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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ul 04. 2018

앤트맨과 와스프

액션, 재미, 웃음 삼박자의 조화

양자 얽힘 (Quantum entanglement)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를 끌어 들었지만 전혀 어렵지 않게 풀어내면서 영리한 선택을 한 영화 앤트맨과 와스프는 웃으면서 보다가 웃으면서 끝난다고 할 정도로 재미가 있다. 원자보다 작은 상태로 진입하게 되면 그 공간은 그 어떤 우주보다도 시공간이 넓고 크다고 한다. 한 번 짝을 이룬 두 입자들이 거리와 상관없이 서로에게 영향을 끼친다는 특성으로 1964년에 물리학자인 존 스튜어트 벨에 의해 발표되었지만 증명된 것은 그로부터 50년이 지난 후였다. 


물리학적으로 입자는 오로지 주변 환경에만 영향을 끼치는데 이는 국소성의 법칙으로 알려졌다. 즉 우리는 몸을 치유하는 데 있어서 요가 같은 것을 잘 활용하면 손끝에서의 문제가 발끝에서 치유될 수 도 있듯이 입자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특이점에서 특이점으로 연결성을 가질 수 있다. 영화에서 호프 반 다인의 엄마인 재닛 반 다인은 너무 작아져서 양자 세계로 빠진 후 30년을 그 속에 갇혀 지내다가 핌 테크 세트를 개발하고 나서 아주 잠시 그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영화 속에서 앤트맨은 조금 지질한 히어로로 매일 먹고 살 걱정을 하면서 살아간다. 지난번 어벤저스와 합류하여 싸운 덕분에 앤트맨은 자신의 집에 갇힌 채 2년 동안 지내게 되고 갑작스럽게 열린 양자 공간에서 그녀의 어머니와 연결되면서 다시 세상으로 나온다. 생각하기로 핌 테크 세트는 아이디어를 끈이론에서 가져오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영화 속에서 설명이 나오지는 않았지만 비슷한 시기에 양자 얽힘과 끈 이론이 고안되었으며 아이디어에 따르면, 양성자나 중성자와 같은 입자들은 끈 위의 파동 같은 것으로 간주해볼 수 있다. 존 슈워츠에 다르면 끈의 장력이 매우 큰 10의 39승 톤이 되어야 가능하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지구의 무게가 대략 59조 8천억 톤이니 비교가 될 듯하다. 

영화 속에서는 따로 빌런들이라고 말할 수 있는 존재는 거의 없다. 양자로 인해 몸의 분자가 해체되었다가 다시 결합하기를 반복하여 어느 공간이든 뚫고 갈 수 있는 강력한 힘을 가진 고스트 역시 실험으로 인한 피해자로 살기 위해서 행크 핌 박사의 연구가 필요했고 밀매상인 소니 버치 역시 그냥 욕심 많고 조금은 멍청한 악역이다. 그렇기에 영화가 선악구도가 명확하지 않아서 웃음을 유발한다. 

영화의 액션은 앤트맨보다 호프 반 다인의 와스프가 더 세련되고 스피디하며 멋있게 등장한다. 오히려 앤트맨은 조금은 무기력한 느낌의 둔함으로 싸우는데 주로 웃음 담당이다. 특히 양자의 세계를 열면서 그녀의 어머니가 앤트맨 속으로 들어오는데 이때의 웃음이 대박이다. 능청맞게 여자 연기를 하는데 무척 코믹하다. 이들의 연구소 위치를 대라면서 소니 버치가 루이스에게 진실의 묘약을 주사하는데 말 많은 루이스는 그를 어떻게 만났는가부터 시작하면서 또 한 번 웃음을 선사한다. 


루이스 : 스캇 랭을 교도소에서 만나서 처음에는 불라불라...한참을 떠듬

소니 버치 : 잠깐만 잠깐만... 근데 그게 연구소 위치랑 무슨 상관이지?

가족영화이면서 로맨스가 살짝 가미된 앤트맨과 와스프는 참 유쾌하고 재미있는 영화다. 딸과 이야기하는 장면도 즐겁고 아버지에서 딸로 이어지는 부성애가 영화 전반에 묻어난다. 그런데 양자 세계로 들어가면 정말 인간의 진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 같은 생각도 살짝 든다. 큰 것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작은 세계에서 다시 큰 세계를 만난다면 이 세상의 문제도 모두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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