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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ul 03. 2018

가산오광대

사천시 축동명 가산리에 전승되는 탈놀이

사천의 선진리성에 있는 가산오광대 전수관을 가본 적은 있었지만 실제 전승되는 곳을 가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작은 마을이지만 이곳에는 중요 무형문화재 제73호인 가산오광대가 전승되어 내려오고 있다. 가산리는 조선 말기까지 조창(漕倉)이 있었던 곳으로 7개 군의 조곡(租穀)을 징수하여 제물포로 운반하 것들은 이 탈놀이의 역사가 오래되었음을 알 수 있다. 



사천시의 국도변을 지나다가 가산 오광대로 가는 안내판을 보고 그곳으로 들어섰다. 그렇게 눈에 뜨이지는 않아서 주의 깊게 살펴보지 않는다면 그냥 지나가기 십상이다. 가산오광대는 1960년 마지막 놀이를 한 뒤 중단되었다가 1971년 대사를 채록하고, 1974년에 재연한 이후 1980년에 중요 무형문화재로 지정되었다.

가산리로 들어가는 입구에는 조금 묘한 느낌의 석장승이 있어서 가까이 다가가 보았다. 마치 마을을 지켜주는 그런 수호신 같은 느낌이랄까. 가산리 석장승은 현감이 세곡을 실은 배의 무사 운행을 기원하며 이 곳에 돌장승을 만들어 세웠는데 남장승 두 쌍과 총각 장승 두 쌍 등 모두 네 쌍의 돌장승이 서 있으며 당산나무 아래에서 마주 보고 서 있다. 총각 장승은 머리에 상투를 틀고 관복을 입고 있다. 

반대편의 석장승은 사모를 쓰고 관복을 입은 문인석의 모습으로 매년 음력 정월 초하루에 마을의 안녕을 비는 장승제가 거행된 후 흥겨운 '가산오광대'가 공연이 된다. 

안쪽으로 찾아서 더 들어오면 가산오광대 야외공연장이 나온다. 매우 소박한 모습이다. 마을 분들의 잔치라서 그런지 큰 공연장은 아니지만 연희자들이 모인 가운데 양반 역이 간단한 고사를 지낸 다음 각기 배역의 탈을 가졌으며, 초저녁에 공연을 알리는 의미에서 조창오 광대의 깃발을 앞세우고 말뚝이·양반·무당·풍물의 순으로 마을을 한 바퀴 돌았다고 한다. 

가산오광대 전승관은 위쪽에 있는데 상시 열어두지는 않고 행사가 있을 때만 열린다. 가산오광대에 등장하는 가면은  오방신장·영노·양반·말뚝이·문둥이·노장 등 30개로 대부분 종이로 만들고, 양반·문둥이·말뚝이는 바가지로 만들어서 사용하였다. 

가산오광대는 제 1과장 마당, 제2과장, 영노, 제3과장 문둥이, 제4과장 양반, 제5과장 중, 제6과장 할미. 영감이 등장하는데 마치 인간의 삶을 축소하는 듯한 느낌의 공연 프로그램으로 특히나 마지막 할미와 영감의 이야기에서는 오래된 노부부의 삶과 삶의 애환이 담겨 있다. 

마을에는 인적이 없어 무척이나 조용하다. 오광대는 경남에 전승되는 가면극을 통칭하는 용어로 사천의 가산오광대를 비롯하여 '통영 오광대(중요 무형문화재 제6호)', '고성 오광대(중요 무형문화재 제7호)', '진주 오광대(경상남도 무형문화재 제27호)', '김해 오광대(경상남도 무형문화재 제37호)'가 보존회를 구성하여 전승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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