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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un 16. 2018

완주 캠핑

소박 vs 공공 vs 계곡

캠핑을 떠나는 이유를 찾아보면 떠나는 사람마다 제각각일 것이다. 그냥 야외로 나가는 것이 좋아서 일상처럼 나가는 사람도 있고 먹는 것이 좋아서 떠나는 사람도 있고 그냥 여유를 즐기기 위해 떠나는 사람도 있다. 이것도 저것도 아니라면 누군가가 가자고 해서 가는 사람도 있다. 전라북도의 완주군에도 적지 않은 캠핑장이 있는데 그중에 세 곳을 방문해 보았다. 한 곳은 완주군에서 공식적으로 운영하는 캠핑장인 무궁화 캠핑장이고 다른 하나는 소박하면서 가벼운 캠핑장인 에코 오토캠핑장과 다른 한 곳은 래미안 밸리라는 곳으로 계곡을 끼고 있는 캠핑장이다. 


에코 오토 캠핑장은 캠핑장이라는 느낌보다는 계곡에 놀러 가서 쉬고 올 수 있는 그런 공간 같은 곳이다. 기본적인 시설은 갖추어진 곳으로 캠핑보다는 하루 잠시 쉬는 것이 어울리는 곳이지만 펜션도 있으니 1박을 하는 것도 괜찮다. 

계곡을 중심으로 평상이 펼쳐져 있고 그 위에서 가볍게 매트를 깔고 쉬어도 되고 텐트를 가져온 사람들은 그 위에 텐트를 치고 쉬어도 좋다. 이곳에서 조금 더 들어가면 캠핑장이 있는 곳이 나오고 입구에는 화장실 및 각종 편의시설이 자리하고 있다. 

입구에 있는 수영장은 생각보다 깊은 편이라서 아이들보다는 성인들이 놀기에 적당한 곳이다. 여름과 주말에는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아와 여유를 즐긴다. 이곳 수영장의 물 깊이는 1미터 20 센티 미더 정도가 되어 보이는데 일반 펜션의 수영장보다는 규모가 있어서 물놀이가 아니라 수영을 할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는 마음에 든다.  

안쪽으로 더 들어오면 나무가 심어져 있는 아래쪽으로 그늘막이 설치가 되어 있고 그 아래에 평상들이 줄지어 놓여 있다. 그 위에서 텐트를 치면 된다. 땅에서 떨어져 있어서 습기나 비가 왔을 때 유용해 보인다. 날이 좋지 않아도 텐트를 치고 쉴 수 있는 곳이다. 

요즘에는 평일에도 캠핑족들이 적지 않다. 자연의 품에서 아이와 텐트 속에서 어깨를 맞대고 자고 아침에는 새소리를 들으면서 깨어나는 그런 경험은 돈이 있다고 해서 쉽게 경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한 여름이라고 하더라도 여벌의 옷은 준비를 꼭 해주는 것이 좋다. 

캠핑장 옆으로는 왕사봉에서 은천계곡을 지나 아래로 흘러내려오는 물줄기가 있는데 깊지도 얕지도 않아서 몸을 담그면서 더위를 피할만하다. 이 물은 흘러내려가서 운 장계 곡을 거쳐 대아저수지에서 모인다. 가까운 곳에는 전라북도 대아수목원도 있으니 시간이 있으신 분은 캠핑을 즐기고 나서 수목원 탐방을 해보는 것도 추천할만하다. 

요즘에는 캠핑장에 글램핑 시설이 갖추어져 있는 곳이 많은데 에코 오토캠핑장에는 글램핑이나 카라반은 없다. 물소리가 들리고 자연 속에서 나오는 공기를 마시는 것은 그냥 덤이다. 탁 트인 야외에서의 자유를 만끽하고 싶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야외에서 해 먹는 음식의 맛이 좋기 때문일 것이다. 

평상이 있는 곳 뒤로는 화장실 같은 편의시설과 매점이 있는데 매점에서는 간단한 식음료도 팔지만 튜브도 대여할 수 있다. 

완주군에서 운영하는 캠핑장으로 무궁화 캠핑장은 공공 캠핑장답게 시설이 잘 조성되어 있다. 중앙에 화장실과 개수대와 샤워시설 등이 있고 양쪽으로 캠핑장이 펼쳐져 있다. 한편은 자연 속에 있는 캠핑장 콘셉트이고 반대쪽은 카라반이 있는 캠핑장이다. 

무궁화 캠핑장은 81개 사이트 및 캐라반 8대가 구비되어 있으며, 1 사이트 당 7*8m로 넉넉한 면적을 제공한다. 전기, 수도 시설뿐만 아니라 공동화장실, 취사장, 주차장 시설 등을 갖추고 있는 곳이다. 대전이나 전주에서 1시간이면 넉넉하게 이곳까지 올 수 있다. 

부대찌개는 간단하게 해 먹을 야외 음식 중 하나다. 부대찌개는 햄과 콩, 김치만 맛있어도 90% 이상은 성공한다. 캠핑을 갔을 때 해 먹을 수 있는 음식으로 아스파라거스와 방울토마토를 곁들이 가지구이나 김치와 어묵을 넣어 끓인 김치 어묵국, 쌈장 볶음밥, 적당하게 썰은 삼겹살과 대파를 곁들인 꼬치 숯불구이, 캠핑 전날 레드와인에 고기를 재워서 가져가면 샤슬릭 등을 즐길 수 있다. 

캠핑을 나와보면 깊은 것은 정, 넓은 것은 오지랖, 많은 것은 흥뿐이며 시간이 생각보다 빠르게 지나간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캠핑장에서의 시간은 도시에서의 시간보다 빠르게 지나간다. 

중간중간에 화장실이 잘 갖추어져 있고 분리수거해서 버릴 수 있도록 쓰레기장이 있다. 

무궁화 오토 캠핑장에는 한 번쯤은 자보고 싶다는 카라반 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다. 카라반에는 기본적인 편의시설과 화장실이 있어서 공용으로 사용하는 화장실이 불편한 분이라면 이 시설은 임대해서 사용하면 된다. 

캠핑하면 계곡을 생각하는 분들이라면 래미안 밸리 캠핑장을 추천한다. 캠핑장 주변으로 우거진 나무들이 있어서 햇볕을 피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옆에는 맑은 계곡물이 흘러내려와서 물놀이와 캠핑을 같이 즐기기에 좋은 곳이다. 

밥을 해 먹고 나서 볶아먹는 볶음밥은 꿀맛이다. 양파와 달걀, 소금, 후춧가루, 맛술, 간장, 굴소스만 있으면 야외에서 먹는 맛있는 볶음밥이 뚝딱 만들어진다. 

캠핑장에는 문어숙회를 준비해서 오신 분들도 있었다. 돌문어를 사서 굵은소금을 넣고 바락바락 치대고 난 뒤에 체에 밭쳐 물기를 빼준다음 무를 먼저 넣고 끓인 다음 문어를 끓여주면 문어의 살이 부드러워진다. 문어를 끓는 물에 넣고 계속 끓이는 것보다 몇 번을 반복해서 넣었다 뺐다 해주면 문어가 이쁘게 삶아진다. 

미국식 캠핑이 트레일러를 이용한 것이고 호주식 캠핑은 스와그에서 자는 것이지만 한국식 캠핑은 이렇게 공기 좋은 자연 속에서 텐트를 치고 쉬는 것이 일반적이다. 

특히 한국 사람들은 계곡을 참 좋아한다. 캠핑의 최고 장점은 도시의 불빛과 멀어져 자연의 불빛과 가까워지는 데 있다. 번잡한 계획 없이 멍 때리는 캠핑, 최고의 힐링이다. 

완주의 계곡과 산에서 해보는 경험은 가족 모두에게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선물해줄 것이며 모든 것이 갖추어지지 않은 야외에서의 경험을 통해 어려움을 하나씩 해결해나가는 성취감이라는 것이 살아가는데 적지 않은 힘이 되어준다. 소박하고 쉽게 떠나는 캠핑을 즐긴다면 에코 오토캠핑장, 편의시설이 잘 갖추어진 곳을 원한다면 무궁화 오토캠핑장, 계곡의 매력을 접하고 싶다면 래미안 밸리 캠핑장을 추천한다. 


에코 오토캠핑장 : 전북 완주군 동상면 대아수목로 144-1

무궁화오토캠핑장 : 전북 완주군 고산면 고산휴양림로 89

래미안밸리캠핑장 : 전북 완주군 운주면 금고당로 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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