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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ul 03. 2018

안동 팔경 중 제1경

선어대 생태공원

안동 팔경 중 가장 첫 번째는 어디일까. 안동의 물줄기를 한눈에 바라볼 수 있는 선어대 생태공원이 제 1 경이다. 선어대에는 먼 옛날  마(馬)씨 성(姓)을 가진 노총각이 평생 남의 집 머슴살이로 곤한 생활을 하는 가운데 돈은 한 푼도 모을 수가 없었고 장가조차 들지 못해 비관하다 죽기로 결심하는데 하늘로 승천하려는 인어용을 도와준 다음 부자가 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 곳이다. 


선어대는 인어가 사람으로 변해 올라왔던 대(臺)라는 뜻이며, 용상(龍上) 동이라는 행정구역 명칭은 용이 하늘로 올라갔다는 의미로 내려오고 있다. 안동 팔경 중 제1 경이라고 하는데 조금은 소박한 느낌이 드는 곳이다. 그래도 용이 승천한 곳이니 그 기운을 받아볼 수 있지 않을까. 다른 용이 승천하려는 것을 도와준 다음에 부자가 되었다니 남는 장사를 한셈이다.  전설로 인하여 지명이 생겼으니 마뜰(馬坪)이란 지명은 마씨의 들이란 말에서 왔다. 

선어대 생태공원이 이곳에 자리한 것은 2010년으로 정자와 데크, 선어대 유래 해설판, 송제사적비등이 복원되었다. 주변에 보면 배롱나무를 비롯하여 영산홍이 지천에 피어 나는 곳이다. 

인어가 용이 되어 승천하였는데 사람으로도 변신을 했던 곳에서 용이 승천하고 이튿날 날이 밝자 수마가 스쳐간 자리는 넓은 들판으로 변해 있었는데 이에 많은 토지를 얻어 큰 부자가 되었다. 아마도 치수사업을 해서 땅을 넓힌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이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송제가 있는데 만력(萬曆) 을사년에 큰 물이 났었는데, 당시 부사 백암 김공 룩이 읍민들과 전 현감 이정회와 함께 제방을 쌓는 데 진력하여, 곧바로 부성 쪽으로 찌를 듯한 물의 기세를 막았다고 한다. 

그것을 기리는 비가 이 곳에 있는데 무술년 봄에 18만여 명의 장정으로 하여금 먼저 부성안 제방을 다 쌓게 하고 이어 송제를 쌓았는데 채 두어 달이 못되어 공사를 모두 마치니 거의 귀신이 이 공사의 물자를 옮기고 듯했다고 한다. 

선어대에 올라서서 신선놀음이나 해볼까. 사실 신선놀음을 잘 하지도 못한다. 신선처럼 아무 걱정이나 근심 없이 무언가에 푹 빠져야 하는데 천자봉에서 장기를 두고 있는 백발노인이라도 만나야 하나.  창원의 배생원도 장기에 취미가 있는지라 도끼를 세워 자루를 지팡이 삼아 짚고 서서 장기 구경을 했는데 세월이 얼마나 흘렀는지 모르지만 두 노인이 구름을 타고 하늘로 올라가는 것을 보고 집으로 돌아오려고 도끼 자루를 드니 자루가 썩었다고 한다. 

시간이 빨리 간다. 선어대에 올라서서 아래를 내려다보니 드 넓은 안동 땅이 한눈에 들어온다. 선어대 옆으로 흐르는 천은 반변천으로 안동호와 임하호가 만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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