들이 적게 보게 하기 위해서 매크로를 이용해 댓글 조작을 한다던지 사람들이 관심을 많이 보기 위해 댓글 조작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그런데 네이버는 그것을 막아내지 못했다. 'XXX의 주장에 따르면'이라고 표현한 것과 '학계 전문가의 의견에 따르면'은 어감이 다르다. 전자는 단순 주장 정도로 받아들여지지만 후자는 신뢰가 간다. 네이버가 가진 플랫폼에 의견과 주장을 모호하게 섞어놓은 어떤 신문사의 기사를 반복적으로 노출해주었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네이버야 편향적이지 않다고 주장할 수 있지만 편향적이라고 사람들은 판단할 수 있다. 자 그렇다면 굳이 짤 필요가 없는 물을 짜게 만든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아웃 링크란 포털 사이트에서 뉴스 등과 같은 정보를 클릭하면 정보를 제공한 본래 사이트로 이동해 결과를 보여주는 방식이고 인링크는 이용자가 정보를 클릭하면 포털 사이트 내에서 직접 결과를 보여주는 방식이다. 언론사들은 사실 아웃링크를 원하지 않는다. 그냥 네이버 플랫폼 상에서 소비되기를 원하는 것이다. 그냥 낚시기사나 편향적인 기사를 쓰고 트래픽을 만들어내면 그만이고 심도 있고 인사이트 있는 탐사 중심의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부족한 언론사는 그냥 그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그래서 중개해주는 플랫폼인 네이버에 몰리는 결과가 나온다.
외국은 포탈에 집중된 방식에서 벗어나 변화를 꾀하고 있지만 한국은 그냥 갇힌 어장에서 오래된 방식만 고수하고 있다. 새로운 언론의 틀이 필요하지만 누구도 명확한 해답을 제시하고 있지 않다. 개별 언론사 역시 브랜드 가치가 따로 있다. 그렇지만 그 비중은 온라인 광고 수익의 재투자로 인해 차이가 나게 된다. 그러다 보니 생각해볼 만한 가치가 있는 뉴스보다는 빨리 치고 빠질 수 있는 뉴스에만 집중하고 있다.
플랫폼 사업자이지만 트래픽으로 볼 때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네이버가 단순히 우리 뉴스 포기할래라고 말하면 될까? 그냥 수많은 뉴스들이 흘러들어오면서 바다가 되어서 짜졌는데 어떻게 하겠는가라고 두 손들면 끝나는가. 주류 신문사들은 인터넷 포털을 언론기관 범주에서 배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직은 언론기관 범주에서 배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한 단계 앞으로 나아가야 할 대책이 나올 때까지는 그런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주장했다.' '강조했다.' '말했다.' '피력했다.' 등의 표현으로 글을 마무리하는 것을 잘 보면 보는 사람을 어떤 방향으로 몰아가려고 의도하는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짠물의 바다도 생물이 살아가는 공간이다. 스스로 자정이 될 수도 있지만 갇힌 공간에서의 물은 썩어간다. 지금 한국의 뉴스는 갇힌 공간으로 끊임없이 들어오는 뉴스로 인해 썩어가고 있다. 중개자이기에 굳이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고 주장할 수 있을까. 플랫폼은 막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다른 사업자들이 다가가지 못하는 갑문을 가진 존재다. 바닷물을 썩지 않게 유지하려면 갑문을 잘 조절해서 운영해야 한다. 네이버는 그런 자격이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