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읽는 수영 세계사

통찰력 있는 인류 역사 철학책

처음 책을 받았을 때 두께가 적지 않은 것을 보고 살짝 놀랐다. 수영을 가지고 얼마나 많은 것을 풀어낼 수 있었던 것일까. 그렇지만 책의 첫 장을 펼치고 읽어내려 나가면서 책의 저자가 상당히 많은 지식과 경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게다가 방대한 세계사에 적지 않은 지식을 담아놓는 노련함도 돋보였다. 주변 사람들 중 수영을 싫어하던가 못한다고 하는 사람 10명 중 9명의 이유는 모두 같다. 어릴 때 물에 빠져 죽을뻔한 경험 때문에 물을 싫어한다는 것이다. 글쎄 사람은 물이 없이 살지 못하기에 어쨌든 간에 어릴 때 물에 들어가는 경험은 모두가 한다. 즉... 모두가 한 번 이상은 죽을뻔한 혹은 죽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경험을 해본다.


결국 두려움을 이길 수 있는 도전 자체를 하기 싫다는 의미다. 변명인 셈이다. 책 또한 그렇다. 책만 읽으면 졸리다는 사람들이 있다. 그것은 책을 하도 안 읽어서 활자를 읽는 능력이 퇴화된 것이다. 퇴화된 근육을 사용하면 고통스럽듯이 뇌는 고통스러움을 졸림으로 표현한다. 졸림을 이겨내고 읽으면 조금씩 능력이 생기겠지만 바로 앞에 이득이 생기지 않는 이상 그런 노력을 하는 사람은 드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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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결론부터 말하면 이 책은 상당히 재미가 있는 책이다. 상식을 비롯하여 우리가 왜 물과 연관성이 깊은지에 대해 잘 설명하고 있다. 특히나 인류의 진화하는 부분에서 물과 연관이 있다는 이론을 제시한 것은 상당히 흥미로웠다. 인류와 오래전에 갈라진 오랑우탄이나 침팬지, 고릴라 등은 물에 들어가면 헤엄치는 것이 아니라 발이 닿는 곳에서 걷는다고 한다. 체형이 인간처럼 유선형으로 된 영장류는 없다. 유선형은 물에 걸맞은 형태다.


어쩌면 진화 과정에서 짧은 수생 기를 거쳤을지 모르는 호미닌들은 수영에 상당히 익숙했다고 한다. 그리고 로마 이전의 고대국가들의 군사들은 수영이 필수 기술이었다고 한다. 그렇지만 기독교가 들어서면서 물은 악의 상징으로 표현되었다. 오랜 시간을 수영을 하는 것 자체가 불길하고 안 좋은 것으로 표현되었고 마녀 또한 물에 빠트려 죽였다. 필자가 20년을 넘게 수영을 해서 그런지 이 책은 무척 흥미로웠다.


바다에서 생겨나는 진주는 지금 그렇게 비싸지는 않지만 인공적(유통되는 진주의 99%는 인공이다.)으로 진주를 만들 수 있기 전에는 진주는 바다의 보물이었다. 사람들이 잘 못 알고 있는 것 중에 하나가 진주가 생기는 이유가 조개 속에 모래 같은 이물질이 들어가서 생기는 것이라고 하는데 그건 잘못된 것이다. 조개에 포식자 등이 조개 표면에 상처를 입혔을 때 이를 감싸기 위해 끊임없이 진주 껍데기로 감싸서 격리하고 그 위에 탄산칼슘층을 형성하는데 우연하게 자연적 화 학장용으로 아라고나이트라는 광물 형태로 탄산칼슘이 바뀐다고 한다. 계속 진주 껍데기 위해 겹겹이 진주층을 덧발라서 진짜 진주를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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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의 도시들의 고향이자 '강 사이의 땅'이라는 고대 이름이 부여된 메소포타미아는 쌍둥이 강 티그리스 유프라테스의 땅이다. 이 땅에 가기 위해서는 누구나 수영을 했어야 한다고 한다. 어두운 시기를 보내던 수영은 르네상스를 맞아 군사적 용도와 인명구조용으로만이 아니라 의료 행위의 일환으로 수영과 목욕의 개념을 되살려낸다. 그러나 대중은 교회의 편견에 영향을 받아 수영을 위험하고 도덕적으로 의심스러운 행동으로 여겼다.


책에서 거론된 지역이나 과거에 유행하는 트렌드의 대상지역은 유럽이다. 목욕을 비롯하여 스파 같은 것에 대해 기술되었는데 아마도 파리에서 향수가 발달하게 된 것도 말도 안 되는 물 배제 문화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었을까. 목욕을 안 하니 냄새가 나고 냄새를 감추자니 향수가 필요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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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중반을 넘어서면서 유럽과 미국의 수영장의 역사를 기술하기 시작한다. 서구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있는 수영장은 지자체에서 공급하는 가장 가치 있는 공공편의 시설 중에 하나이다. 그리고 수영의 인기에는 섹스가 미치는 영향도 상당하다고 한다. 매력적인 다른 사람들과 우리 자신이 남의 시선 앞에 노출된다는 사실과 함께 수영장에서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일정 선까지 허락되는 선에서 옷을 벗고 함께 있는 것이 허락되는 유일한 장소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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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과 관련된 분야 중 하나가 바로 특수부대다. 한국의 육지 등에서 활약하는 공수부대에게는 수영이 아주 필수적인 것은 아니지만 네이비실이나 수중 특수구조대등에게 물에서 살아남는 훈련은 고된 것을 넘어서 생존과 직결이 된다.


"골짜기의 호수는 무의식이다. 이것은 의식의 아래 자리하고 있기 때문에 종종 '잠재의식'이라고도 한다.... 물은 '골짜기 영혼', 본질이 물에 닮은 도의 수룡이다. 음 속의 양인 것이다. 그러니까 물은 무의식이 되어 있는 영혼을 의미한다." -카를 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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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카페에서 읽은 오늘 역시 수영을 하고 왔다.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지 수질 관리가 안돼서 그런지 몰라도 물이 너무 탁해 오래 하지는 못했다. 아이들이 수영을 많이 하는 계절 여름이 되면 물의 수질이 안 좋아지는 것을 왜일까. 오늘도 아이들이 너무 많아 수영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 같다. 아무튼 수영을 가지고 이렇게 많은 이야기를 쓸 수 있다는 것도 재미있는 일이다. 수영선수 중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 다른 스포츠처럼 돈을 많이 버는 선수들은 많지 않다. 그 이유 중에 오랜 시간 기독교의 잘못된 관점으로 대중들의 기억을 억압하고 물과 친숙했던 인간의 본성을 억제했기 때문이 아닐까란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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