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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경

빛의 비가 내리는 천호지

빛은 1초당 30만 km의 속도로 날아가고 마일로 따지면 한 시간에 670,000,000 mph의 속도로 빠르게 사라진다. 자연적으로 생성된 빛이든 인간이 인위적으로 전기에 의해 만들어진 빛이든 간에 같은 속도로 날아간다. 그런 빛이 뚜렷하게 보이는 때가 있다. 바로 세상이 칠흑같이 어두워지는 밤이다. 밤에는 빛이 가진 색감이 유독 진하게 두드러진다. 광원에서 시작된 빛은 필터에 따라 형형색색의 모습으로 우리 눈에 비치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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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에 가볼만한 곳 12경 중에 12경으로 알려진 단국대학교 천호지 생활체육공원에는 시민들이 언제라도 산책할 수 있도록 24시간 밝게 빛을 비추어주는 곳이다. 새벽시간에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야경을 즐기면서 산책을 하기도 하고 지인들과 이야기하면서 그동안의 회포를 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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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되어 보이는 다리지만 사람이 건너기에는 안전한 곳이다. 다리를 지지하는 위의 와이어에는 빛이 설치가 되어 있다. 붉은색의 꼭대기 조명에 보라색의 빛이 아래로 곡선을 그리면서 내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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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호지의 포인트는 바로 이곳으로 구름다리를 이어주는 빛이 천호지 야경의 상징이기도 하다. 천호지는 단대 호수로 불리기도 하고 안서리 저수지로 불리기도 한다. 봄에는 개나리가 피고 여름에는 버드나무가 살랑거리는 이 천호지는 마실 장소로도 추천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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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국대와 주변 건물에서 나오는 빛들이 호수 위로 빛의 향연을 펼친다. 빛이 비처럼 내리면서 물 위로 비추어진 이 곤강에 색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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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호지의 둑을 이어가는 공간에는 조명이 상당히 환하게 느껴질 만큼 조도가 높다. 주변에는 문제가 있을 경우 벨을 누르면 바로 자신의 위치를 알리고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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둑 위를 거닐면서 아까 건너왔던 다리를 다시 한번 돌아본다. 가까이서 보는 야경이 좋은 포인트는 천호지이지만 천안시내의 야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장소로 추천할만한 곳은 천안의 흑성산이다. 흑성산에 올라가면 천안시내의 야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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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의 터널을 지나가듯이 이곳을 걸어서 지나쳐간다. 비록 우리들 각자는 이 세상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일들을 다르게 받아들일지 모르지만 상이한 관점들을 하나로 엮기에 충분한 동시성도 존재하는데 야경 역시 밤을 느끼는 동시성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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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위로 비친 이 광경은 어느 시점에서 바라보면 조금 달라 보인다. 천호지의 전체가 활짝 펼쳐지면서 야경으로 빛나는 모습을 조용히 서서 바라본다. 빛의 속도의 장벽을 밀어낼 것 같은 호수는 허둥지둥 달아나는 빛을 담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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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뜨기 전이 유독 진하게 카메라 앵글에 담긴다. 검은색은 더 검게 느껴지고 푸른빛은 강렬하게 푸르르다. 녹색도 이렇게 진하게 보이는 것도 오래간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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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이 사진이 천호지의 야경을 가장 잘 표현한 것이라는 느낌을 받는다. 대칭되는 것처럼 각도가 150 정도로 열려서 왼쪽은 녹색의 가로수길에서 나오는 빛이 물에 비치고 나머지 반쪽은 건물에서 나오는 빛이 호수 위로 드리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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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리개에 따라 빛은 마치 길게 뻗어나가는 선처럼 보이고 셔터 속도를 빠르게 하면 이렇게 빛은 밤의 하늘을 빛내는 솜털 같은 빛처럼 보인다. 천안에 사시는 분이나 천안에 거주하지 않는 분들이라도 천호지의 야경을 한 번도 보지 않았다면 기회가 될 때 한 번쯤 만나봐도 좋은 풍광을 연출해주니 와보아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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