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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un 21. 2018

사유적 공간

천안 아라리오 갤러리 전시전

오래된 고전 명화는 지금도 책으로 작품으로 재현되고 설명되고 있을 만큼 변하지 않는 가치를 가지고 있다. 천안의 아라리로 갤러리에서는 연중 새로운 색깔의 작가들의 전시전을 열고 있는데 이번에는 고전 명화를 재해석하고 존재와 시간에 대한 시각을 새롭게 접근한 '사유적 공간'이라는 작품전을 열고 있어서 찾아가 보았다. 아라리오 갤러리아 천안에서는 지난 5월 15일부터 8월 12일까지 이석주 작가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는데 이 전시전에서는 사유적 공간이라는 대형 신작을 중심으로 초기작인 1970~80년대 벽, 일상 시리즈 등 회화와 드로잉 45점을 만나볼 수 있다. 


이석주 작가는 서영화를 전공한 후 1981년부터 2015년까지 총 15회의 개인전을 여는 등 왕성한 활동을 하였으며 2017년까지 숙명여대 회화과 교수로 30여 년을 재직하였다. 이번 전시전은 2015년 이후로 3년 만에 열리는 개인전으로 국내의 작가들이 비정형 추상회화를 주류로 이룰 때 1970년대 후반부터 현재까지 극사실 회화를 일관되게 지속해오고 있다고 한다. 

'사유적 공간'에 전시된 작품들을 보면 시간과 관련된 표현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오래된 책이나 활자 이미지가 그림에 펼쳐져 있으며 낡은 책에서 떨어져 나온 것 같은 페이지와 인간을 극 사실주의로 대비되게 표현했다. 

시간이 지나가면서 사람들은 다양한 작품을 비롯하여 수많은 책을 생산해낸다. 한 화면에 배치된 책, 시계 등의 현실적인 이미지들은 다르 시공간에 있는 자신의 존재를 사유해보게 만든다. 

작가의 작품에서 등장하는 램브란트, 카라바지오, 베르메르, 호퍼의 명화 원작이 그대로 등장하는데 마치 그들의 작품이 살아서 튀어나올 것만 같은 착각마저 일으킨다. 

어떤 작품들은 자연물과 인공물이 병치됨으로써 발생하는 낯선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저 그림에서는 시간이 존재하지 않으며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고독과 허무가 그대로 드러난다. 

2층에는 작가가 1970~1980년대에는 벽 시리즈를 통해 도시 속에 풍경과 인물을 묘사하거나 현실 속 오브제를 재조합한 일상을 표현한 것들이 전시되어 있다. 

예술 작품에서 창은 환상과 관찰, 내부와 외부 사이에 접점 역할을 한다. 작가의 작품들 속에 등장하는 다양한 소재는 일상성과 초현 실성이 공존하는 독특한 작품세계를 보여주며 서정적인 감성도 스며들어 있다. 


예술은 미지의 세계로의 모험이며 인간 내면을 직면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방법이기도 하다. 


시계, 소화전, 말, 낡고 바랜 종이, 기차, 고전 명화, 한 화면에 배치된 책은 '사유적 공간'을 상징하는 작가의 의지가 반영된 인공물들이다. 극 사실주의 혹은 리얼리즘은 19세기 중반 프랑스에서 유래한 예술가의 역할에 관한 새로운 비전의 용어였다. 작가 페르낭 데누아예는 1955년에 리얼리즘을 정의하기를 '색안경을 끼고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들과는 달리 천리안을 가지고 솔직하게 바라보는 것'이라고 했다. 40년간 고집스럽게 극 사실 회화의 길을 걸어온 이석주 작가의 작품은 오는 8월 12일까지 만나볼 수 있다. 


이석주 사유적 공간

May 15 - August 12, 2018

ARARIO GALLERY CHUON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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