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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는 누군가 Jul 19. 2018

향천사

백제시대의 사찰

물 흐르듯이 하라는 이야기가 있다. 그 말은 순리를 어기지 말라는 뜻도 포함이 되어 있지만 자연스러운 것이 가장 좋아 보인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사찰을 가면 대부분 약수를 마실 수 있도록 만들어 두었는데 돌로 만들어진 석조에 가득 담긴 물을 보면 그냥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평안해지는 느낌을 받는다. 


충남 예산에는 수덕사의 말사인 향천사가 자리하고 있다. 652년(의자왕 12)에 일본으로 건너갔던 백제 승려 의각(義覺)이 창건한 향천사는 의각이 당나라에서 사신을 따라 귀국하면서 불상을 돌배에 싣고 백제 오산현 북포 해안에 이르렀으나 알맞은 절터를 잡지 못하여 몇 달을 머물렀다고 한다. 이때 어느 날 금오 한 쌍이 날아와 지금의 절터를 일러주었기에 금오산이라 부르게 되었다. 

햇살이 너무 뜨거워서 살이 타버릴 것 같은 어느 날 예산에 있는 향천사를 굳이 보겠다고 올라가 본다. 향천사에는 충청남도 문화재자료 제173호로 지정된 천불전 안에는 현재 1,516불(佛)이 봉안되어 있는데 이는 토단(土段) 3면에 높이 15㎝ 이상의 크고 작은 좌불상이다. 

조금만 산림이 우거진 곳에만 가도 모기가 자꾸 쫓아다닌다. 향천사에는 현존하는 당우로는 극락전을 비롯하여 나한전·동선당(東禪堂)·승방(僧房)이 있고, 극락전에서 70여 m 떨어진 곳에 천불전(千佛殿)을 중심으로 삼성각(三聖閣)·선방(禪房) 등이 있다. 

물이 끊임없이 나와 석조를 가득 채우고 넘치는 물은 아래로 흘러간다. 세상의 모든 이치가 차면 흘러넘치고 비우면 다시 채워진다. 비우지 않고 다시 채울 수는 없다. 무언가가 가득 담겨 있는 상태에서 새로운 생각이 떠오르지 않듯이 말이다. 

사찰의 경내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보이는 건물은 극락전이다. 극락전에는 아미타삼존불이 봉안되어 있는데  1359년(공민왕 8) 4월에 조성되었다는 명문(銘文)이 발견되었으며, 양식 또한 특이하다고 한다. 

석가모니가 불교를 창시할 때는 원래 불상이라는 실체가 없었다. 석가모니가 자신의 모습을 만들지 말라고 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불상은 기원전 2세기경에 인도의 간다라 지방에서 처음 만들어져, 중국을 거쳐 우리나라에 전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스를 정복한 알렉산드로스 대왕은 멀리 인도까지 정복하게 되었는데 이때 그리스의 석상 문화가 퍼졌다. 그리고 기원전 2세기경에 인도의 간다라 지방에서 처음 만들어져, 중국을 거쳐 우리나라에 전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나한전 앞에는 충청남도 문화재자료 제174호인 9층 석탑이 있는데 임진왜란 때 무너져 완전하지는 않지만, 절의 역사를 말해 주는 좋은 자료가 된다. 부도 2기 역시 충청남도 문화재자료 제179호로 되어 있는데 확실하지는 않지만 부도 1기는 창건한 의각의 부도, 다른 1기는  임진왜란 때 이 절의 승려 50인을 이끌고 갑사(岬寺)에 있던 영규대사(靈圭大師)의 승병과 합세하여 왜적을 무찌른 혜희(惠希)의 것이라고 한다. 

거북이 물을 졸졸졸 흘리고 그 앞에도 물이 흘러내린다. 보통 경제에서는 이런 것을 낙수효과라고도 한다. 맨 위에서 물을 흘리면 그다음, 다음으로 흘러내리는 것이 낙수효과다. 위에서 억지로 잡지만 않으면 흘러내리겠지만 다른 곳으로 새게 만들면 아래까지 물이 다다르지 않게 된다. 

사각형의 지붕으로 만들어진 공간 안에 범종이 있다. 범종의 기원은 일반적으로 두 가지 통설이 내려온다. 중국 은(殷) 나라 이후에 악기의 일종으로 사용되어 왔던 고동기(古銅器)의 종을 본떠 오늘날 불교사원에서 볼 수 있는 범종의 조형이 비롯되었다는 설이고 다른 하나는 고대 중국의 종이나 탁(鐸)을 혼합한 형식이 점점 발전되어 범종을 이루게 되었다는 설이다. 

이곳을 창건한 의각선사는 수행 정진하다가 78세에 입적하고 제자인 도장 선사는 신라 효소왕 7년에 백금을 하사 받았다. 어느 날 금까마귀 한 쌍이 홀연히 날아와 산 아래 향기 가득한 샘물에서 자취를 감추니 그 영험에 따라 이 절을 지으니 산 이름은 금오산이요 절 이름은 향천사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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